취임 6개월 尹, 안팎 위기 대응에 고심…'엄중·단호' 모드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11-03 10:14:06

이태원 참사·北미사일 도발 겹쳐 궂은 정국 기상도
尹대통령, 나흘째 조용한 조문…김건희 여사도 보조
與내부 "잘못 대응하면 제2 세월호 사태 자초" 경고
대북 강경대응·무력충돌 불안감 해소 난제 놓여 
NBS 尹 지지율 31%, 2주전과 동률 vs 부정평가 60%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10일 취임 6개월을 맞는다. 3일로 일주일 남았다. '취임 허니문'은 끝난 지 오래다. 얼마전까진 지지율이 20%대를 맴돌다 최근 30%대로 올랐다.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사가 이날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윤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지지율)는 31%를 기록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뉴시스]

NBS 결과 지지율은 지난달 1주차에 29%로 떨어졌다가 3주차에 31%로 반등했고 이번엔 제자리 걸음을 했다. 부정 평가는 1%포인트(p) 상승한 60%였다. NBS는 지난달 31일~지난 2일 만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그나마 30%대를 유지한 건 말실수가 거의 없어진 덕택이 크다. 여당 내홍 등 악재도 정리됐다. 윤 대통령으로선 40%대 회복을 위한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그런데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다. 여권이 잘못 대응하면 '제2의 세월호' 사태를 자초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내부에서 나온다. 여기에 안보 문제가 겹쳤다. 북한은 이날 이틀째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집권 반년 정국 기상도가 궂다. 윤 대통령이 '태도·메시지 관리'를 제대로 못하면 위기에 빠질 수 있는 형국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조문 행보를 나흘째 이어갔다. 오전 8시 56분쯤 서울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를 애도했다. 헌화·분향 후 장례 단상에 놓인 희생자 사진과 남겨진 편지 등을 살펴봤다. 뒤따르던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은 눈물을 보였다. 서울광장 합동분향소 조문은 지난달 31일, 전날에 이어 세 번째다. 지난 1일엔 이태원 녹사평역 인근 합동분향소를 다녀왔다.

윤 대통령은 국가애도기간이 끝나는 5일까지 매일 조문할 예정이다. 이는 그만큼 이번 사태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조문 시 별도의 메시지를 내지 않는 것도 같은 취지로 보인다.

이날 합동분향소에 2분 가량 머무른 윤 대통령은 이전과 같이 조문록을 작성하지 않고 발걸음을 옮겼다. 조문록은 이태원 분향소를 찾을 때 쓴 것이 유일하다.

윤 대통령은 경기 부천과 서울 장례식에 마련된 희생자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할 때도 말을 아꼈다. "국가가 지켜드리지 못해 대통령으로서 죄송하다"고 사과만 했을 뿐이다. 희생자 애도를 위한 '엄중·신중' 모드를 지키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도 보조를 맞추고 있다. 김 여사는 전날 서울 노원구의 한 장례식장을 찾아 이태원 참사로 10대 딸을 잃은 부모를 위로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2일 서울 노원구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고등학생 희생자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뉴시스] 

김 여사는 "사고를 막아내지 못해 죄송하다"며 머리를 숙였다. 이어 경기 용인의 한 장례식장도 찾아 아들을 잃은 유가족을 위로했다.

사고 수습에 남은 과제는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을 즉각 경질하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자진 사퇴해야한다"는 주장이 여당에서도 나왔다. 윤 대통령이 국정 책임자로서 대국민 사과를 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여론을 중시해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기류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이 장관 거취를 놓고 고심하겠지만 '읍참마속'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좌고우면했다간 큰 낭패를 볼 수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야당은 경찰의 부실 대처를 고리로 '정부 책임론'을 부채질하며 대여 공세를 강화할 것"이라며 "좌파 진영이 총결집해 판을 키우면 '제2의 세월호 사태'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민의힘 당직자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그간 무난히 처신하다 '웃음' 한번에 유승민 전 의원에게 퇴진 요구를 받았다"며 "윤 대통령이 민심과 다르게 가면 당장 여당내에서 반발이 터져나와 대통령실을 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이 전례없는 도발을 벌이면서 '안보 리스크'가 불거진 것도 윤 대통령에게 큰 부담이다. 북한은 전날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등 25발을 무더기로 쐈고 한발은 북방한계선(NLL) 이남 해역에 떨어졌다. 군사적 충돌 위험과 함께 국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전날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해 "실질적 영토침해 행위"라고 규탄했다. 또 이날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 NSC에 임석해 "북한이 도발 수위를 고조시키고 있는 만큼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데 한 치의 빈틈이 없도록 한미 연합방위태세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울릉도에 한때 공습경보가 발령돼 "이러다 전쟁 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 북한 도발에 단호히 대응하면서도 무력 충돌 위험을 해소해야하는 난제가 윤 대통령에게 놓여 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