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첫 NLL이남 탄도미사일 도발…軍, NLL이북 미사일 3발 대응사격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11-02 13:40:32

北 SRBM 한발, 속초 동방 57km 낙하…영해에 근접
韓 영토 노린 전례 없는 도발…넘어선 안될 선 넘어
울릉군 공습경보 발령…오후 2시 경계경보로 대체
軍, F-15K 등 전투기 띄워 공대지 슬램-ER 등 발사
"北 미사일 낙탄 지역과 상응한 거리에 정밀 사격"

북한이 2일 동해상 북방한계선(NLL) 이남 우리 영해 인근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NLL 이남 탄도미사일 도발은 사상 처음이다. 북한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것이다.

북한은 그간 해안포와 방사포를 NLL 이남으로 쏜 적이 있다. 그러나 탄도미사일은 차원이 다르다. 우리 군은 NLL 이북 공해상을 향해 미사일 대응사격으로 맞섰다. 북한의 도발 수위가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을 만큼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다. 

▲북한이 사상 처음으로 동해상 북방한계선(NLL) 이남 우리 영해 근처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2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TV를 통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오전 8시 51분께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3발을 발사했다"며 "이 중 1발은 동해 NLL 이남 공해상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미사일은 NLL 이남 26㎞, 속초 동방 57㎞, 울릉도 서북방 167㎞에 낙하했다. 속초 앞 바다인 이 지점은 공해상이기는 하다. 하지만 영해가 기준선에서 12해리(약 22㎞)임을 감안하며 미사일이 영해에 근접해 탄착한 것이다. 사실상 우리 영토를 직접 노린 탄도미사일 발사로 보인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SRBM 3발을 포함해 최소 10발 이상의 다양한 미사일을 동쪽과 서쪽 지역에 발사했다. 서쪽에서는 NLL 이남에 떨어진 미사일은 없었다.

합참은 "발사 시간과 장소도 다양하게 분포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10발 이상을 섞어 쏜 것은 올들어 처음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해 북한 도발을 "실질적 영토침해 행위"로 규정하며 엄정 대응을 지시했다

합참도 '군 입장'을 통해 "이번 북한 미사일 발사는 분단 이후 처음으로 NLL 이남 우리 영해 근접에 떨어진 것으로 매우 이례적이고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단호한 대응을 천명했다.

우리 군은 북한 도발에 비례해 대응했다. 합참은 "우리 공군 F-15K, KF-16의 정밀 공대지미사일 3발을 동해 NLL 이북 공해상, 북한이 도발한 미사일의 낙탄 지역과 상응한 거리 해상에 정밀 사격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공군 F-15K가 합동직격탄 발사 훈련을 하는 모습. [뉴시스] 

미국 보잉사에서 제작한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슬램-ER(SLAM-ER) 등이 발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미사일은 기존 슬램 미사일의 사거리 연장형으로, 우리 군 주력 전투기 F-15K에 장착하며 사거리는 280㎞다. 사격은 이날 오전 11시 10분부터 1시간 10분 가량 이뤄졌다. 

합참은 "이번 정밀사격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의지와 적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군의 거듭된 경고에도 북한이 도발을 지속하는 만큼 이후 발생되는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경고한다"고 전했다.

북한이 쏜 미사일이 울릉도쪽으로 날아가 이날 오전 경북 울릉군에는 "가까운 지하 대피시설로 대피하라"는 내용의 공습경보가 발령됐다. 군 관계자는 "미사일이 울릉도 방향으로 발사됐고 울릉도에 도달하기 전 공해 상에 떨어졌다"고 했다.

공습경보는 2016년 2월 7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직후 서해 최북단 백령도와 대청도에 발령된지 6년만이다. 울릉도 공습경보는 이날 오후 2시부로 해제되고 한단계 낮은 경계경보로 대체됐다.

군은 추가적 상황을 포착하고 경계태세를 2급으로 격상했다. 국방부도 합참과 공동위기관리시스템을 가동해 대응하고 있다.

군은 "한미가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울릉도 주민을 포함한 국민 안전을 위해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한미는 지난달 31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F-35A, F-35B 스텔스 전투기 등 240여 대를 동원해 대규모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을 진행중이다. 북한 도발은 이를 빌미로 감행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군사정책을 총괄하는 박정천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새벽 한미가 북한을 겨냥해 무력을 사용할 경우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로부터 8시간이 지나 미사일 도발이 이뤄졌다.

북한은 올 들어 탄도미사일을 26차례 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로는 15번째다.

외교가에선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를 놓고 "북한 도발이 완전히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통화를 갖고 "유례없는 중대한 군사적 도발 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한미 외교장관은 통화에서 "지역 전체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주체는 북한"이라며 "이를 기만하려는 시도는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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