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여전히 건재…라인 등 타 메신저 이용량 다시 제자리

김해욱

hwk1990@kpinews.kr | 2022-11-01 16:06:40

데이터센터 사고 이후 타 메신저 이용량 3일간 급증
그 후 1~2주에 걸쳐 사고 이전으로 이용량 복귀
이용자들 "전체가 이동하지 않는 이상 변화 힘들 것"

카카오톡 먹통 사태로 이용량이 크게 증가했던 라인 등 타 메신저의 이용량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사고 이후 반등의 기회를 잡았지만 카톡의 시장 선점효과를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라인은 지난달 15일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사고로 가장 큰 혜택을 본 대체 메신저였다. 사고 이전까지 평균 33만 명의 안드로이드 폰 사용자 수를 기록하던 라인은 사고 직후인 15일 약 68만 명으로 치솟더니 사고 3일째인 17일에는 82만 명까지 늘어났다.

▲ 성남시 판교 소재 SK C&C 데이터센터. [뉴시스]

사고 후 라인의 이용자는 며칠 간 이전 대비 2~3배 가량 폭증했지만, 이는 오래가지 못했다. 사고 발생 4일 째인 18일에는 약 54만 명으로 전날 대비 34% 감소했고, 일주일 후인 22일에는 38만 명, 2주 째인 29일에는 34만 명으로 사고 이전과 비슷해졌다.

또 다른 메신저인 텔레그램 역시 증가폭의 차이만 있을 뿐 라인과 비슷한 행보를 그렸다. 사고 이전에는 하루 평균 약 75만 명의 안드로이드 폰 사용자 수를 기록했는데, 사고 후 이틀 간 78만, 79만 명으로 소폭 늘더니 3일 째에는 약 88만 명으로 평균 대비 15% 가량 늘었다.

텔레그램 역시 사고 발생 3일 째에 이용자 수 정점을 찍은 뒤 계속 우하향하더니 사고 발생 2주가 된 29일에는 76만 명으로 다시 사고 이전으로 회귀했다.

같은 시기 안드로이드 폰을 통한 카카오톡 이용자의 수는 평균 2730만 명에서 2570만 명으로 약 170만 명 줄어들었다. 이들 중 일부가 사고를 계기로 타 메신저로 이주를 시도했다가 포기하고 카톡으로 돌아가는 선택을 한 것이다.

이용자들은 카톡으로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시장 선점효과를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이미 자신들의 가족, 친구, 지인들이 모두 카톡에 묶여 있는 상황에서 자신이 원한다고 카톡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고 한탄한다.

카톡을 이용하다 라인으로 메신저 변경을 시도했던 30대 직장인 이 모 씨는 "나와 친구 몇 명이 타 메신저로 이동한다고 해서 카톡을 안 쓸 수가 없다"며 "내 친구 몇 명과는 다른 메신저를 쓴다고 해도, 가족이나 직장 사람들과는 결국 카톡을 통한 소통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씨의 말처럼 주변 지인들이 모두 타 메신저로 한 번에 이동해야만 유의미하게 카톡과 '작별'할 수 있는 것인데, 현실적으로 그런 일이 발생하기는 쉽지 않다. 카톡의 메신저 앱 시장 선점 효과가 이용자들의 이탈을 강하게 막고 있는 상황이다.

이 문제 외에도 기업들이 카톡을 이용한 마케팅이나 소비자 상담을 진행하는 것도 타 메신저로 갈아타기 어렵게 하는 이유로 지적됐다.

20대 대학원생 장 모 씨는 "기업들이 주최하는 행사나 이벤트 등에 참가 신청을 카톡으로만 받는 경우가 꽤 많다"며 "다른 방식을 쓰지 않는 것이 불만이었지만 별 수 없이 카톡을 다시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20대 직장인 박 모 씨 역시 "사용하던 제품에 문제가 있어서 AS 상담을 받으려 하니 카톡으로만 진행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카톡이 일반인들에 이어 기업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니 씁쓸했다"라며 카톡의 영향력에 대해 설명했다.

관련 전문가 역시 한 번의 사고가 메신저 앱 시장 점유율의 커다란 변화를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분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사고 이후 타 메신저 앱의 사용자가 급증했던 것은 시험 차원일 가능성이 높다"며 "카카오톡과 완전히 다른 차별성을 가진 메신저 앱이 등장하지 않는다면 시장의 지각변동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KPI뉴스 / 김해욱 기자 hwk199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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