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이태원 사고 심심한 사과"…野 "책임질 사람 책임져야"
장은현
eh@kpinews.kr | 2022-11-01 15:59:26
"국가, 국민 안전에 무한책임…주무 장관으로서 사과"
野 "왜 질의 못하게 하나" 항의…"국회가 들러리서"
김교흥 "尹대통령 사과해야"…與 "질의는 이른 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1일 이태원 참사 발생 사흘 만에 공식적으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이태원 압사 참사 현안보고'를 위해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국가는 국민의 안전에 대해 무한 책임이 있음에도 이번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과 슬픔에 빠져 있는 국민들의 마음을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 이 점 다시 한 번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장관은 사고 직후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었다",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엇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해 여야와 언론 등으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해당 발언 경위에 대해선 "경찰이 사고 원인을 조사한 뒤 결과를 발표하기 전까지 섣부른 추측이나 예단을 삼가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이 장관은 "국무위원 한 사람으로서, 아들과 딸을 둔 한 아버지로서 이번 사고가 너무 황망하고 안타깝다"며 "너무나도 비현실적인 상황을 저로서도 받아들이기 어렵고 참담함을 이루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사고 수습과 사고 원인 규명에 주력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혼신의 힘과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국민께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대국민 사과를 하며 두 차례 자리에서 일어나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이 장관 사과에 앞서 국민의힘 소속 이채익 행안위원장은 "이 장관 발언은 그 취지가 어떠했든 이번 사고로 깊은 슬픔에 빠진 유족들과 국민들의 정서와 거리가 있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행안위 현안보고는 이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 순으로 진행됐다. 남 직무대리도 "인명구조에 최선을 다했으나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윤 청장은 현안보고 전 기자회견을 통해 참사 전후 경찰의 미흡한 대응을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사고 사흘만에 치안 당국자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인 것이다.
이날 현안보고 앞뒤로는 "보고내용이 너무 부실하다", "의원 현안질의를 왜 하지 못하게 하느냐"는 야당 측의 불만이 쏟아졌다.
이 장관 현안보고 직전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왜 국회가 '조용히 하라'는 정부의 방침에 들러리를 서야 하느냐"고 쏘아붙였다.
용 의원은 "이것은 윤석열 정부가 국민을 대하는 태도"라며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있으라는 것이다. 도대체 왜 행안위가 이런 식으로 나쁜 선례를 만드느냐"고 반발했다.
그는 "이 회의에 정쟁하러 온 의원들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책임을 다하지 않고 조용히 추모만 하라는 윤석열 정부에 들러리를 서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용 의원은 상임위 회의 진행에 불만을 표한 뒤 퇴장했다.
이 장관 보고가 끝난 뒤엔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이 항의했다. "이 장관이 보고한 내용이 언론에 다 나온 내용이었다"라면서다.
문 의원은 "언론에 다 나온 내용을 왜 이렇게 들어야 하느냐"며 "의원들 각자 생각이 있을텐데, 누가 정치 공세를 한다고 (정쟁) 걱정을 하느냐"고 따졌다. "국민이 얼마나 관심을 갖는 사안인가"라고도 했다.
여당 간사 이만희 의원은 "이날 현안질의 시간을 갖지 않는 것은 질의를 하기에 이른감이 있기 때문"이라며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수습 과정을 설명해 드리겠다. 티끌 하나 남김 없이 철저히 공개해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리겠다"고 공언했다.
야당 간사인 민주당 김교흥 의원은 "사고가 왜 났는지, 현재 어떤 절차가 진행 중인지,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지 정도는 말해야 하는데 장관 보고가 너무 평이했다"며 "진정한 추모는 진실을 밝히고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 문책하고 책임을 묻는 것"이라고 했다.
행안위는 질의 없이 현안보고를 마무리했다. 내주 예산 심사와 함께 현안질의를 할 방침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회의후 기자들과 만나 "책임을 회피하려고만 하는 이 장관이 어떻게 국민 안전을 책임지고 국민들은 무엇을 믿고 길거리를 돌아다닐 수 있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해식 의원은 "이 장관과 윤 청장 모두 '주최없는 행사였기 때문에 법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했는데 이는 재난안전관리법을 잘못 해석한 것"이라며 "정부와 지자체가 주최하는 축제가 아닌 축제를 기획할 때도 안전 관리 계획을 세우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말 손으로 해를 가리는 짓"이라고 성토했다.
이형석 의원은 정부가 참사를 '사고'로 쓰도록 지침을 내렸다는 보도와 관련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이태원 참사를 축소하려는 대단히 개탄스러운 행태"라고 저격했다.
김교흥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진정한 사과가 있어야 하고 사퇴할 사람은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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