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최측근' 조상준, 4개월만에 면직…'국정원장 패싱' 사의, 왜
장은현
eh@kpinews.kr | 2022-10-26 14:18:53
김규현, 정보위 국감서 "曺에게 사의 관련 연락 받지 않아"
野 윤건영 "어느 비서관인지 안 밝혀…절차 문제 따져야"
金·曺 인사갈등설…박지원 "충돌 풍문 들었으나 잘 몰라"
국가정보원 조상준 기획조정실장이 26일 사직했다. 임명된 지 불과 4개월여만이다.
조 실장은 서울고검 차장검사 출신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함께 윤 대통령의 검찰라인 최측근으로 꼽힌다. 그는 지난 6월 초 국정원 내 2인자로, 조직과 인사 및 예산 등 살림살이를 총괄하는 기조실장에 발탁됐다.
그런 만큼 그의 돌연한 사임 배경을 놓고 의문이 커지고 있다. 특히 국회 국정감사를 하루 앞두고 물러난 것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검찰 출신인 조 실장이 인사, 예산 처리를 일방적으로 진행해 김규현 국정원장과 갈등을 빚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국회 정보위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유상범,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이날 "김 원장이 25일 밤 8시~9시 사이에 대통령실 관계자로부터 조 실장 사임 소식을 통보받았고 그래서 (대통령실이 조 실장을) 면직처리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도 "조 전 실장이 25일 대통령실의 유관 비서관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곧바로 보고됐고 오후 8~9시쯤 김 원장에도 사의 표명 사실이 전달됐다. 이어 윤 대통령이 사의를 수용·재가했고 이날 면직 처리됐다.
면직 처리에 따라 조 전 실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의 국정원 대상 국정감사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유 의원은 국정원에서 진행된 비공개 국감 중간에 기자들과 만나 "조 실장이 직접 김 원장에게 사의 표명을 위해 전화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조 실장 면직 사유는 일신상 사유로 파악될 뿐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국정원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윤 의원도 "김 원장이 용산 담당 비서관으로부터 유선으로 조 실장 사임을 통보 받았다는 것"이라며 "조 실장이 대통령실에 의사 표명을 한 것으로 알고 있고 이유에 대해선 국정원에서 밝힐 수 없다고 했다"고 부연했다.
면직 사유에 관한 질문이 이어지자 유 의원은 "구체적으로 면직 이유에 대해 어떠한 답변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윤 의원은 "(김 실장) 재직 시기에 문제가 없었는지 검증하는 과정이 있었느냐고 질의했지만 국정원에서는 답변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유 의원은 "어감 차이가 있다"며 "국정원장은 정무직 공무원에 대해 직업 공무원과는 달리 처리한다고 판단했고 직업 공무원처럼 구체적인 징계 사유 확인 등은 통상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이 서운하다고 했거나 규정 위반 여부와 관련한 내용이 다뤄졌나'라는 질문에 윤 의원은 "질문했지만 구체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윤 의원은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원장을 통하지 않고 용산에 바로 사의하겠다고 보고해도 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웃기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윤 의원은 "절차상 문제를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용산 대통령실 담당 비서관이라면 누구를 말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담당 비서관을 밝히지도 않았다"고 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국정원 '왕실장' 조상준 기조실장이 국정감사 개의 직전 사의를 표명했다'는 속보에 저도 깜놀(깜짝 놀람)"이라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인사 문제로 김 원장과 충돌한다는 등 풍문은 들었지만 저도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며 "만약 사의가 수리된다면 검찰 논리로 국정원을 재단하는 분보다는 국민과 국정원의 시각으로 국정원을 개혁하고 발전시킬 내부 인사가 승진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라시(정보지) 등에서는 조 실장과 김 원장의 알력설, 방위산업 관련 비리 연루설, 음주운전설, 건강이상설 등 미확인 루머들이 퍼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오후 브리핑에서 내부 알력설 또는 비리 연루설, 음주운전설 등을 묻는 취재진에 "지라시를 근거로 답변하는 것은 굉장히 부적절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인적 사정으로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고 그것이 수용된 것이다. 개인적 사유이기 때문에 저희가 더 이상 밝혀드리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조 실장은 임명 당시부터 관심을 끌었다. 그는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중앙수사부 검사, 대검 수사지휘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 등을 지낸 특수통이다. 2006년 대검 중수부의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을 수사하며 윤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대통령실은 확대해석을 경계하며 난감해 하는 분위기다. '패싱 논란'이 번지는게 부담스런 점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임명했던 것도 대통령이고 면직 권한도 대통령에게 있다"며 "따라서 대통령에게 의사를 확인하는 게 먼저"라고 일축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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