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시정연설서 '취약계층 보호' 강조…"약자복지 추구"

장은현

eh@kpinews.kr | 2022-10-25 11:26:01

尹 대통령, '2023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시정연설
"새 정부, 건전재정 기조 유지…약자 지원은 두텁게 할 것"
중위소득 최대폭 조정·저임금 근로자 지원 확대 등 소개
'담대한 구상'도 언급…"비핵화 결단 시 정치·경제적 지원"
野 협조 난항 예상…민주 시정연설 불참·정의 '푯말' 시위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우리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시기에 국회에서 법정기한 내 예산안을 확정해 어려운 민생에 숨통을 틔워달라"며 2023년도 예산안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의 협조를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예산안이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예산을 축소 편성한 것이라고 소개하며 "건전재정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3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3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시정연설을 통해 "우리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매우 어렵다. 국회와 함께 머리를 맞댈 때 정부가 치열한 고민 끝에 내놓은 예산안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지난 5월 16일 코로나19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에 이어 두 번째다. 본예산과 관련해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시정연설에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방안을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의 재정 운용에 대한 아쉬움을 전하며 새 정부는 '건전 재정'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정치적 목적이 앞선 방만한 재정 운용으로 재정수지 적자가 빠르게 확대됐고 나라 빚은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수준인 1000조 원을 이미 넘어섰다"라면서다.

윤 대통령은 "내년도 총지출 규모는 639조 원으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예산을 축소편성한 것"이라며 "역대 최대 규모인 24조 원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한 결과 재정수지는 큰 폭으로 개선되고 국가채무 비율도 49.8%로 지난 3년 간의 가파른 증가세가 반전돼 건전재정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재정 건전화를 추진하면서도 서민과 사회적 약자들을 더욱 두텁게 지원하는 '약자 복지'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선 "기준 중위소득을 역대 최대폭으로 조정해 4인 가구 기존 생계급여 최대 지급액을 인상함으로써 기초생활보장 지원에 18조 7000억 원을 반영했다"며 "저임금 근로자, 특수형태 근로종사자, 그리고 예술인의 사회보험 지원 대상을 확대해 27만 8000명을 추가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근로환경이 열악한 5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 7000곳에 휴게시설 설치 등 근로환경 개선을 획기적으로 실행할 것"이라며 "장애인과 한부모 가족에 대한 맞춤형 지원도 강화해 장애수당을 8년 만에 처음으로 인상하고 발달장애인 돌봄 시간을 하루 8시간까지 확대하고 장애인 고용 장려금도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증 장애인 콜택시 이용 지원 확대 △한부모 자녀 양육 지원 대상 현재 중위소득 52%에서 60%로 확대 등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 폭우 피해에서 드러났듯이 반지하·쪽방 거주자들이 피해가 많았다"며 "이분들이 보다 안전한 주거환경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보증금 무이자 대출을 신설하고 민간임대주택으로 이주할 경우 최대 5000만원까지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청년 지원 방안을 놓고선 △청년원가주택, 역세권 첫 집 5만 4000호 신규 공급 △청년도약계좌 도입 △청년내일저축계좌 지원 인원 확대 등을 강조했다. 노년층 지원에 대해선 "기초연금을 인상하고 양질의 민간·사회 서비스형 일자리를 확대해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첨단전략산업과 과학기술 육성 등 미래성장동력 확보 방안도 소개했다. △메모리 반도체 전문 인력 양성 △원자력 생태계 복원 △인공지능 등 핵심 전략기술과 미래 기술시장 선점을 위한 4초 9000억 원의 R&D(연구개발) 투자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국방력 강화를 위한 의지도 예산안에 담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UN연설에서도 밝혔듯이 국제사회에 책임있게 기여하지 않고서는 우리의 국익조차 제대로 지켜내기 어려운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며 "정부는 글로벌 리더 국가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 위해 공적개발원조(ODA)를 4조 5000억 원으로 대폭 확대해 해외 긴급구호 지원과 저개발국과 개발국을 대상으로 원조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관련 정부의 '담대한 구상'도 이번 시정연설에 포함됐다. 

윤 대통령은 "북한은 최근 유례없는 빈도로 탄도미사일 발사를 비롯한 위협적인 도발을 계속하고 있는데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자 국제사회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날을 세웠다.

윤 대통령은 "핵 선제 사용을 공개적으로 표명할뿐 아니라 7차 핵실험 준비도 이미 마무리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우리 국민이 안심하고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한미 연합방위태세와 한미일 안보협력을 통해 압도적인 역량으로 대북 억제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비핵화 결단을 내려 대화의 장으로 나올 시엔 "취임사와 8·15 경축사에서 밝혔듯 우리 정부는 '담대한 구상'을 통한 정치·경제적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시기에 국회에서 법정기한 내 예산안을 확정해 어려운 민생에 숨통을 틔워주고 미래 성장을 뒷받침해 주시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국회는 본격적인 예산 정국에 돌입했다. 법정시한은 오는 12월 2일이다. 그러나 이 기한 내 예산안이 통과될 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은 이날 이재명 대표 관련 검찰의 수사, 민주연구원 압수수색 등을 이유로 윤 대통령 시정연설에 불참했다. 정의당은 참석했지만 좌석 앞에 '이XX 사과하라!', '부자감세 철회! 민생예산 확충'이라고 적힌 푯말을 부착했다.

윤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입장하기 전 국민의힘 의원 일부는 정의당을 향해 "정의당 그만 좀 해라", "예의를 지켜야지"라며 고성을 질렀다. 정의당도 "이 정도면 고마운 줄 알아라", "사과해라"라며 맞섰다.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을 마치고 야당 측으로 가 정의당, 시대전환 의원들과 인사하려 했지만 정의당 의원들은 종료와 동시에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윤 대통령은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과 악수한 뒤 몸을 돌려 정부 측 인사들과 악수했다.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한 뒤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시정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20여 년간 정치하며 대통령의 새해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을 야당이 이렇게 무성의하게 대하는 걸 본 적이 없다"며 "시정연설은 선택, 재량사항이 아닌 의무"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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