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쌍방울·아태협, 국제대회 참석대가로 북한에 내의 보내"

김당

dangk@kpinews.kr | 2022-10-14 16:57:10

동업 제안받은 사업가 "중국 현지공장 통해 보내"…리호남도 시인
노컷뉴스 "광물개발 대가로 北에 내의 1천만달러어치 제공 모의"
쌍방울·아태협,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선거지원 혐의로 수사·기소
아태평화교류협회(회장 안부수)와 쌍방울이 이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이하 아태) 부위원장 등이 2018~2019년 당시 경기도가 추진한 두 차례의 국제대회에 참석한 것에 대한 대가로 북한측에 내의를 보냈다는 증언이 나왔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리종혁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이 2018년 11월 16일 고양 엠블호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평화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경기도청 제공]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에 경기도 대북사업을 수행한 아태평화교류협회(이하 아태협)는 지난 대선 때 이재명 후보를 불법 지원(사전 선거운동)한 혐의로 간부들이 기소 또는 기소중지된 상태다.

아태협을 후원한 김성태 전 회장 등 쌍방울 임직원들은 이재명 대표의 2018년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횡령-배임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수원지검 형사6부는 14일에도 쌍방울 고위 간부들과 안부수 회장 자택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앞서 CBS노컷뉴스는 자체 입수한 국정원 내부 문건을 근거로 지난 4일 "쌍방울이 북한 광물자원 개발의 대가로 북측에 1천만달러 상당의 내의(內衣) 50만장을 제공하려 한 정황이 파악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UPI뉴스는 이와 관련된 의혹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안 회장으로부터 동업을 제안받은 대북사업가로부터 "아태협과 쌍방울이 중국 현지 쌍방울 공장을 통해 북측에 내의를 일부 보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대북 사업가는 "아태협과 쌍방울이 북측에 대한 인도적 물품 지원 명목으로 내의 제공을 추진했지만, 실제로는 이종혁 위원장 등 북측 대표단 5명이 남측을 방문한 것에 대한 대가였다"고 말했다.

또한 "안 회장과 쌍방울이 광물자원 개발을 추진하면서 북측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과 사업 구상을 논의한 것은 맞지만, 광물개발의 대가라고 하기에 내의 50만장은 푼돈"이라고 일축했다.

요컨대 내의 지원은 이종혁 부위원장 등 아태 대표단이 남한과 필리핀을 방문하는데 따른 경비를 부담하는 차원이었고, 실제로 약속한 내의의 일부가 북측에 건네졌다는 것이다.

▲정기기업공시에 따르면 쌍방울은 중국 내에 '길림 트라이방직 유한공사' 등 6개의 해외 계열사(비상장회사)를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중국 내 어느 공장을 통해 북측에 건넸는지는 특정하지 못했다. 정기기업공시에 따르면, 쌍방울은 중국 내에 '길림 트라이방직 유한공사' 등 6개의 해외 계열사(비상장회사)를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UPI뉴스는 내의 사업을 중개한 것으로 알려진 리호남 북한 민경련 참사와 연락이 되는 다른 대북 사업가를 통해서도 내의를 일부 받은 사실을 간접 확인했다. 리호남 참사는 북한에서 공무상 한국 휴대폰을 사용하는 몇 안되는 인사로 알려졌다.

한편 김성태 전 회장과 오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안 회장은 2018년 12월 방북 직후 2019년 1월 정기이사회에서 쌍방울 계열사인 나노스(현 SBW생명과학) 사내이사로 영입됐고, 같은날 나노스는 신규 사업목적에 '광산개발업'과 '해외자원 개발업'을 추가했다.

이와 관련 양선길 당시 나노스 대표이사는 "민간 차원에서 북측과 활발하게 교류해온 아태협을 통해 남북경제협력사업에 실질적인 기여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쌍방울과 나노스의 주가 부양과 전환사채 시세 조종에만 이용됐을 뿐 실제 사업이 성사되진 않았다.

이 과정에서 당시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구속, 나노스 사외이사 역임)는 안 회장과 함께 쌍방울의 광물자원 개발 합의를 지원하면서 북측에 현물을 되팔아 현금화하는 방식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 공직자가 북측에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인도적 지원의 전용(轉用)' 방법까지 제안한 셈이다.

노컷뉴스가 입수한 국정원 문건에 따르면, 리호남 민경련 참사는 "이화영이 쌍방울 내의 등을 인도적 지원 물자로 북측에 제공하면서 중국 단동의 보세창고에 입고 후 이를 중국에서 재판매해 자금을 만들어주는 제안을 했었다"고 밝혔다.

▲ 안부수 아태협 회장(가운데)이 2018년 8월 방북해 박철 아태 부위원장(오른쪽)과 김성혜 정책부실장(왼쪽) 등 아태 인사들과 만났다. [안부수 페이스북 캡처]

앞서 안부수 회장은 2018년 8월 방북해 박철 아태 부위원장과 그해 11월 경기도와 아태협이 공동주최하는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이종혁 아태 부위원장 등 대표단이 참석하는 것으로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재명 지사는 2018년 11월 당시 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북측 고위 인사를 초청해 남북 관계와 대일본 문제를 토론하는 외형적 성과를 거둬 남북교류를 선도하는 정치 지도자 이미지를 선점하는 효과를 누렸다.

안 회장은 당시 방북해 천안함 폭침의 주범으로 알려진 김영철 아태 위원장을 만났다고 일부 언론에 언급했으나 만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회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방북 당시 박철 부위원장과 김성혜 정책부실장을 만나 찍은 사진만 게시하고 있다.

그런데 UPI뉴스가 입수한 북한 아태의 초청장에 따르면, 북측은 그해 12월 22~27일 기간에 안 회장과 아태협 간부들이 평양을 방문해 달라고 초청장을 보냈다. 바로 이 시기에 보내지 못한 내의 대신 현금이나 다른 결제수단을 북에 건넨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안 회장은 방북 직후 이듬해 1월에 나노스 사내이사로 영입됐다.

이런 이유로 검찰이 아태협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간부들을 소환조사한 데 이어 14일 다시 쌍방울 임직원과 안 회장 자택을 압수수색한 것은 쌍방울과 아태협이 인도적 지원 물품으로 위장해 북한에 사실상 현금을 지원한 혐의를 포착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현행 남북교류협력법은 북측과 협력사업을 시행하거나 물품 등을 반출하려면 사전에 승인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미수에 그친 경우에도 처벌 수위는 동일하다.

이에 따라 북측에 내의를 보낸 사실이 증거로 확인되면 쌍방울과 아태협 관련자들은 처벌을 면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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