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재명 지원 '아태협', 천안함 폭침 北 김영철과 교섭

김당

dangk@kpinews.kr | 2022-10-11 09:08:36

아태협의 '북남 민간교류협의 위한 방북 협조 요청' 공문 입수
대북사업 실적 없어도 대북지원사업자 지정…文청와대 의혹

지난 9월 7일 쌍방울-경기도의 대북사업 유착 의혹과 관련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아태평화교류협회(회장 안부수)는 경기도의 남북협력기금을 받기 위해 남북교류협력사업 실적을 급조하고 성과를 부풀려 통일부로부터 대북지원사업자 지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 UPI뉴스가 쌍방울-경기도의 대북사업 유착 의혹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입수한 통일부의 '대북지원사업자 지정 통보'에 따르면, '아태협'은 대북지원사업 관련 실적이 없는데도 문재인 정부 시절에 통일부로부터 2019년 3월 8일자로 대북지원사업자로 지정받았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오랜 친분이 있는 안부수 씨가 설립한 아태평화교류협회(이하 아태협)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경기도의 대북지원사업을 지원하고, 경기도와 대북교류 행사를 공동주최한 비영리단체이다.

또한 '아태협'은 통일부로부터 대북지원사업자로 지정되자마자 정부와 미국의 금융제재 리스트에 올라있는 김영철 당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이하 '아태'로 줄임) 위원장에게 방북 협조요청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로부터 '대북지원사업자' 지정을 받으려면 3년 동안 관련 사업 해온 실적 있어야

UPI뉴스가 쌍방울-경기도의 대북사업 유착 의혹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입수한 통일부의 '대북지원사업자 지정 통보'에 따르면, '아태협'은 문재인 정부 시절에 통일부로부터 2019년 3월 8일자로 대북지원사업자로 지정 받았다.

'아태협'은 대북지원사업자로 지정되자마자 북측과 대북지원사업을 위한 협의를 개시하고, 경기도가 2018년 7월 이재명 지사 취임후 2차 추경에 200억 원 규모로 급히 반영한 남북교류협력기금을 신청해 지원받았다.

그런데 통일부로부터 '대북지원사업자' 지정을 받으려면 3년 동안 관련 사업을 해온 실적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아태협은 2019년 3월 대북지원사업자로 지정받을 당시 지난 3년 동안 대북지원사업을 해온 실적이 거의 없었다. 이는 아태협의 홈페이지와 자체 작성한 '연간 기부금 모금 활용실적 명세서' 등에서도 확인된다.

이에 경기도의 대북사업을 추진해온 이화영 평화부지사 관할 평화협력국에 대한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의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아태협의 남북교류협력사업 참여 자격, 남북교류협력기금 지원 적절성 등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됐다.

2019년 11월 13일 행정사무감사 회의록에 따르면, 당시 김강식 도의원(민주당)은 평화협력국장에게 "대북지원사업자 지정을 받으려면 보니까 3년 동안 실적들이 있어야지만 지정을 받더라"며 "그래서 이 부분들의 실적이나 내용이 있는지 확인 좀 해달라고 했는데 없어서, 어떻게 이런 사업들을 추진할 수 있는지 궁금해서"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의원은 이어 "남북교류협력기금들을 사용할 때에는 그런 목적, 경험들이나 노하우들이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 쓰여야 투명하게 정리될 수 있는데 안 그러면 자칫 곶감 빼먹듯이 이용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이런 내용을 이야기한다"고 덧붙였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리종혁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이 2018년 11월 16일 고양 엠블호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평화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경기도청 제공]

이에 평화협력국장도 "인가할 때 기준은 실적과 북측과의 합의서"라고 전제하고, "(아태협이) 그전에는 유해 봉안과 같은 일을 했으니까 실적은 없었을 거고, 어떤 합의서로 받았는지 모르겠는데, 합의서 내용들을 가지고 통일부에서 급하게 인가를 내준 거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20년 넘게 남북교류협력사업을 해온 관계자는 "관련 실적이 없는데도 통일부에서 대북지원사업자 지정을 해준 적이 없다"면서 "아태협이 신청서에 관련 실적을 부풀렸거나 북측과의 합의서를 조작해 신청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현재 남북교류협력사업을 하고 있는 다른 관계자는 "당시 업계에서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이 관련 실적이 없는 아태협을 대북지원사업자로 지정되도록 통일부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고 불법 인가 의혹을 제기했다.

아태협이 국세청에 공시한 공익법인 공시서류에 따르면, 2019년 3월 대북지원사업자로 지정받을 당시 아태협 직원은 3명이 전부였다. 남북교류협력사업이나 대북지원사업을 감당하기에는 인력이 터무니없이 적다.

UPI뉴스가 입수한 '연간 기부금 모금 활용실적 명세서'에 따르면, 민법상 비영리법인인 아태협의 공익법인 동록일은 2020년 9월 29일로 돼 있다. 아태협의 2021년도 수입지출 규모는 1억원(수입 9472만 원, 지출 9477만 원)이 채 안되었고 그나마 적자였다. 국내사업 지출은 직원 3명에 대한 급여 등 인건비가 절반을 차지했고, 국외사업 지출은 전무했다.

'아태협', 대북지원사업자로 지정되자마자 같은 해 3월 26일 김영철 '아태' 위원장에 공문 보내 

또한 UPI뉴스가 쌍방울-경기도의 대북사업 유착 의혹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입수한 '북남 민간교류협의를 위한 방북 협조 요청'에 따르면, '아태협'은 대북지원사업자로 지정되자마자 같은 해 3월 26일 김영철 '아태' 위원장에게 공문을 보내 북측과 협의를 개시했다.

▲ UPI뉴스가 쌍방울-경기도의 대북사업 유착 의혹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입수한 '북남 민간교류협의를 위한 방북 협조 요청'에 따르면, '아태협'은 대북지원사업자로 지정되자마자 같은 해 3월 26일 정부와 미국의 금융 및 여행 제재 리스트에 올라있는 김영철 '아태' 위원장에게 공문을 보내 북측과 협의를 개시했다.

당시 '아태협'의 방북 목적은 △국제평화축전(평화마라톤 및 콘서트) △인도적 지원 △대동강 맥주 생산성 향상 및 유통 △정제 콩기름 공장 건립 △옥류관 남측 분점 개설 및 건설 △2019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필리핀) 등 6가지였다.

하지만 이 6가지 사업은 대부분 2018년 10월 당시 이화영 평화부지사가 두 차례 방북해 북측과 합의했다고 발표한 6가지 사업과 중첩된다. 이 때문에 경기도의회에서는 "6가지 사업이 경기도 사업인지 아태협 사업인지 모르겠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문제는 아태협의 공식 창구인 김영철 아태 위원장(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임)이 2010년 3월 26일 당시 인민무력부 정찰총국장으로서 천안함 폭침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현재까지 정부와 미국의 금융 및 여행 제재 리스트에 올라있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미국은 천안함 폭침 사건이 발생한 그해 9월 김영철을 김정은 통치자금 유입 창구인 노동당 39호실과 함께 금융제재 리스트에 포함시켰다. 정부는 그로부터 6년이 지난 2016년 3월에야 김영철 당시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을 독자제재 차원에서 대북 금융제재 리스트에 올렸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1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만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

미국은 이어 지난 2018년 10월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은 물론 북한의 외화벌이 기관인 노동당 39호실과 내각의 경제부처들, 고려항공 및 대성은행을 포함한 8개 은행 등 앞서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466건의 기업 및 개인에 모두 '세컨더리 제재 주의(secondary sanction risk)'를 새로 추가했다.

'세컨더리 보이콧'은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개인 및 기업과 거래를 한 제3국 기업과 기관을 미국법에 따라 제재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은 이란 제재에 세컨더리 보이콧을 적용해 핵 포기를 이끌어냈다.

이에 따라 한국을 포함한 제3국의 기업과 개인은 김정은과 김영철을 포함한 466건의 개인 및 기관과 어떤 식으로든 교역 및 거래하면 미국 내 자산이 압류되고 미국 기업, 은행과 거래금지 조치를 당할 수 있다.

이에 통일부는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때 북한측이 고위급 대표단으로 김여정과 김영철, 그리고 최휘 북한 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의 방남을 통보했을 때 국제스포츠 평화사절이라는 이유로 이들에 대해 일시적인 제재 유예조치를 취한 바 있다.

하지만 이때도 김영철 통전부장이 천안함 폭침을 주도한 인물인 만큼, 적어도 그의 방남 요청을 거절함으로써 천안함 사건을 일으킨 북한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천안함 폭침 사건을 계기로 남북 교역의 중단, 대한민국 국민의 방북 불허, 대북 지원사업의 보류 등을 담은 정부의 이른바 5.24 조치가 시행 중이었다.

▲안부수 아태협 회장(가운데)은 방북해 북미 정상회담에도 수행원으로 참석했던 김성혜 아태 부실장(왼쪽) 등 아태 인사들과 만났다. [안부수 페이스북 캡처]

그럼에도 '아태협'은 아태와 교섭해 그해 3월 말 경기도의 남북협력기금 사용신청 공고에 따라 북한 어린이 영양식 및 묘목 지원 보조금을 신청해 지원받았다. 당시 아태협이 받은 보조금(위탁사업) 내역은 평안남도 온천군 일대에 어린이 영양식 및 묘목을 지원하는 명목으로 15억 원(어린이 영양식 10억 원, 묘목 5억 원)이었다.

하지만 2019년 11월 도의회의 행정사무감사 회의록에 따르면, 북한에 결핵 치료제를 지원해온 미 유진벨 재단은 전달되는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는데 비해 아태협의 보조금 사용내역은 확인이 안되고 있다.

또한 아태협은 경기도와 공동주최한 '2018년 아시아태평양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11월 15~17일, 킨텍스)와 '2019년 아시아태평양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7월 25~27일, 필리핀 마닐라 콘래드호텔) 행사에 남북협력기금을 신청해 약 6억 원의 경기도 예산을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킨텍스 엠블호텔에서 열린 2018년 행사의 경우 이종혁 아태 부위원장 등 북한 대표단 5인을 포함해 각국 대표단 300명이 참석했는데, 쌍방울이 8억 원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북사업의 특수성을 구실로 경기도가 정확한 사용내역을 공개하지 않아 경기도 지원예산에서 아태협이 얼마를 사용했는지, 쌍방울 그룹이 얼마를 지원했는지 등은 도의회도 알 수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 폭력배 출신인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오랜 친분을 유지한 안부수 회장은 지난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지사의 외곽조직으로 출범한 '민주평화광장'(공동대표 조정식 의원,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의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또한 아태협 간부 전모씨와 안 회장 등은 이재명 대표가 민주당 대선 예비 후보로 등록한 직후인 작년 11월 대전 유성구에 '아태충청혁신포럼'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되거나 기소중지된 상태다. 이 선거법 위반 혐의는 검찰이 지난달 7일 이화영 전 의원의 '쌍방울 뇌물 수수' 혐의와 관련해 아태협 서울 사무실을 압수 수색하면서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표의 2018년 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아태협과 대북사업을 주도한 이화영 전 평화부지사를 쌍방울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했는데, 쌍방울은 킨텍스 행사에 8억원을 지원하는 등 아태협 사업에도 각종 비용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 2019년 1월26일 서울 청담동의 한 호텔에서 아태협 안부부 회장의 책 출판기념회가 쌍방울그룹과 KH그룹, 아태협 3개 기관의 후원협약식과 동시에 열렸다. 김성태 전 회장과 배상윤 KH그룹 회장 등이 직접 참석한 행사 사진을 보면 나노스, 광림, 필룩스, 삼본정밀전자, 장원테크 등 그룹 계열사들이 후원사로 참여했다. [노컷뉴스 캡처]

앞서 CBS노컷뉴스는 쌍방울이 2019년 1월 계열사인 '나노스'(현 SBW생명과학)를 앞세워 북한 광물자원 개발에 나선 사실을 단독 보도했다. 당시 나노스는 '광산 개발업'과 '해외자원 개발업' 등을 신규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쌍방울과 계열사, 그리고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과 사업상 밀접하게 얽혀있는 필룩스그룹과 계열사 등 모두 10곳이 아태협에 1억8000만 원 상당의 기부금품을 후원했다.

아태협은 2019년에도 약 6억4800만 원의 기부금품을 받았는데 당시 세부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2019년 1월 아태협이 쌍방울과 업무협약을 맺고, 같은해 아태협이 쌍방울 이름으로 일본조선학교에 1억9000만 원을 후원했다는 점에서 2019년도 기부금품의 상당액 역시 쌍방울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높다.

아태협은 경기도의 대북사업을 지원하며 남북교류협력기금을 빼먹고, 쌍방울은 아태협과 경기도의 대북사업을 지원하며 광물 개발 이슈로 주가를 띄워 '검은돈'을 챙기는 '대북사업 민관 유착' 의혹의 중심에 이재명 경기지사가 있었던 것이다.

▲ 이재명 대표는 2018년 6월 경기지사에 당선되자 이화영 전 의원을 신설한 평화부지사에 기용하고 추가경정예산에 남북교류협력기금 200억 원을 긴급 반영하는 등 남북교류협력 사업 추진에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경기도청 제공]

이재명 대표는 2018년 6월 경기지사에 당선되자 이화영 전 의원을 신설한 평화부지사에 기용하고 추가경정예산에 남북교류협력기금 200억 원을 긴급 반영하는 등 남북교류협력 사업 추진에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런데 이화영 전 평화부지사는 2017년 3월부터 이듬해 6월 부지사로 발탁되기 직전까지 쌍방울 사외이사로 재직했다. 또한 안부수 회장은 지난 2019년 1월 쌍방울 계열사인 '나노스'의 사내이사로 영입됐고, 아태협 사무실은 쌍방울 본사 건물로 들어갔다.

안부수 회장은 현재도 'SBW생명과학'의 사내이사이다.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가장 큰 대북사업 성과는 절대적으로 쌍방울에 의존했던 것이다.
 
((다음에는 '이재명의 또다른 대북 커넥션, 이화영과 동북아평화경제협회' 편이 이어집니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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