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손에 달린 尹 대통령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조채원

ccw@kpinews.kr | 2022-10-07 17:40:09

정부조직법 심의 행안위서 22명 중 민주 12명 과반
상임위 통과해도 본회의 난관…169석 '거야' 좌우
민주, '여가부 폐지' 비판적이면서도 신중한 태도
"다른 개편과 맞물려 지도부 입장정리에 시간 소요"

윤석열 정부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이 실현될 지 여부는 사실상 '과반 의석' 더불어민주당 손에 달렸다. 국민의힘은 7일 여가부 폐지·국가보훈부 승격·재외동포청 신설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정부조직 개편안을 의원 입법으로 추진키로 했다.

▲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7일 여가부 폐지를 담은 정부조직 개편안 설명을 위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발의되면 국회 행정안전위에서 법안 심사가 진행된다. 행안위원장은 국민의힘 소속 이채익 의원이지만 행안위원 22명 중 과반(12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민주당 동의 없이는 개정안이 본회의에 가기도 전에 상임위에서 좌초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본회의에 상정되더라도 법안 처리를 위해서는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 과반수 찬성이 필요하다. 169석의 거야 협조가 절실하다.

민주당은 보훈부 격상, 재외동포청 신설에는 동의하지만 여가부 폐지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이다. 당 관계자는 이날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다른 정부 조직 개편과 맞물려 있어 당 지도부가 공식적 입장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소요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의 여가부 폐지 공약을 강하게 성토했던 데서 한발짝 물러선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심도 있는 논의 없는 여가부 폐지에 대해 당 최고위원 일부와 여가위 위원들이 이미 반대한다는 입장을 냈다"고 답했다. '여성가족부 폐지' 일곱글자 뿐이었던 대선 당시의 공약과 지금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여가부가 폐지돼 기존 여가부 장관이 차관급 본부장으로 격하되면 타 부처와의 교섭력이 약해져 성평등 정책이 후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여가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전날 국회에서 "여가부가 수행해 온 가족·청소년, 성평등 업무의 위축이 불 보듯 뻔하다"고 반발했다. 여가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인숙 의원은 "여성을 상대로 한 성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으며, 공고한 유리천장과 일상 속 성차별도 여전하다"며 "사각지대 없는 가족정책, 청소년 보호와 지원을 위해서도 해야 할 일이 산적하다"고 진단했다.

실질적인 성평등 구현이 목적이라면 여가부의 조직 위상을 낮출 때가 아니라 고유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권 의원은 성명 발표 후 기자들에게 "반대하는 부분들을 명확히 하고 조직기능 강화가 무엇인지 성평등 총괄 기능의 의미가 무엇인지 법안을 정리해 낼 예정"이라고도 말했다.

심각한 사회문제 중 하나인 저출생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여가부가 존속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문재인정부에서 첫 여가부장관을 지냈던 정현백 전 장관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여성 문제 본질은 저출생이고 결국 안정적인 일자리가 없이는 저출생이 해결되지 않는다"며 "고용 불안정이나 직장 내 성차별 등이 해소돼야 하는데 지금 정부 개편안대로 (여가부가) 고용노동부나 복지부 산하에서 많은 정책의 일부가 돼서는 전혀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도나 기구상으로 성평등이나 안정적인 일자리, 직장 내 성차별 문제를 지속적으로 감시·평가하고 문제제기 할 수 있는 힘 있는 단위나 부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 전 장관은 "성별 임금 격차는 OECD국가 중 가장 크고 비정규직의 여성화 문제 등을 해결해야한다"며 "고용노동부에서는 여성 임금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해당사자들끼리 충돌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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