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부조직법 개정안 발의…'여가부 폐지' 진통 예상

장은현

eh@kpinews.kr | 2022-10-07 15:14:20

與, 의총서 당론으로 '의원 입법' 발의 방안 추인
尹 "여성보호 강화할 것"…이상민 "기능축소 아냐"
복지부 산하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 신설, 운영
野 "컨트롤타워 없어지면 정책 결정권 약화돼"

윤석열 대통령은 7일 행정안전부의 정부조직 개편안에 포함된 여성가족부 폐지 방침과 관련해 "여성과 가족, 아동, 사회적 약자 보호를 더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서 "소위 권력남용에 의한 성비위 문제도 피해호소인이라고 하는 그런 시각에서 완전히 탈피하자는 것"이라며 "여성에 대한 보호를 더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10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비위 사건이 알려졌을 때 더불어민주당 일부 인사는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고 불렀다. 윤 대통령 발언은 이를 거론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여가부 폐지에 대해 야당 협조를 받을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국회 상황 예측이 쉽지는 않다"고 답했다.

여가부 폐지는 윤 대통령 대선 후보 시절 대표 공약이다. 기존 정부조직을 운영해본 뒤 문제점을 파악해 개편안을 마련하겠다는 이유로 국정 과제에 넣지는 않았다.

윤 대통령이 정부 출범 6개월을 넘긴 시점에서 대표 공약을 이행하고 낮은 지지율 등 위기 상황을 반전하려는 의도로 개편안 추진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여가부 폐지, 국가보훈처의 국가보훈부 승격, 외교부 재외동포청 신설 등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이날 '당론'으로 발의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에서 회상 의원총회를 열고 정부조직 개편안을 당론으로 채택, 의원 입법으로 발의하는 방안을 추인했다. 의총에는 80여 명이 참석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개편안 내용과 취지를 직접 설명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80여 명 중 두명이 의견을 냈고 특별한 반대 이유는 없었다"며 "오늘 바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하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발의에는 당 소속 의원 전원이 참여한다.

개별 의견은 권은희·김미애 의원이 냈다. 두 의원은 "피해자 보호에 좀 충실하도록 하는 안을 내 달라", "여가부를 폐지하고 복지부로 이관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보호에 소홀할 수 있고 행안부나 법무부 등을 상대로 피해자 보호 교섭 과정에서 본부가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여가부의 대다수 업무는 복지부로 이관되고 경력단절여성 등과 관련한 고용 업무만 고용노동부로 옮겨진다. 복지부에 신설되는 본부의 명칭은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다. 본부장이 복지부 장관과 함께 여가부 업무를 수행한다.

이상민 장관은 "현재 여가부에 있는 조직이 그대로 복지부로 옮겨간다고 생각해도 사실과 전혀 다름 없다"며 "여가부 기능이 축소되거나 조직이 작아지는 것이 전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여성 피해자 보호 기능 약화' 우려가 여당 내에서 나온 것과 관련해 이 장관은 "여성 피해자, 범죄 피해자에 대한 (보호) 역할을 법무부도 하고 여가부도 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차관보다 격이 높은 본부장이 이끌면서 그 기능이 더 강화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가부 정원은 270명인 반면 복지부 인원은 900명 남짓으로 합치면 1100명 규모가 된다"며 "복지부 장관이 여가부 장관 역할을 본부장과 충분히 수행할 수 있고 복지부가 가진 여러 예산 등을 통해 더 강력한 추진력을 갖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본부장 인선은 새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 장관은 김현숙 여가부 장관이 본부장직을 수행할 지 여부에 대해 "기존에 장관을 했던 분이 또 본부장을 하긴 쉽지 않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윤 대통령이 알아서 판단해 인사할 것 같다"고 했다.

김 장관은 이날 '여가부 폐지'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에 특화된 여성 정책으로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며 '셀프 반성문'을 썼다. "변화된 사회환경과 청년층의 인식을 반영하지 못했고 젠더갈등, 권력형 성범죄 등에 적극 대응하지 못했다"고도 자성했다.

그는 "여성 중심의 정책에서 '남녀 모두, 세대 모두가 평등한' 정책을 추진해 양성평등 정책에 대한 공감대와 체감도를 제고하겠다"고 했다.

정부조직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지는 미지수다. 야당 반발이 예상돼서다. 본회의 통과를 위해선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 필요하다. 169석의 민주당 협조가 절실하다. 국민의힘은 늦어도 12월 처리가 목표다.

민주당, 정의당 등 야당이 여가부 폐지에 반대하는 건 성평등 정책이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때문이다.

정의당 예윤해 부대변인은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여가부가 잘한 일도 있고 잘못한 일도 있지만 20년 동안 존재하면서 쌓아온 전문성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라며 "여전히 여성 인권, 안전 관련한 문제가 많은데 여가부가 해체된다면 이런 부분의 정책이 후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인식도 비판했다. 대선 후보 시절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했던 윤 대통령은 이날 "여성에 대한 보호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장이 상충되는 것이다.

예 부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지지율 문제 등 자신의 정치적 위기를 '여가부 폐지'로 모면하려는 것"이라며 "공약을 이행해야 하기 때문에 야당, 여성단체 등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자신의 생각과 다른 방향의 주장을 하는 거라고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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