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감사원의 대통령실 직보 논란' 충돌…野 "이번이 처음일까"
장은현
eh@kpinews.kr | 2022-10-06 17:22:48
"감사원, 대통령실에 업무보고격…중립성 위반"
"尹, 검사 동원해 정치탄압"…한동훈 "전혀 아냐"
장외 공방도…尹 "감사원 관여할 시간도 없어"
여야는 6일 감사원 유병호 사무총장이 대통령실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노출 사태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이날 열린 국회 법사위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선 '문자 논란'이 최대 이슈였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감사원의 서면조사를 거부한 것을 놓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관련한 '성남 FC'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유 사무총장의 문자 내용을 보면 '오늘 또 제대로 해명자료가 나갈 거다.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다'라는 것"이라며 "특히 내용을 보면 '또'라고 해서 여러 차례 대통령실과 문자를 주고 받았다고 의심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감사원에서는 단순 사실관계와 업무 절차 차원의 답변이라고 한다"며 "청와대 왕수석 실세라는 사람에게 이 문자를 보낸 건, 논란에 대해 어떤 조치를 하겠다며 사전에 대통령실에 업무 보고를 하는 격으로 들린다"고 몰아세웠다.
그러면서 "감사원은 헌법상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함에도 전 정권에 대한 표적 수사를 했고 사실상 대통령실이 배후에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따졌다.
김 의원 발언 중간에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법무부와 관련 없는 내용"이라며 제지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은 "편향적"이라며 김 위원장에게 항의했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감사원 조사, 무례한 짓"이라는 문 전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 "왕조 시대에 사는 듯한 태도가 대단히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조 의원 발언을 제지하지 않았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위원장 진행 방식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조 의원이 한 얘기는 법무부에 대한 국감과 무관한 얘기였다. 어느 야당 의원이 위원장이 균형 있게 상임위를 운영한다고 보겠나"라고 반발했다.
여야가 충돌하며 주질의 시간은 1시간 넘게 지연됐다. 오전 11시 30분쯤 본격적으로 질의가 시작되자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검사를 동원한 정치 탄압을 하고 있다며 공격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연루된 성남FC 사건 등을 거론하며 역공했다.
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서울중앙지검, 서울동부지검, 수원지검, 성남지청 등 일선 민생 사건을 해결, 처리해야 하는 검사와 수사관들을 다 정치와 관련된 탄압 수사에 동원하고 있다는 제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정치탄압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일단 (민주당이) 검수완박을 해놓으셨기 때문에 민생사건을 직접 수사하기 참 어렵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응수했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성남FC 사건을 언급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제3자 뇌물교부죄'의 법리와 굉장히 잘 들어맞는다"며 "결국 두산건설에 50억 원이 교부돼 그동안 판례를 보면 제3자 뇌물교부죄, 수수죄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이 대표와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이 공모한 것으로 공소장에 적시돼 있고 공소장에는 이 대표 이름이 33번, 정 실장 이름이 17번 나온다고 한다"며 "이 두 사람도 기소예정이라고 봐도 무방하겠나"라고 한 장관에게 물었다.
한 장관은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공정하게 판단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전 의원은 재차 "공동정범으로 기재돼 있는 이상 검찰 소환 조사를 미뤄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유 사무총장의 '문자 논란'은 장외에서도 벌어졌다. 여당 방어를 위해선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감사원 업무에 관해서는 (대통령실이) 관여하는 것은 법에도 안 맞고 또 그런 무리를 할 필요도 없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감사원의 직무상 독립성은 철저한 감사를 위해 보장되는 장치이기 때문에 거기에 굳이 (대통령실이) 그 정도 관여할 만큼의 시간적 여유도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다.
윤 대통령은 "감사원은 대통령 소속으로 돼 있지만 업무는 대통령실에서 관여할 수 없도록 헌법과 법률에 돼 있다"며 "제가 어제 기사를 얼핏 보기에는, 역시 그것(감사원)도 하나의 정부의 구성이기 때문에 보도에 드러난 언론 기사에 나온 업무와 관련해 어떤 문의가 있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반헌법적 국정농단 및 감사 농단'으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공세를 펼쳤다.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 일동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감사원을 대통령실의 부속실로 전락시킨 유착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들은 유 사무총장 즉각 해임은 물론 구속 수사까지 요구하며 "이상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반헌법적 국정농단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국정조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