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리스크' 방어냐 소통 강화냐…'당원존' 연 이재명

조채원

ccw@kpinews.kr | 2022-10-05 16:13:58

당원존 개관식 열려…첫 공식행사로 최고위 회의
당원과 접점 확대 긍정적…"개방, 상징적 의미 커"
강성 지지층 더 표면화…사법리스크 방어 비판도

더불어민주당이 5일 '당원존' 개관식을 열었다. 당원존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2층에 마련된 공간으로 이재명 대표가 전당대회 승리 직후 지시한 사항이다. 정당 중심인 당원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권익을 향상하겠다는 취지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원존' 개관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가 특유의 '대중 친화력'을 발휘해 당원과 접점을 늘리려는 시도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강성 지지층의 활동 공간이 마련되면서 민주당 고질병 중 하나인 '팬덤 정치'의 부작용이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이 대표는 당원존 개관식에서 "진정한 의미의 민주당, 당원의 당으로서 첫날"이라며 "당원들께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토론하고 어떤 정치를 만들어 낼 것인지 논의하는 좋은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개관식에는 당원 56명이 참석했다.

당 지도부는 당원존 첫 공식 행사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당원 중심으로 당을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이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민주당이 이름 그 자체처럼 국민의 정당, 당원의 정당으로 확실하게 자리잡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실질적으로 출발하는 첫 날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사전에 전자 출입증을 발급받은 당원이라면 당원존을 자유롭게 출입하며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당원청원게시판에 이어 당원 간 의견 교류나 당이 당원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경로가 넓어지는 것이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그간 일반 당원이 당사나 당직자에 접근하기 어려웠고 민주당이 집권당이 되고 나서는 특히 더 그러했다"며 "당원의 '직접 민주주의' 욕구가 커진 추세를 반영했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도 통화에서 "당원이라고 하면 모두 '이재명 팬덤'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 일반당원과 권리당원, 강성 지지층 사이의 간극이 매우 크다"며 "이들이 자연스럽게 섞여들면 민심과 당심의 괴리가 줄어드는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지금보다 더 표면화하면서 과다대표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대표는 2003년 민주당계 정당인 열린우리당이 창당했을 당시 영등포 청과물시장 폐공판장 자리를 당사로 사용했던 사례를 들었다.

그는 "주차장 안이 200~300명이 집회를 가질 수 있을 정도로 넓은 공간이었는데 당원이 당에 주인의식을 갖고 모일 수 있는 장이 있었다는 점에서, 지금이랑 비슷하다"며 "이를 통해 강경파 목소리가 지나치게 부각됐고 의원들도 이를 의식할 수 밖에 없었던 게 열린우리당이 실패한 원인 중 하나"라는 의견을 내놨다. "남들이 볼 때 개방하니 이상하게 돼간다는 소리가 나오면 안 되겠다"는 이 대표의 주문도 이를 경계한 것으로 읽힌다.

비명계 그룹에선 대통령실과 여당의 잇단 실책에 민주당이 반사 효과를 기대해 볼 만한 상황인데도 당 지지율이 여전히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를 이 대표가 당면한, '사법리스크'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있다.

그런 만큼 이 대표가 수사망을 좁혀오는 검경에 맞서 '개딸(개혁의 딸들) 편 들어주기'로 방어세력 구축에 나선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 대표가 압박을 받을수록 당 안팎에서 여론을 형성하는데 강성 지지층이 많은 도움이 되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사를 당원에게 개방해 달라는 건 애초에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 개딸들의 요구사항이었기도 하다.

김 대표는 "이 대표가 당원의 절대적 지지를 받아 당선됐기에 '사법 리스크 방어'란 해석들이 나오는 것 같다"며 "어쨌든 당원 중심으로 뭔가를 하려는 것은 당 운영 차원에선 좋지만 중도 확장에는 불리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최 원장도 "당원존 개방으로 민주당이 일반 국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서야 한다. 강성 지지층의 활동력이 확장해 후과가 더 클 경우 중도층이 이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