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시절로 돌아가려 하나"…법사위 국감 달군 윤 대통령 '막말 논란'
장은현
eh@kpinews.kr | 2022-10-04 16:43:17
감사원의 문 전 대통령 조사 놓고 與 "피조사자로 다루면 돼"
野 "감사원, 정치 의도 갖고 전방위적으로 감사…정치 탄압"
'신당역 사건' 관련 양형 기준·피해자 보호 조치 등 문제제기
여야는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감사원의 문재인 전 대통령 조사 통보를 놓고 충돌했다.
윤석열 대통령 해외 순방 당시 '비속어 논란', 윤 대통령을 주제로 한 만화 등과 관련해선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스토킹 범죄 양형 기준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점, 피해자 보호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점 등이 지적됐다.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이날 오후 법사위 국감에서 김상환 법원행정처장에게 '감사원의 감사 대상'을 언급하며 문 전 대통령 조사 통보가 적절한지 질의했다.
김 의원은 "감사원이 문 전 대통령,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무차별적 정치 탄압 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문 전 대통령을 조사하겠다는 감사원 주장을 살펴보면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이 아닌 국회는 물론 대법원장, 대법관도 대상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감사원이 감사원법 50조 1항에 근거해 문 전 대통령을 조사하겠다는 것 같다"며 "51조에 따르면 조사 요구를 받고도 따르지 않을 시 1년 이하 징역, 1000만 원 이하 벌금이 법률로 규정돼 있다. 감사원의 일방적 요구라도 따르지 않으면 형사 소송, 형사 처벌까지 갈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감사원이 이 조항을 근거로 대법관에 관해 협조 요구, 즉 서면 조사나 출석을 요구할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김 처장은 "제가 처장으로 있는 동안 그런 상황을 경험하지 못해 가정적 질문에 답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법 취지에 따라 직무감찰 대상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감사원법에 따른 요구라면 꼼꼼히 따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감사원법 50조 1항에는 "감사원은 필요한 경우에는 이 법에 따른 감사대상 기관 외의 자에 대하여 자료를 제출하거나 출석하여 답변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51조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명시돼 있고 해당 사항으로 △ 이 법에 따른 감사를 받는 자로서 감사를 거부하거나 자료제출 요구에 따르지 아니한 자 △ 이 법에 따른 감사를 방해한 자 등이 제시돼 있다.
국민의힘 간사인 정점식 의원은 "지난 2016년 11월 문 전 대통령께서 SNS에 '박근혜 대통령이 검찰을 부정하며 조사 거부했네요. 대통령으로서 검찰 진실 규명에 협조하겠다는 게 아니라 철저하게 피의자로서 방어권 챙기겠다는 거죠'라는 글을 올렸다"며 문 전 대통령을 저격했다.
정 의원은 "감사원도 전직 대통령이라고 예우할 게 아니라 그냥 피조사자로 다루면 된다"며 "즉각적 강제 조사를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주혜 의원도 문 전 대통령이 감사원 통보를 받고 "무례한 짓"이라고 말한 데 대해 "무례하다고 화낼 게 아니라 성실하게 (조사에) 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민주당 최강욱 의원은 윤 대통령 비속어 논란 문제를 들고 나왔다. 최 의원은 "윤 대통령의 미국 방문 중 있을 수 없는 욕설 파문이 일었다"며 "국민 여론조사 결과 60%가 '날리면'이 아닌 '바이든'이라고 들었다.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은 비속어가 대한민국 국회 야당을 상대로 한 말이라고 말했다"고 꼬집었다.
최근 한국만화축제에서 윤 대통령을 풍자한 그림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가 경고를 한 것도 문제 삼았다. 김 처장은 "(만화 관련해) 아무런 정보가 없지만 국가 권력에 대한 국민의 비판은 표현의 자유"라고 답했다.
최 의원은 "(정부와 여당은) MBC의 방송 자유를 심각하게 옥죄고 있는 것"이라며 "숨쉴 곳도 남겨두지 않는다. 전두환, 노태우 시절로 돌아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고 따졌다.
신당역 사건과 관련해선 가해자 감형 사유, 피해자 보호를 위한 대법원 예규 미비 등이 언급됐다. 민주당 이탄희 의원은 "'10년 동안 연인관계였다', '혼인관계였다.' 실제 스토킹 범죄 판결문에 감형 사유로 명시돼 있는 이유들"이라며 "이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신당역 사건 때 가해자가 고소된 뒤 검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영장실질심사에서 기각됐는데 영장 심사가 이뤄진다는 것을 피해자에게 통보하지 않았고 기각됐다는 것도 통보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예규에 구멍이 있기 때문"이라면서다.
박주민 의원은 '가해자 조건부 석방제'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신당역 가해자는 구속되지 않았다"며 "법원으로서는 불구속 재판 원칙이 있다 보니 쉽게 구속을 결정할 수 없다. 그래서 최근 구속할 때 '피해자에 대한 접근 금지' 등 조건을 달아 석방한 뒤 어기면 바로 구속시켜버리는 제도를 도입해 구속 판단의 유연성을 높이자는 얘기가 나온다"고 주장했다.
김 처장은 이, 박 의원 질문에 "취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부족한 부분이 있는지 잘 살피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법사위 국감은 오전 10시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양당이 피켓 시위로 신경전을 벌여 약 한 시간 가량 늦게 시작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정치탄압 중단하라!"라고 적힌 피켓을,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쟁국감 NO 민생국감 YES"라고 쓰인 피켓을 부착했다. 여야 간사 협의를 통해 피켓을 거두기로 합의한 뒤인 10시 50분에 개의됐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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