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홍균 칼럼] 디지털 대전환, 위기를 넘어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UPI뉴스

| 2022-10-03 16:52:18

세계는 디지털 전환이라는 패러다임 변화와 마주한 상황
코로나19, 인류를 온라인,비대면, 가상공간으로 이끌어
미래 질서는 변화 주도 국가, 사람 중심으로 새롭게 형성
위기 극복하고 도약할 힘의 원천은 인재양성, 연구개발

복합적 도전과 위기에 둘러싸여 있는 지금 다시 돌아보면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도화선이 된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는 오히려 작은 위기였다는 생각이 든다.

지구를 휩쓴 코로나19라는 글로벌 공공보건 위기, 핵심 자원 생산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과 신냉전 및 각국의 경제패권경쟁, 에너지 위기로 인해 초래되는 기후변화 대응노력 지체 우려, 1970년대에나 보았던 높은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긴축 통화정책으로의 급선회 및 글로벌 경제의 급격한 변동성 등 평상시 하나만도 감당하기 힘들 요인들이 한꺼번에 닥친 형국이다.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유형의 보건, 정치, 자연, 경제 문제 등이 동시에 얽혀 그 파장이 인류의 삶을 뒤흔드는 국면을 과거에 접한 적이 있었던가. 마치 인류 공동체의 역량을 테스트하는 듯한 상황이다.

그러나 역사를 돌아보면 위기와 혼돈 속에서도 새로운 변화와 기회의 싹은 늘 움트게 마련이다. 내일을 위해 오늘 작은 것을 시작하는 노력은 언제나 개인의 발전과 역사의 진보를 이루는 빛나는 행동 규범(code of conduct)이었다.

지난달 16일 고려대가 주최하고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참석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주제로 한 워크숍, 이어 21일 미국 뉴욕대가 주최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디지털 비전 포럼에서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시대 변화의 이니셔티브를 모색하려는 동시대 각국 지식인과 정치인의 진일보한 인식 및 노력의 일단을 본다.

돌이켜 보면 18세기 중후반 시작된 산업혁명, 20세기 중반 IC 집적회로의 등장으로 시작된 정보기술(IT) 혁명에 이어 지금 인류가 맞이하고 있는 대전환기의 핵심 흐름인 디지털 혁명은 경제와 사회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지대하고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 할 수 있다. 학계와 현장 전문가 등이 머리를 맞대며 이러한 문명사적 변화를 직시하고 선도해 나가기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하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할 뿐만 아니라 변혁기의 동시대 지식인에게 요구되는 선구자적 역할의 하나라고 본다.

지금 인류는 디지털 전환이라는 커다란 패러다임의 변화와 마주하고 있다. 특히 2020년 초 이후 전 세계로 확산된 코로나19는 인류의 생활을 온라인과 비대면, 그리고 가상공간으로 이끌었다. 아울러 비즈니스와 산업의 패러다임을 디지털 방식과 구조로 가속적으로 변화하도록 만들고 촉진하는 결정적 모멘텀을 제공했다.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첨단기술이 인류의 일상과 산업 전반을 완전히 바꾸는 실로 혁명적인 변화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미래 질서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주도하는 국가나 사람들을 중심으로 새롭게 형성될 것임은 자명한 이치라 하겠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거대한 변혁의 물결에 직면한 가운데 한국은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한 최고의 통신 기술 보유국이며 앞으로도 인공지능, 6G, 메타버스 등 새로운 기술혁신을 주도해 나가는 역동적 과정에 있다. 디지털은 우리에게 미래의 먹거리이자 디지털 패권(digital supremacy) 국가로의 도약을 넘볼 수 있게 하는 야심찬 도전이며 새로운 기회의 영역이라 할 수 있다.

디지털 혁신은 제조업과 금융업 등 각 산업에 접목되어 생산성과 부가가치의 혁신을 가져오고 산업의 선진화와 고도화를 촉진할 것이다. 주요 미래전략산업의 초(超)격차 확보를 견인하고 바이오, 디지털 헬스, 보건의료, 탄소중립 등의 글로벌 기술혁신 중심국으로 도약하는 데 큰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러한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 디지털 주도의 시대에 인재양성과 연구 생태계 육성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진정한 위기는 인재양성의 차질과 연구 생태계 육성의 미흡에서 초래되는 위기이다.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대내외적 복합 위기를 극복하고 도약을 이룰 수 있게 하는 본질적이고 궁극적인 힘의 원천은 인재양성과 연구개발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발표한 2022년 세계 디지털 경쟁력 평가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인재양성 부문에서 평가대상 63개국 중 33위로서 지난해 대비 7계단 하락했고 규제여건 부문은 지난해와 같은 23위에 머물렀다. 인재양성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데 더하여 연구 생태계의 자율성과 창의성도 답보 상태에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평가지표들이 아닐 수 없다.

로마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듯 현대의 로마격인 디지털 패권국으로의 도약이 단숨에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긴요한 인재양성과 연구 생태계의 육성에 산학연(産學硏)이 힘을 한 데 모으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및 입법부가 여기에 신선한 자양분과 활력소를 공급하기 위해 정책과 제도 면에서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

빠르게 다가오는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에는 일상생활, 산업과 경제는 물론 문화와 예술, 안보와 국방에 이르기까지 국민의 삶과 한 나라의 명운이 디지털 연구개발 역량과 글로벌 비교우위 경쟁력에 달려 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진정한 위기는 인재양성과 연구개발의 위기에서 비롯됨을 직시해야 한다. 그러한 인식과 위기에 대한 철학을 지니고 디지털 패권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이니셔티브와 열정을 발휘해야 한다. 때마침 한미 양국의 유수 대학이 금년 9월중 연달아 주최한 디지털 전환을 주제로 한 선도적인 논의의 장을 계기로 당면한 위기를 넘어 도약으로 향하는 내일을 위한 뜻깊은 오늘이 시작되었으리라 믿는다.

 

▲ 조홍균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부원장

조홍균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부원장, 미 워싱턴대 법학박사(J.D./J.S.D., 법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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