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기 예고' 반도체, "미래 준비는 지금이 적기"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 2022-09-20 17:26:01

경기 불황에 미중 갈등까지…반도체 '혹한기' 예고
불황보다는 호황에 방점…시설투자·연구개발 총력

글로벌 경기 침체와 수요 위축으로 반도체 시장에 한파가 예고된다. 3분기 실적 하락은 물론 반도체 불황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은 공급망 불안 이슈까지 제기한다. 미국과 중국 어느 쪽이라도 관계가 어긋나면 기업들은 경제적인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같은 반도체 '혹한기'를 오히려 미래를 준비하는 시기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연구개발(R&D)과 시설 확충에 매진, 다시 찾아올 호황에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경기 불황에 미중 갈등까지…반도체 '혹한기' 예고

반도체 시장의 한파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이미 예고했던 난제다. 지난 2분기 실적발표회(컨퍼런스콜)에서 두 기업 모두 경기 불황을 강조했다. 심지어 매출 목표의 하향 조정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수요 둔화로 인한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2024년까지도 불황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당장 하반기 영업이익에 빨간불이 켜졌다.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하반기 D램(RAM)과 낸드플래시(NAND) 출하 감소와 가격하락이 당초 예상보다 커져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스마트폰, PC 등 IT 제품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탓이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하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2% 감소한 23.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당초 예상치인 25.6조원보다도 약 10% 내려간 수치다.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하락이 이어지며 증권사들의 목표가도 하향 조정됐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평균 18.73%, SK하이닉스는 14.37% 목표가가 내려갔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반도체 업계를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미국의 중국내 첨단 반도체 설비 제재가 아직까지는 비메모리 분야인 시스템반도체에 한정돼 있지만 불똥이 다른 분야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삼성전자(낸드플래시)와 하이닉스(D램, 낸드플래시)는 중국에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두고 있다.

불황보다는 호황에 방점…"다가올 10년 대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불황보다는 돌아올 호황기에 방점을 찍고 이를 대비한다는 구상이다. 경기 반등 시점이 되면 바로 제품을 찍어낼 생산 공간 확보가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SK하이닉스는 다음달부터 충북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약 6만 ㎡ 부지에 신규 반도체 생산 공장 M15X(eXtension)를 건설한다. 완공 시점은 2025년이다. 투자 금액은 총 15조 원에 달한다.

박정호 부회장은 "위기 속에서도 미래를 내다본 과감한 투자가 있었기에 SK하이닉스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다가올 10년을 대비해야 하고 M15X 착공은 미래 성장기반을 확보하는 첫걸음"이라고 설명했다.

▲ 충북 청주 흥덕구 SK하이닉스 청주공장 단지도 [SK하이닉스 제공]

삼성전자도 당면 현안으로 평택 반도체 공장의 4라인 증설과 미 텍사스주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 신축을 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7일 평택 공장 3라인에서 D램 생산을 시작한 데 이어 4라인 증설도 공식화했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서는 최근 파운드리 공장 건립을 위한 기초공사에 착수했다.

평택 공장의 4라인은 2023년, 테일러시의 파운드리공장은 2024년 가동이 목표다.

원가 낮추고 경쟁력 갖추려면 연구·개발이 필수

연구·개발은 반도체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매진하는 분야다. 원가를 낮추고 미래 기술을 선점해야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메모리 시장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이 부분에서 예외일 수 없다.

메모리 분야는 선두지만 파운드리(위탁 생산)는 TSMC에 크게 뒤지는 삼성전자는 이 분야 경쟁력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파운드리 공장과 팹리스(반도체 설계) 분야 핵심 기술을 보유한 영국 ARM 인수설이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복권 이후 행보에서 연구개발과 미래 기술 선점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해 왔다. 그의 첫 공식 행사는 경기도 용인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차세대 반도체 R&D단지' 기공식 참석이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기술을 통해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지속성장 역량"을 주문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동안 2조4080억 원을 연구개발비로 집행했다. 2021년 한해 동안 4조450억원을 투자한 것과 비교하면 벌써 20% 가까운 증액이 이뤄진 셈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D램의 미세공정을 줄이고 낸드플래시는 디스크를 쌓아야 시장에 대응할 수 있다"며 "2011년 이후 연구 개발비는 매년 상승했다"고 밝혔다. 

삼성증권 황민성 애널리스트(팀장)은 "경기 불황이 오면 대부분의 기업들이 생산과 투자를 줄이는 게 일반적이나 고객을 잡으려면 공장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며 "기업들이 미래를 대비하는 전략으로 연구개발과 시설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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