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훈 "유능함·반성 부족했던 민주당, 민생해결로 신뢰 회복해야"
조채원
ccw@kpinews.kr | 2022-09-08 17:28:11
'쌀값 정상화' 대책 野 입법과제로…정부 선제적 노력 촉구
"쌀값은 단순히 수요·공급이 아닌 정부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비축, 격리하느냐가 가격을 결정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정훈 의원은 국회에서 농촌·농민의 입장을 적극 옹호하고 대변하는 의원 중 하나다. 신 의원은 8일 UPI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헌법과 법률은 농수산물의 수급균형, 가격안정 도모에 대한 정부의 책무를 강조하고 있지만 정부는 그 책임을 농협, 농민에 떠넘기고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산지 쌀값(20㎏당)은 지난달 25일 기준 4만1836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5만5333원) 대비 24.39% 하락했다. 추석을 앞두고 재고분 쌀이 넘쳐나는 상태에서 햅쌀까지 출하돼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하락폭은 45년 만에 최대다. 소비 감소와 경기 침체, 글로벌 공급망 불안으로 물가가 급등하는데 쌀값만 계속 떨어지는 상황은 농민, 농촌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호남이 선거 때마다 민주당에 압도적 지지를 보냈음에도 지역 민생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과 능력이 부족했다는 얘기다. 지역민의 삶과 미래를 책임져달라는 기대에 민주당이 부응하지 못한 데 따른 실망감이 8·28 전당대회에서 호남의 저조한 투표율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신 의원은 "쌀 소비는 농민의 이익을 넘어 식량안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회 농해수위 위원이자 당 쌀값정상화 태스크포스(TF)팀장도 맡은 그는 "쌀은 식량주권 확보의 핵심이자 5200만 국민의 주식으로 사실상 공공재"라며 "정부는 적극적인 쌀값 정상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신 의원과의 일문일답. 서면과 전화 인터뷰가 진행됐다.
―기존 쌀값정상화 대책엔 어떤 문제가 있나.
"정부가 쌀값 안정을 위해 더 선제적,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쌀값이 떨어지면 사후조치하면 된다는 듯한, 정부 인식이 바뀔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정부는 올해 세 차례(2월·5월·7월) 2021년 생산한 쌀 37만t을 시장 격리했다. 이미 지난해 11월 중순에 쌀 최종생산량 발표로 초과생산량이 시장격리 발동 요건 이상이라는 게 확정됐는데 지난 1월말에야 1차 시장격리가 추진됐다.
시장격리에 소요된 예산은 8489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런데 예산은 예산대로 들고 폭락세는 계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예상가격 이하로 응찰한 농민이 우선 입찰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최저가 입찰' 방식 역시 쌀값 하락을 부추기는 원인이다.
쌀값이 떨어진 뒤 시장격리를 하거나 직불금(벼농사를 짓는 농가의 생계를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주는 보조금)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쌀 생산조정제 등 선제적 조치를 통해 가격 자체를 안정시켜 농촌 소득 기반을 다지는 게 더 중요하다. 시장격리는 쌀값 하락 우려에 대한 대응책인 만큼 격리가 필요 없는 토대를 만드는 게 근본적 대안이다."
―대표발의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민주당 정기국회 22대 민생 입법 과제에 포함됐다. 그 내용은.
"크게 △수확기 시장격리와 공공비축미 방식 매입 △쌀 자동시장격리제 △선제적 쌀 생산조정 재개와 예산 확보 추진 세 가지다.
수확기(10~12월)에 선제적 시장격리를 실시해 시장에 '쌀값 안정'이라는 명확한 시그널을 줘야 한다. 쌀을 매입할 때도 최저가 입찰 방식이 아닌 공공비축미 방식, 즉 전국 평균 산지 쌀값 환산 가격을 적용하는 방안을 법률에 명시하는 내용도 있다. 기존 방식인 최저가 입찰을 확실히 막을 필요가 있다. 정부의 자의적 판단에 의한 게 아니라 일정 기준 충족시 쌀 시장 격리가 자동적으로 이뤄지는 '쌀 자동시장격리제'도 담았다.
현재는 사업 중단 상태인 쌀 생산조정제도 들어있다. 문재인 정부 3년 동안(2018∼2020) 시행했던 논타작물재배지원사업에서 약 7만 7000ha의 생산조정을 통해 40만t 사전 시장격리 효과가 발생했다. 농가소득 증가, 콩 등 식량안보 취약품목 자급기반 확충에 도움이 되는 데다 시장격리 비용의 4분의 1도 안 되는 예산으로 할 수 있는 일이다."
―2년간 전남도당위원장으로 활동하게 됐다. 호남에서의 저조한 투표율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호남은 민주당에 심장과 같은 지역이다.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도 호남은 민주당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그러나 최근 호남의 당원, 지지자들의 무관심은 민주당이 이러한 호남의 지지에 제대로 보답하지 못한데서 오는 실망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잇단 선거 패배에도 반성과 혁신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 부족했다. 다수당, 그리고 야당으로서의 역할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민주당이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자 붕괴, 전남도의 도민들이 겪고 있는 쌀값 하락같은 민생 문제나 지역 소멸 문제에 제대로 응답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는 의미다."
―민주당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능력 있고 선명한 야당이 돼야 한다. 지역민들의 삶과 미래를 책임지는 민주당으로 거듭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의미다. '제1당' 민주당은 지금 기득권과 특권의식에 갇혀있다는 인상을 준다. 18대 국회에서 80석으로도 야당 역할을 해냈던 부지런함, 치열함으로 재무장해야 한다."
―검찰의 이재명 대표 기소에 대한 생각은.
"이재명 대표를 흠집 내고 망신 주려는 의도로 명백한 야당 탄압이다. 막강한 권한을 가진 검찰이 수사에 중립성을 지키기보다는 무리한 수사와 기소를 한 사례가 적지 않다고 본다.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 의혹에 대해서는 제대로 수사도 하지 않고 줄줄이 무혐의 결정이 나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윤석열 검찰공화국의 정치보복에 강력히 맞서야 한다는 당의 입장과 같이 한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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