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힘든 추석…檢 전방위 수사에 '사법 리스크'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09-08 10:34:15
선거법 위반혐의, 기소·벌금따라 후폭풍 거셀 것
野 "이화영·쌍방울 수사, 李 변호사비 대납 겨냥"
李 당권·대권 유리한 고지…10여건 의혹이 걸림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8일 서울 용산역에서 귀성객을 만나 추석 인사를 전했다. 박홍근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함께했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어려운 시기다. 얼마나 (국민들이) 힘드시냐"며 "그래도 온 가족이 따뜻한 추석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귀성객과 달리 이 대표에겐 '춥고 힘든 추석'이 예상된다. 검찰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되는 있어서다. 부인 김혜경 씨도 수사받고 있다. '사법 리스크'에 대한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 대표 의혹은 10여건에 달한다. 공직선거법 위반과 대장동·백현동 특혜, 변호사비 대납, 성남FC 후원금 등이다. '검풍(檢風)'에 대한 대처·고민이 이 대표 추석 밥상머리를 채울 공산이 크다.
발등의 불은 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 사건이다. 이 대표는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인지 여부와 백현동 부지 용도변경 관련 국토교통부 '압력' 발언 등으로 고발됐다. 대선후보 시절인 지난해 언론 인터뷰와 국회 국감 등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은 이 대표의 서면 답변서와 압수수색 자료 등을 검토해 기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 대표가 기소되면 거센 후폭풍이 불가피하다. 민주당은 지난달 25일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하되, '정치 탄압' 판단시 당무위 의결을 거쳐 구제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선거법 위반은 부정부패와 거리가 멀어 직무정지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대장동 등 다른 의혹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중이다. 이 사건들과 관련해 이 대표가 기소되면 개정안 적용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돼 법원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100만 원 이상 형이 확정되면 상당한 혼란이 뒤따를 전망이다. 거액의 선거보전금 반환 문제에다 이 대표의 의원직 상실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벌금 100만 원 이상이 나와도 의원직 상실 대상은 아니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그러나 '의원직 상실 대상'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의원이 법률에 규정된 피선거권이 없게 되었을 때는 퇴직한다'는 국회법(136조 2항) 규정 때문이다. 벌금 100만 원 이상 확정 시 이 대표는 선거법에 따라 피선거권을 잃는다. "이럴 경우 국회법에 따른 퇴직 대상이 된다"는 게 선관위 입장으로 알려졌다.
장예찬 청년재단이사장은 지난 6일 라디오에서 "추석 밥상에는 '이 대표가 기소돼 100만 원 이상이 나오면 의원직도 상실이고 당대표도 못한다, 400억 이상(434억7000만 원)의 선거보전금을 민주당이 대신 갚아야 한다'는 등의 이슈들이 오르내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이 쌍방울 그룹측으로부터 1억여 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이화영 킨텍스 사장을 수사 중인 것도 악재다.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 의원 출신인 이 사장은 이 대표 '측근'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이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지냈다. 쌍방울은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된 기업이다.
이 사장 수사는 대장동과 이 대표의 연계 의혹도 재부각하고 있다. 이 사장 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낸 이한성 씨가 소환돼서다. 지난해 9월 이 씨는 대장동 사업을 주도한 화천대유와 자회사 천하동인 1호 경영진으로 참여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한성-이화영-이재명 고리'가 1년 만에 다시 도마에 오른 모양새다.
민주당은 검찰 칼끝이 이 대표에게 맞춰져 있다고 단정하는 분위기다. 박성준 대변인은 라디오에 출연해 "이 사장 관련 사건과 이 대표 경기지사 시절에 있었던 내용을 연관지으려고 수사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조응천 의원은 "이화영 전 부지사가 (쌍방울로부터) 법인 카드를 받아 오랫동안 썼다고 한다면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런 걸 매개 고리로 해서 쌍방울의 (이 대표) 변호사비 대납사건에 대한 수사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 기소 여부를 앞두고 총력 방어와 대여 공세를 병행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살아있는 권력의 죄는 덮고 야당에 대해서는 없는 죄도 만들어내기 위해 바닥 긁기도 모자라 땅끝까지 팔 기세"라고 성토했다. 당 '윤석열 정권 정치탄압대책위'는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을 찾아 '항의 농성'을 했다.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국정조사'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김건희 특검' 회의론도 나왔다. 조응천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칼은 칼집에 있을 때 더 무서워 보이는 법인데 이것을 꺼내버렸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가 10여건의 의혹과 관련해 기소되고 재판받는 과정에서 일부가 사실로 확인되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잖다. 이 대표는 범진보 진영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독주하며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또 확고한 친정 체제로 '이재명의 민주당'을 지휘하고 있다. 하지만 '사법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는 한 당권·대권 고지는 언제 위협받을지 알 수 없다.
이 대표는 전날 밤 트위터에서 개딸(개혁의 딸) 등 지지자들과 소통하며 "아무래도 가장 바쁜 추석이 될 것 같다"고 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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