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쇄신 尹, 지지율 오를까…'김건희 리스크'가 문제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09-07 10:32:29

"포항 참사 밤잠 못이뤄…특별재난지역 선포 빨리"
대통령실 대규모 개편도…지지율에 도움되나 한계
'이준석 리스크' 악재…金 여사 논란, 더 큰 걸림돌
배종찬 "보석 이슈 타격…尹지지 주부층 대거 이탈"
"尹, 직접 해명·수사자청 등 결자해지해야" 당기류

윤석열 대통령은 7일 "포항에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침수된 차량을 꺼내기 위해 주민들이 들어갔다가 참사를 겪게 돼 정말 대통령으로서 밤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입은 포항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선포 방침을 밝히며 밤새 가슴 졸였던 심정을 알렸다.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태풍 피해상황 긴급점검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이어 "최대한 빠르게 절차를 밟아 선포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재난 지원에 필요한 특별교부금 등 즉각 조치할 게 있으면 하겠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인적 개편과 관련해선 "그 얘기는 오늘 언급하지 않겠다. 태풍과 관련해서만 질문해달라"고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은 또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에 무한책임을 진다는 각오로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모든 국민들께서 완전한 일상 회복에 이를 때까지 제가 직접 모든 상황을 챙기겠다"고 했다. 회의후엔 포항을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태풍을 전후해 범정부 차원의 사전 대비와 피해 대처 등을 진두지휘하며 민생을 챙기는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5일 밤부터 귀가하지 않고 집무실과 지하 벙커인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오가며 24시간 비상대기 체제를 이틀 간 유지했다.

윤 대통령의 '민생 모드'는 시원치 않은 지지율을 올리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국가적 재난을 수습하고 국민 안전을 지키는 건 지도자의 중요한 책무다. 잘하면 민심을 얻을 수 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과잉 대비가 피해보다 훨씬 좋다"고 호평했다.

윤 대통령은 여름 휴가 복귀 일성으로 "국민의 뜻을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다짐한 뒤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출근길 문답에서 정제된 발언으로 메시지를 관리했다. 실언이 줄어 자책점은 거의 사라졌다. 하지만 지지율은 정체 또는 하락했다.

알앤써치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34.1%를 기록해 전주와 같았다. 리얼미터가 전날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지지율은 32.3%로, 전주 대비 1.3%포인트(p) 떨어졌다. 3주 연속 오르다 4주 만에 하락했다.

알앤써치 조사는 뉴스핌 의뢰로 지난 3~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리얼미터 조사는 지난달 29일∼지난 2일 전국 18세 이상 251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각각 ±3.1%p, ±2.0%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대통령실 개편도 지지율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능력·자질 논란이 제기된 참모진을 대거 물갈이하는 건 '쇄신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소통·여론 존중'으로 비친다.

대통령실은 정무·시민사회수석실 중심으로 대규모 인적 개편을 단행했다. 정무1·2비서관이 물러났고 50여 명의 행정관급 이하 실무진은 사직을 권고받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번 개편이 집권 초기 '인사 난맥상'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잘한다 해도 주변에 악재들이 있으면 지지율 반등이 쉽지 않다. 국민의힘 내분을 확대재생산하는 '이준석 리스크'가 대표적이다. 리얼미터 배철호 수석전문위원은 "이 전 대표가 윤 대통령과 '윤핵관'을 동시 겨냥하고 당이 맞대응하는 모양새가 반복되면서 대통령 지지율은 당분간 저점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준석 리스크'보다는 '김건희 리스크'가 더 큰 문제라는 의견이 앞선다. 인사이트케이 배종찬 연구소장은 통화에서 "여론조사 응답자를 직업별로 보면 안정 지향의 전업주부가 20%를 차지하는데, 이 계층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했다"며 "윤 대통령 지지율이 대선 득표율인 40%대 후반일 때 주부층 지지율은 65%가량이었는데, 최근 35%~40%로 거의 반토막났다"고 진단했다.

지난 2일 발표된 리서치뷰 여론조사(지난달 30, 31일 1000명 대상 실시)에선 전업주부의 윤 대통령 지지율은 38%로 나타났다. 

배 소장은 "김 여사 관련 논란, 특히 '보석 이슈'가 큰 타격을 줬다"며 "윤 대통령을 지지했던 주부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며 많이 돌아섰다"고 진단했다. 그는 "보석을 재산신고에서 누락한데다 샀다고 하면 될텐데, 빌렸다며 변명하는 인상을 준 것이 잘못"이라며 "법과 원칙을 공언한 윤 대통령 이미지와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김 여사의 장신구 신고 누락 의혹을 거듭 제기하며 윤 대통령을 검찰에 고발했다. 추석 연휴 전 '김건희 리스크'를 부각해 '반여 민심'을 자극하겠다는 의도다.

당 내에선 김 여사 악재는 결국 윤 대통령이 해결해야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그러나 김 여사에 관해선 윤 대통령이 철저히 침묵으로 일관해 지지율이 30%대 이하 박스권에 갇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직접 김 여사 논란을 소상히 해명하는 방식으로 국민과 소통하며 이해를 구하려는 태도가 중요하다"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수사를 요청하며 강한 의지를 보일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