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이재명 "친문·친명 지지그룹 같아"…당 통합에 주력

조채원

ccw@kpinews.kr | 2022-08-29 17:32:38

李, 새 지도부와 文 사저 찾아 1시간 환담
文, 李에 "1% 품고 가야 민주당 확장" 조언
첫 인사 대표비서실장·대변인에 모두 친명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신임 대표와 새 지도부가 29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대표·최고위원 경선 과정에서 친명·비명 간 계파 갈등이 불거진 데다 "친명 지도부가 완성됐다"는 지적이 나오자 당 통합 행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 문재인 전 대통령이 29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사저 앞에서 예방 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 두번째) 등과 함께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는 이날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뒤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만났다. 두 사람이 대면하는 것은 지난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 이후 처음이다.

박홍근 원내대표와 고민정, 박찬대, 서영교, 장경태, 정청래 신임 최고위원 전원이 양산행에 동행했다. 당 대변인으로 내정된 박성준 의원과 양산이 지역구인 김두관 의원도 함께 했다.

이 대표 일행이 사저 앞에 도착하자 문 전 대통령이 계단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갈색 개량 한복 상의와 회색 바지 차림의 문 전 대통령은 밝게 웃으며 이 대표에게 악수를 건넸고 이 대표는 고개숙여 인사했다. 문 전 대통령은 최고위원들과도 차례로 인사한 뒤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 일행은 사저로 들어선 후 60여분 간 환담을 나눴다.

이 대표는 환담 후 기자들에게 "(문 전 대통령께서) '축하한다'는 덕담을 해주셨고 우리 민주당이 앞으로 갈 길에 대해서도 조언해주셨다"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박성준 대변인은 환담 후 브리핑에서 "문 전 대통령께서 '친명(친이재명), 친문(친문재인) 그룹이 같다'고 말했고 이 대표도 '문재인 지지 그룹과 저를 지지하는 그룹이 같다'고 말했다"며 "최고위원들도 덕담으로 '우리 모두 친문이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이 일신하고 패배주의에서 벗어나서 이기는 정당으로 가야 하지 않겠느냐. 그러기 위해선 혁신하고 통합하고 확장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요즘 정부여당이 잘하고 있지는 못한 것 같다"며 특히 경제가 점점 어려워지고 전망만 어둡게 됐는데 민주당이 대안을 마련하는 정치로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당내 계파 갈등을 의식한 듯한 발언도 나왔다. 박 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께서 99%가 우리가 같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데에서 공유하고 있는데, 1% 정도 경쟁이 생겼을 때 앙금이 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며 "그러다보니 갈등이 좀 부각되는 면이 있는데 그래도 정치는 1%를 품고 가야만 민주당이 확장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포용을 통한 당내 통합을 주문한 것이다. 최고위원들도 "친명, 친문그룹이 같기 때문에 '명'자와 '문'자를 따서 '명문정당'을 만드는 것이 민주당이 가야할 길"이라고 호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에 직면했던 이 대표는 계양을 보선 출마와 당의 지방선거 패배, 당권 도전을 두고 번번이 친문계 반발에 부딪혔다. 전대 과정에서도 전대룰과 당헌 개정 등을 둘러싼 계파 갈등이 격화했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77.77%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된 데다 친명계 최고위원들이 대거 지도부에 입성한 만큼 당의 통합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크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첫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압도적인 지지로 당대표로 선출해주신 당원,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리면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우리 국민과 당원의 뜻은 통합하고 단결해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또 국민의 삶을 책임지라는 뜻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지명직 최고위원 2명과 비서실장,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등 주요 당직 인선을 놓고 "통합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인선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대표는 당대표 선출 직후 최고위원 간담회를 거쳐 천준호(초선, 서울 강북을) 의원을 대표비서실장에, 박 의원을 대변인에 내정했다. 두 사람은 지난 대선 경선 때부터 이 대표를 도운 친명계로 분류된다. 통합을 위한 '탕평 인사'와는 거리가 멀다.

주요 당직 인선을 통해 '사당화' 우려를 불식하고 '친문 껴안기' 의지를 드러내야 할 만큼 이 대표도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변인은 최고위원회 후 기자들에게 "오늘 추가 인선은 없다"고 공지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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