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참았다"…돌아온 이재용·신동빈 광폭 공개 행보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 2022-08-25 16:37:09
8·15 특별사면으로 경영 현장으로 돌아온 이재용 삼성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이 광폭의 공개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두 사람은 2019년 형 집행 확정 후 오랜 시간 공개 움직임을 자제해 왔다. 취업 제한 규정에 걸려 정상적인 경영 참여도 불가했다.
8월 15일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경영 족쇄를 풀고 사업장을 직접 찾아가 직원들과 만나는가 하면 앞으로의 경영 방향도 공식화하고 있다. 2년 넘게 가려졌던 일정들도 속속 모습을 드러낸다.
이재용·신동빈, 국내외 사업장서 현장 소통
이 부회장은 지난 19일 경기도 용인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차세대 반도체 R&D단지' 기공식 참석을 시작으로 잇따라 사업장을 방문하고 있다.
그는 기공식 참석 후 경기도 화성캠퍼스와 반도체연구소를 연이어 방문하며 직원들을 만났고 24일에는 서울 강동구 상일동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를 찾아 임직원들과 대면 소통했다.
사업장을 찾은 이 부회장은 구내 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구내 어린이집에서는 보육교사 및 어린이들을 낮은 자세로 만나기도 했다.
집행유예 상태에서 사면복권된 신동빈 롯데회장도 공식 행보를 시작했다.
사면 후 줄곧 일본에 머물렀던 신 회장은 롯데건설이 베트남 호찌민의 신도시 '투티엠'에 건설 예정인 '에코스마트시티' 착공식 참석차 이달 말 베트남으로 향한다.
에코스마트시티는 총사업비가 9억 달러(약 1조1700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개발 사업이다. 5만㎡(연면적 68만㎡) 부지에 지하 5층~지상 60층 규모의 복합단지를 짓고 이 곳에 쇼핑몰과 금융시설, 호텔, 아파트 등을 입점시킬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2017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중국과 멀어진 상황에서 베트남을 주요 전략 거점으로 잡고 있다. 버거 프랜차이즈인 롯데리아를 시작으로 1998년 베트남에 진출했고 현재 롯데마트, 롯데호텔, 롯데면세점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재용 "반도체, 미래기술, 현장"…신동빈 "중기와 상생"
공개 행보 속에 그룹의 주요 사업 방향도 드러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던진 키워드는 반도체와 미래 기술 선점, 현장이었다. 그는 삼성의 핵심 경쟁력으로 반도체를 지목했다. 국내외에 던져진 난제를 해결할 방책으로는 미래 기술 개발 선점을, 이를 풀어갈 실천 방안으로 현장 경영을 택했다.
이 부회장의 기흥캠퍼스 방문을 신호탄으로 그동안 감춰졌던 그의 현장 방문 이력들도 속속 모습을 드러낸다. 숨죽이며 조용히 실천했던 현장경영을 이제야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셈이다.
이 부회장은 사면복권되기 전에도 수시로 반도체 사업장을 방문하며 기술 리더십 확보를 주문했다. 2018년 화성 반도체 사업장을 점검한 것을 시작으로 2022년 유럽 출장에 오르기까지 이 부회장은 무려 17차례나 반도체 현장을 찾았다.
신동빈 회장은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첫 메시지로 던졌다.
롯데는 그룹 역사상 처음으로 유통 6개사(홈쇼핑·백화점·마트·면세점·하이마트·코리아세븐)가 함께 중소기업과 해외 판로 개척에 나선다. 롯데 유통 6개사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오는 9월 독일과 미국 양국에서 '롯데-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참가 중소기업 수만 200개사에 이르는 대규모 해외 판로개척 사업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8·15 특별사면 당시 '국내 산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후 이를 실천하는 행보"라고 소개했다.
"오래 참았다"…현장 분위기는 즐겁고 경쾌
현장의 분위기는 경쾌하다. '부회장님'과 대화하는 자리에서 바로 가족과 영상통화를 하는가 하면 휴대폰으로 찍은 셀카를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올린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움직일 때마다 직원 수백명이 따르고 있다"며 "현장의 분위기가 무척 유쾌하고 좋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도 "신회장의 사면 이후 기업 활동이 자유롭다"면서 "마치 직원들이 사면을 받은 것처럼 기쁘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공식 일정을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공개 활동을 못했던 기간이 길었던 만큼 국내외 사업장 방문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부회장님 표정도 즐겁지 않느냐"며 "숨죽였던 시간이 꽤 길었고 우리 모두 오래 참았다"고 설명했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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