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전대는 왜 텃밭 호남에서조차 흥행에 실패했나
조채원
ccw@kpinews.kr | 2022-08-22 17:38:20
"선거 초반 '어대명' 탓에 투표 동력 잃어"
"호남의 민주당 실망에 더 무게 둬야" 해석도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호남 지역 경선 투표율은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호남은 민주당의 핵심 지지기반으로, 전체 권리당원의 36%를 차지하는 '최대 승부처'다. 그런 지역에서조차 흥행에 실패했다는 건 의미심장한 일이다.
20일, 21일 이틀어 걸쳐 발표된 호남지역 경선 평균 투표율은 35.49%(전북 34.07%, 전남 37.52%, 광주 34.18%)로, 지난 주말 충청지역 순회경선까지 평균 투표율(37.69%)보다 낮았다.
호남권 흥행 실패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진단된다. 하나는 선거 초반부터 나타난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분위기 때문에 당원들이 투표 참여의 동기를 잃었다는 것이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22일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지역 경선마다 대의원·권리당원·여론조사 투표 결과가 함께 공개되는 방식이 아닌 특정 주자에게 유리한 권리당원 투표 결과만 공개돼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가 확고해졌다"고 말했다.
만약 권리당원들과 대의원 표심 혹은 여론조사 결과 등에서 엇갈리는 결과가 나타났다면 경쟁자들이 치고 올라갈 틈이 벌어질 수 있었다는 얘기다. 최고위원 후보에서 사퇴하고 송갑석 의원 지지를 선언한 윤영찬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역 경선에서 현장연설을 하기도 전 권리당원 투표가 이뤄지는, 현장 유세가 전혀 투표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전대 방식을 차후에는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분위기로 인한 투표 포기보단 호남이 대선 이후부터 민주당에 보내왔던 경고음이라는 데 더 무게를 두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호남이 지역구인 한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 대선 석패 이후 민주당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많이 무너진 것을 느낀다"고 전했다. "(대선 결과에서) 이렇게까지 힘을 모아줬는데 정권을 못 잡는 집단이라는 평가가 내려졌다"는 것이다. 3·9 대선에서 호남의 투표율은 81.1%(광주 81.5%, 전남 81.1%, 전북 80.6%)로 전국 최상위권에 속한다. 대선 후보였던 이 의원 득표율은 광주 84.82%, 전남 86.10%, 전북 82.98%였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이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자의 붕괴, 지역 현안인 쌀값 하락 등 농민의 고통 등에 충실한 대안을 내놨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라며 "민주당이 민생을 제대로 돌보는 정당인가, 과연 호남에게 민주당이 최선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 등이 투표율에 반영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번 호남 투표율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광주가 37.7%로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한 것의 연장선"이라며 특정 주자에 대한 비토 정서에 기반한 것이라기보단 '민주당 정신 차리라'는 메시지로 해석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 실정 때문에 민주당이 정신 차릴 기회를 놓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고 했다.
이어 "결과가 뻔해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3~4%포인트(p) 정도 투표율 하락에 큰 의미를 둘 것은 아니다"라며 "사실상 차기 지도부를 뽑는 전대는 흥행보다는 당의 통합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대의 흥행은 계파 갈등이 극에 달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30% 후반대의 투표율은 안정적 경선과 당내 통합의 절충선"이라며 "당의 집단지성이 차후 내홍 여지가 없는 결론을 내 '다음 단계를 논하자'는 쪽으로 모여졌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강성 지도부 탄생이 예고되는 데 대한 체념이라는 해석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해도 70%대의 지지를 받는 당대표 후보는 없었다"며 "이 의원이 싫든 좋든 그에게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해 당을 바꾸고 현 정권의 실정을 바로잡는 역할을 바라고 있다는 의미로 보는 게 더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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