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은 여행도! 계곡도! 경기도] ⑤여름 끝 별천지 포천 '백운계곡'
김영석 기자
lovetupa@kpinews.kr | 2022-08-20 17:10:40
3.8㎞ 구비구비 계곡 따라 설치된 각양각색의 43개 다리 진풍경
맑고 풍부한 물과 넓은 화감암이 빚어내는 자연형 '워터파크'
행정기관·계곡지킴이·상인 하나돼 청정 유지하는 아름다운 곳
중부지방을 강타한 폭우가 지나고 가을 문턱에 들어섰지만 한 낮에는 여전히 섭씨 30도가 넘는 더위가 이어지면서 8월 마지막 피서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단촐하게 가족과 함께 하루 정도 코스로 여행겸 더위를 식히러 갈 만한 곳은 어디가 좋을까. 역시 계곡이다. '내노라'하는 경기도의 계곡은 다른 지역 사람들이 부러워 할 정도로 잘 정비돼 있는 데다, 누구나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각종 편의시설을 갖췄다.
특별한 준비없이 아이들과 함께 여행 삼아 다녀올 계획이라면 경기도 포천의 백운계곡을 추천한다.
뜨거운 여름 햇살을 식히며 울창한 숲속에서 힐링의 '숲캉스'까지 만끽 할 수 있는 데다, 경기도내 계곡 가운데 포털 검색 1순위를 차지할 정도로 각 종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자연형 물놀이장과 운치있는 카페, 맛집이 밀집돼 있기 때문이다.
유명한 계곡에 걸맞게 계곡 중심에 국민관광지까지 자연스레 형성돼 7, 8월 성수기 주말이면 하루 1만 2000여 명이 넘는 피서객이 찾는다.
포천의 한자어는 안을 '抱(포)'와 내 '川(천)'자다. 물을 품고 있다는 뜻으로 물과 관련된 관광지와 명소가 많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된 '주상절리'의 한탄강을 비롯해 백운계곡과 비둘기낭 폭포, 산정호수 등이 산재해 있다.
백운계곡은 광덕산(1046m)에서 발원하여 박달계곡을 거쳐 흘러내린 물과 백운산(904m) 정상에서 서쪽으로 내려오는 물이 만나 10㎞에 걸쳐 이어지며 발달한 계곡이다. 반대 방향인 동쪽으로 흘러내리는 계곡이 강원도 화천의 '광덕계곡'인데, 두 계곡 모두 울창한 숲을 동반한다.
포천의 백운계곡 가운데 여름철 피서와 물놀이를 위해 즐겨 찾는 곳이 이동면 벨라지오 팬션에서 도평 3거리까지 372번 지방도(도화로)를 따라 펼쳐진 약 3.8㎞ 구간이다.
이 곳에는 영평 8경 중 하나인 선유담을 비롯해 광암정과 학소대, 금병암, 옥류대, 취선대, 금광폭포 등의 명소가 있고, 세종의 친필이 보관되어 있는 천년 고찰 흥룡사가 있다.
영평은 포천 일동면과 이동면 일대를 아우르는 옛 지명으로 지금도 백운계곡의 물이 이루는 하천 이름이 '영평천'이다.
계곡 왼쪽은 도로를 따라 2~3m 높이의 옹벽이 높게 쌓여 있고 옹벽 맞은편 계곡의 오른쪽 숲과 쉼터까지 음식점에서 설치한 수십 개의 다리를 통해 건너가 쉬는 구조로 돼 있다. 다리 이용은 무료다.
계곡은 전체적으로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일 정도로 물이 맑은 데다 싱그런 숲이 이어지고, 계곡 주변 숲속을 산책할 수 있는 '데크로'와 계곡을 가득 채운 기암괴석, 청아한 물소리가 다가서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아름다운 곳이다.
물놀이장도 낮은 수심에 물결이 잔잔해 아이들이 놀기 좋은 곳에서부터 경사가 지고 물살이 빨라 튜브 등을 타며 즐길 수 있는 급류, 수심이 깊고 물결이 잔잔해 스노쿨링할 수 있는 웅덩이형까지 다양해 '자연이 빚은 워터파크'로 불린다.
여기에 도로를 따라 팬션과 민박, 맛집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어 특별한 준비 없이 가족과 함께 하루 일정으로 쉬었다 오기 좋다.
여름 성수기가 지나고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할 무렵에는 이 도로를 달리다가 눈길이 가는 곳에 잠시 차를 세우고 휴식을 취하거나 계곡의 절경을 감상하며 발을 담글 수 있는 수도권내 몇 안되는 명소다.
이 계곡은 수도권 제1외곽순환로 퇴계원 IC를 나와 47번 국도를 타고 구리시 광릉내와 포천시 일동면·이동면을 거쳐 사창리 방면 312번 지방도를 타면 5분이 채 안돼 나오는 도평 3거리에서부터 시작한다.
도평 3거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백운경로당' 옆 돌을 깍아 산과 계곡을 형상화한 한 쌍의 장승모형이다. 얼굴에 파란 글씨로 '백운계곡'이라 쓰여 있어 이 곳이 계곡이 시작되는 지점임을 알 수 있다.
경로당 앞에 차를 세우고 아래로 내려가면 계곡이 펼쳐지는 데 백운계곡 소개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일명 '꽃다리'가 나온다. 다리 난간 양쪽에 노란색 튜브가 걸려 있고, 가운데 해바라기 등 각종 꽃 모양의 그림을 붙여 놓은 이색적인 분위기의 다리다.
계곡 양쪽 가장자리의 바위와 우거진 수풀 사이를 흐르는 물은 바닥이 훤히 보이는 맑은 상태로 잔잔하게 흘러 아이들이 놀기 좋다. 계곡 오른편 숲 쪽에는 누구나 이용이 가능한 파라솔을 갖춘 피크닉장이 설치돼 있다.
이 다리를 시작으로 상류까지 모두 43개가 놓여져 있는 데, 이들 다리는 도로쪽 음식점에서 시작해 계곡을 건너 건너편 숲쪽 쉼터 등으로 이어진다.
2년여 전까지 최고 75개에 달했는데, 계곡을 선점한 업주들이 옹벽 반대쪽 계곡 숲속에 평상 등 불법 시설물을 놓아 두고 피서객들을 유치한 뒤 음식물 등을 팔기 위해 설치한 것이다.
그래서 다리마다 특색이 있다. 지금은 경기도와 포천시가 '불법 시설물과의 전쟁'을 벌이며 계곡 건너편 그늘에 설치한 평상 등 무단점거 시설을 철거하는 바람에 효용성이 떨어져 43개로 줄었다.
업주들도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돌아온 '청정 경기계곡'에 수긍하며 장사를 위해 설치했던 다리를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무료로 개방하면서 지금은 공용시설물처럼 됐다.
도평 3거리 '꽃다리' 계곡에서 2.5㎞쯤 상류쪽으로 올라가면 흥룡사 인근의 국민관광지가 나온다.
이곳이 국민관광지 이름 그대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백운계곡의 '핫 플레이스'다. 이곳에는 경기도와 포천시가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1600㎡ 규모의 중앙데크광장을 조성한 뒤, 데크에 '시민의 테이블'로 명명한 60여 개의 무료 파라솔 세트를 설치했다.
중앙데크광장은 2년여 전 백운계곡에서 가장 많은 불법 시설물이 집적돼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던 곳이다. 지금은 깨끗하게 정비돼 달라진 계곡의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멀리서도 일부러 찾아오는 명소다.
경기도와 포천시는 이 중앙데크에서 상·하류 쪽으로 산책할 수 있는 1.2㎞의 '데크로'도 조성했다. 중앙데크가 붐벼 좀더 한적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이 데크로를 따라 하류 숲으로 이동하면 된다.
중앙데크광장에는 계곡으로 계단이 설치돼 있는 데, 이 계단 아래로 내려오면 폭이 20m는 족히 됨직한 커다란 넓이에 바닥의 굵은 모래와 자갈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투명한 물놀이장이 펼쳐진다. 중앙데크광장 '시민 테이블'에 앉아 쉬다가 지치면 한 번쯤은 들어와 더위를 식히는 대표적 공간이다.
좀 더 아래쪽에는 계곡 중간에 자리한 커다란 바위 사이를 계곡물이 거칠게 내려오며 폭포처럼 떨어져 물보라를 일으키는 물 웅덩이도 있는 데 아이들이 찾는 1호 공간이다.
광덕고개 방향으로 1.2㎞쯤 더 올라가면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며 쉴 수 있는 최 상류인 벨라지오 팬션이 나온다. 국민관광지를 지나 벨라지오까지 오는 도로변 계곡의 물길이 좋은 곳에는 어김없이 음식점들이 자리하고 있는 데, 과거와 달리 누구나 음식점 눈치보지 않고 시설물과 계곡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게 과거와 다른 점이다.
상류 계곡은 바위 사이 거친 물살이 경쾌한 수리를 내며 숲속을 가로지르는 자연형이다. 계곡 여기저기 이름 모를 형태의 바위 틈새로 물보라를 일으키며 달리는 물살이 바위 아래 검푸른 색깔의 물 웅덩이를 만들고, 웅덩이 위의 숲 햇살을 안고 소란스레 움직이며 지저귀는 새소리는 힐링 그 자체다.
이 벨라지오 팬션에서 광덕고개로 넘어가는 길은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하다. 광덕고개를 넘으면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광덕리가 나온다.
백운계곡에서 만난 피서객들은 이구동성으로 정비된 계곡에 감탄하며 경기도와 포천시에 박수를 보냈다.
초등학교 4학년 아들과 2학년 딸을 데리고 왔다는 안선영(38·여·서울은평구)씨는 "가족이 매년 여름 계곡을 찾아 피서를 즐기는 데 3, 4년 전 이 곳의 난장판 같은 불법 행위에 발길을 끊었었다"며 "경기도가 잘 정비했다는 말을 듣고 다시 왔는 데 정말 놀랐다. 깨끗하게 정비된 커다란 데크광장과 숲속 데크로에 상인들 바가지 요금까지 없애 편히 쉴 수 있게 해준 경기도에 감사한다"고 같은 말을 여러번 반복했다.
60대 후반의 노부부는 "경기도에서 제대로 된 정비를 해 인기가 많다는 소식에 남양주시에서 일부러 확인 차 왔다"며 "이 정도로 깨끗하고 아름답게 정비했을 줄은 정말 몰랐다"고 감탄했다.
백운계곡은 도화로를 따라 3.8㎞에 걸친 계곡 전체가 수량이 풍부하고 원하는 물놀이를 할 수 있는 장소라는 점이 일반 계곡과 다르다. 보통 계곡의 경우 수㎞ 계곡 가운데 물놀이 장소가 몇 군데 특정돼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기에 물살과 수심, 물놀이장 형태가 다양한 것도 특징 중 하나다. 도평 3거리에서 1.2㎞ 쯤 상류의 '모닥불' 음식점 앞 계곡은 40~50여 m에 이르는 계단식 급류가 형성돼 튜브를 타고 슬라이드를 즐기는 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또 계곡 곳곳 바닥에 물살에 넓고 평평하게 깍인 화강암 바위가 돗자리처럼 깔려 있고, 그 위를 맑고 깨끗한 계곡물이 부드럽게 곡예를 하듯 흘러가는 모습이 운치를 한 껏 돋우는 곳이기도 하다.
백운계곡이 명품 관광명소 계곡인 것은 계곡 자체의 아름다움과 풍부하고 맑은 계곡물 이외에, 주변이 잘 정비돼 있고 곳곳에 '생활SOC'가 설치된 데다, 관리자들의 헌신적 활동이 한 데 어우러지고 있어서다.
생활SOC는 경기도와 포천시가 자연 그대로 모습으로 복원된 계곡을 도민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치한 편의 기반시설이다. 중앙데크광장과 흥룡사 인근 46면 규모의 주차장, 1600여 개의 파라솔, 도평 3거리 꽃다리 계곡의 피크닉 가든이 바로 생활SOC다.
하류에서 국민관광지로 가는 계곡 중간에 힐링 가든 2곳과 간이 화장실, 1.9㎞에 걸친 식당 인근 도로변 옹벽위 난간도 이 시설이다.
백운계곡이 대표적 경기계곡으로 자리매김한 데에는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하고 깨끗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하나되어 움직이는 관 과 민이 있었다.
경기도가 추진한 '계곡·하천 도민에게 돌려드리기 복원사업' 이후 자연하천으로 돌아온 대부분 계곡에서 비슷한 형태의 '유지·관리'가 이뤄지지만 하루 1만 2000여 명이 찾는 백운계곡의 유지·관리는 사뭇 다르다.
한마디로 전쟁에 가깝다. 보통 성수기 주말 2000~4000명이 찾는 다른 계곡에 비해 많게는 6배가 넘는 피서객이 몰리다 보니 얌체 취사나 불법 영업의 소지가 다른 계곡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때문에 주말이면 경기도와 포천시 직원이 아예 계곡으로 출근해 6명의 계곡지킴이들과 특별 점검단을 구성해 △불법 무단점유 △불법 취사 △음식점 불법 영업 △쓰레기 무단투기 △장박 텐트 행위를 점검 단속하고 계도한다.
우천 시에는 계곡물 범람으로 인한 하천변 유실 예방과 생활SOC, 피서객 안전을 위해 구슬땀을 흘린다. 여기에 계곡 주변 상인들의 협조를 요청하고 이용객들의 안전에도 큰 관심을 기울이는 글자 그대로 '파수꾼'다.
이에 화답하듯 상인들도 한 마음으로 움직인다. 상인들은 불법 시설물이나 불법 영업행위의 잠재자여서 이들의 협조가 없으면 계곡 불법행위 차단은 무용지물로 변한다. 음식점과 편의점 업주들은 '상인협동조합'을 구성해 이용객들의 탈법을 막고 때로는 경기도와 포천시에 권리를 요구하는 일종의 완충지대 역할을 한다.
국민관광지 공영주차장내 화장실을 제외한 계곡 주변의 깔금하게 정리된 화장실도 모두 상인들소유다. 계곡 복원후 무료로 개방중이다.
취재가 이뤄진 당일에도 점검반은 중앙테크광장 '시민테이블'에 한 음식점에서 붙인 음식 메뉴 스티커를 제거한 뒤 주변에서 예상되는 불법행위에 대해 즉석 회의를 마친 뒤 곧바로 흩어져 각자 활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워낙 많은 피서객이 몰리다 보니 감시망을 벗어난 일탈 행위가 종종 발생한다. 국민관광지 흥룡사 입구에서 백운산 등산로를 따라 500여m 올라가면 절이 보이는 산 중간 부분부터 사람의 발길이 뜸한 '백운산 계곡' 나온다.
오염원이 '1'도 없어 마니아들이 찾는 '핫 플레이스'인데, 피서객들이 이 곳에서 지킴이의 눈길을 피해 불법 취사와 음주 등을 하다 사찰과 마찰을 빚으면서 흥룡사에서 등산로를 폐쇄하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또 얼마 전에는 행정기관에 대한 협조차원에서 음식점들이 피서객들에 음식점 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했는 데, 귀가할 때 쓰레기만 잔뜩 쌓아놓고 몰래 가버리는 얌체족 때문에 상인들이 무료 개방을 회수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종진(58) 백운계곡 상인협동조합장은 "인근 70여 상인들 모두가 계곡을 마음껏 활용하던 과거에 비해 매출이 3분의 1로 줄어든 상황에서도 복원된 청정계곡을 지키기 위해 자제에 자제를 거듭하고 있다"며 "찾는 분들도 장사하는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계곡 관련 모든 시설을 바르게 이용해 주시고 행정기관은 상인들이 더 이상 불법 행위에 유혹되지 않게 약속한 지원책을 진행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게곡지킴이 서남현(64) 반장은 "계곡이 깨끗해지면서 시민의식도 예전과 다르게 성숙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직도 얌체 취사나 쓰레기 무단투기가 이뤄지면서 오히려 맑은 계곡을 유지시키려는 주변 상인이나 사찰에 폐를 끼치는 일이 일어나는 만큼 이제는 이용객들도 맑은 계곡이 유지될 수 있게 힘써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KPI뉴스 / 김영석 기자 lovetup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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