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윤리위, "당 위신훼손, 엄정 심의"…이준석 "푸하하하"
장은현
eh@kpinews.kr | 2022-08-19 17:16:42
張 "李, 정부·당 일방적으로 비난해 국정 동력 상실"
張 "'나국대' 배후는 李" vs 李측 "張, 윤핵관 소통"
윤리위 "품위 유지 위반 시 권한 적극 행사할 것"
당내 "원칙 확인한 것" vs "윤리위 점점 정치화"
국민의힘 당내 혼란이 점입가경이다. 이준석 전 대표 징계,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에서 비롯된 반목, 갈등이 갈수록 격화하는 흐름이다. 혼란은 이 전 대표,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 등 당내 청년 정치인들 간 논쟁으로도 번지고 있다.
중앙윤리원회는 19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당원 누구든 본인의 정치적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데 있어 당헌·당규·윤리규칙을 위반해 당의 위신을 훼손하는 등 당원으로서 품위 유지를 위반한다면 엄정하게 사안을 심의할 것"이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 전 대표가 최근 SNS,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당을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내자 '경고장'을 날린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전 대표와 '친이(친이준석)계'로 불리는 인사들은 이날 오전 장예찬 이사장을 저격하며 공방을 벌였다. 장 이사장이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대표와 친이계 청년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이 전 대표의 당과 정부에 대한 일방적 비난은 국정 동력 상실의 주요 원인이 됐다"고 비판한 게 발단이었다.
장 이사장은 이날 오전엔 '여의도 2시 청년'이라는 글을 추가로 올려 친이계 청년 정치인을 "사회생활 경험 없이 정치권을 어슬렁거리는 청년"이라고 깎아내렸다. 김용태 전 최고위원을 향해선 "2년 만에 20억대 재산신고를 해 돈 걱정 없이 정치만 하면 되는 분"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사실관계만 바로잡는다"며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엔 제 개인 재산만 신고했지만 2년 뒤인 2020년 총선에 출마할 때는 부모님 재산을 포함해 재산 신고를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뿌리 깊은 나무는 가볍디 가벼운 잔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응수했다.
이 전 대표도 "정치적 위상이나 정치를 할 수 있는 당위성에 대해선 (장 이사장이 선출직인) 김 전 최고위원에게 뭐라 하면 안 되지"라고 지적했다.
'배후설'도 등장했다.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예찬이가 출마를 안 해봐서 재산신고에 대해서 잘 몰랐던 건 참작 사유지만 용태가 20억 재산이 늘어났다는 식으로 마타도어(흑색선전)했던 이야기를 어떻게 주워 담을지를 보면 예찬이가 자기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상태인지 독자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황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배후 가능성을 암시했다.
장 이사장도 즉각 "'배후'라는 것은 이럴 때 쓰는 표현이 아닐까요"라며 역공을 폈다. "제가 어떤 비판을 받아도 다른 정치인이 대신 나서 반박하지 않는다. 그런데 김 전 최고위원과 '나는 국대다'(나국대) 출신 대변인들을 비판하니 이 전 대표가 바로 나선다"며 '이준석 배후설'을 제기한 것이다.
나국대 출신 곽승용 부대변인은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장 이사장은 대선 때 청년 보좌역 면접을 진행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가진 청년들에게 기회를 줬던 사람인데 갑자기 본인이 담당했던 청년들을 반으로 나눴다"며 "장 이사장 스스로 논리적으로 앞뒤가 안 맞는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곽 부대변인은 "결국 장 이사장이 (윤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또 소통관 기자회견장을 이용하려면 국회의원이 예약해야 하는데 그 과정을 거치면서 의원과 회견 내용을 논의하지 않았겠나"라고 되물었다. 장 이사장이 회견을 할 수 있게 소통관 회견 예약을 해준 사람은 이용 의원이다. 대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 수행실장을 맡아 활동했다.
당의 한 관계자도 통화에서 "장 이사장은 권성동 원내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장 이사장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이 전 대표를 비난한 게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당에서 위에 있는 사람들이 보기에 이 전 대표를 깎아내리기 좋은 도구로 장 이사장을 보고 있는 것 같다"며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측에서는 장 이사장에 대해 '일단 쓴다'는 개념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핵관 등 윗선의 지시 혹은 동의 하에 장 이사장이 회견을 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윤리위의 품위 유지 위반 시 엄정 대응 방침은 청년 정치인 간 언쟁이 격화하는 도중 나왔다.
윤리위는 "당내 갈등과 혼란을 해소하고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고자 하는 정치적 자정 능력에 대한 국민과 당원의 기대마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누구의 책임을 묻기 이전에 위기 극복을 위해 끊임없이 성찰하는 집권 여당의 정상적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리위는 당헌·당규에 따라 '당의 윤리의식 강화'와 '기강 유지, 기풍 진작'을 위해 주어진 권한을 보다 엄중하게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응 기준으로는 △당의 위신을 훼손하고 △타인을 모욕, 타인의 명예를 휘손하거나 △고질적인 계파 갈등을 조장하는 것 등을 제시했다.
이 전 대표는 연합뉴스를 통해 "윤리위 입장문에 대한 내 워딩은 '푸하하하'"라고 전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앞으로 열리는 윤리위에서 심의를 엄격히 하겠다는 취지로 입장문을 낸 것"며 "누군가를 겨냥한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윤리위가 최근 이런 식으로 입장문을 내며 정치화되고 있다"며 "최고위원회나 전국위원회보다 더 큰 권한을 가진 조직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우선 상황을 지켜보며 수습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비대위원은 통화에서 "다툰 청년 정치인들, 그들의 주변 사람들 등에게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 "걱정스럽지만 모두 함께 했던 분들이기 때문에 잘 수습될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22일 비대위 회의가 있으니 회의에서 자세한 방안을 논의해 볼 예정"이라고 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