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하나에 번호 2개 'e심'…9월 상용화 앞두고 시장은 '예열 중'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 2022-08-18 09:15:12

사용 편리하고 경제적인 e심, 9월 1일부터 상용화
알뜰폰까지 가세한 '듀얼 넘버' 유치전 예고

스마트폰에 내장해 가입자 정보를 인식하는 'e심(e-SIM)' 상용화를 앞두고 통신 사업자들이 가입자 유치 경쟁을 예고하고 있어 주목된다.

e심의 상용화 시점은 9월 1일. 지금까지 사용하던 유심(USIM)은 사용자가 따로 구입해 휴대폰에 꽂아 사용하지만 e심은 스마트폰에 내장된 칩에 통신사의 네트워크 정보만 내려받으면 된다. 비용도 유심이 최소 7700원인 것과 달리 최대 2750원이다.

통신사를 바꿀 때(번호 이동)도 유심을 새로 사지 않고 통신사가 전달한 인증정보만 내려받으면 된다.

통신사들은 e심이 편하고 저렴한 데다 하나의 스마트폰에서 2개의 번호(듀얼 넘버) 사용도 가능해 새로운 가입자 유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입자 수 정체에 빠진 통신 사업자들에겐 새로운 수익원으로써 의미가 크다.

▲ 유심과 e심을 동시에 사용하는 듀얼심(dual SIM) 상태의 스마트폰 내부 구조. 사진은 1개의 심카드는 메인으로, 다른 심카드는 보조로 대기중인 모습이다. [LG유플러스 제공]

휴대폰에 내장된 e심…폰 하나에 번호는 2개

유심과 e심을 동시에 적용(듀얼심)하면 용도에 따라 번호를 분리해 사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2개의 번호를 위해 휴대전화를 2개 개통하거나 월 3000원가량을 내고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투넘버' 서비스를 이용해야 했다.

투넘버 서비스는 통신사가 가상의 번호를 부여하는 서비스라 전화를 걸 때 *281(SKT), *77(KT), *77#(LG유플러스) 등 특정 번호를 먼저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받은 전화와 문자도 구분 없이 뒤섞인다.

e심을 이용한 듀얼 넘버는 두 번호 운영이 분리돼 각각의 번호로 온 전화와 메시지를 별도로 관리할 수 있다. 카카오톡 등의 메신저도 각각의 번호로 각기 다른 사용자정보(ID) 생성이 가능하다.

해외에서도 편리하다. 현지의 유심을 휴대폰에 담으면 한국에서 사용하던 번호로는 통화와 메시지 수신을 못했지만 e심을 내장한 스마트폰에선 이같은 불편이 사라진다. 한국 번호와 현지에서 구입한 유심의 번호를 모두 한 개의 스마트폰에서 이용할 수 있다.

갤럭시 Z4와 함께...통신사는 듀얼 넘버 유치전

여러면에서 편리하지만 e심은 기능이 내장된 스마트폰에서만 작동한다. 아이폰의 경우 아이폰XS부터 이후 출시된 모델이어야 한다. 안드로이드폰은 이달 26일 출시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플립4와 폴드4부터 가능하다.

통신사들은 9월 e심 상용화와 갤럭시 신형 폴더블폰 가입이 거의 동시에 진행되는 점을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갤럭시 Z 플립4와 폴드4의 가입 열기를 듀얼 넘버 가입자 유치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통신사들은 e심 전용요금제도 준비 중이다. 부가 서비스인 투넘버 서비스가 3000원인 것과 달리 듀얼 넘버는 최소 1만 원 넘는 이동전화 요금제에 별도로 가입해야 한다. 통신사들은 두 번째 번호의 가입 요금은 1만 원 이하로 낮춰 더 많은 가입자를 모은다는 전략이다.

KT는 특히 적극적이다. 배우 박은빈을 모델로 갤럭시 Z 플립4와 듀얼 넘버 서비스를 동시에 홍보하는 광고를 방송으로 내보내고 있다. e심 전용 요금제도 준비했다. 전용 요금제는 월 8800원이 유력하며 공식 발표도 임박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e심 전용요금제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말하긴 어렵지만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9월 상용화 시점에 맞춰 전용요금제를 선보이고 듀얼 넘버 가입자 유치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e심... 통신사들에겐 위기이자 기회

e심은 통신3사에겐 새로운 번호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회다. 가입자 증가 정체 상황에서 듀얼 넘버 이용자 확보는 새로운 가입자 유치에 버금가는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알뜰폰 사업자들도 e심 상용화에 거는 기대가 크다. 듀얼 넘버 중 1개는 기존 통신사 요금제에, 다른 1개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알뜰폰에 동시 가입할 수 있어서다. 알뜰폰 업계의 적극적인 마케팅도 예상된다. 데이터만 담은 요금제를 출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통신3사는 알뜰폰과 본격 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점에서 e심이 위기라고도 인식한다.

소비자들이 통신3사에서 가입한 번호는 통화 중심의 저가 요금제로 전환하고 e심으로 추가한 번호는 경제적인 알뜰폰 데이터요금에 가입하면 통신사들은 요금제 하락으로 피해를, 알뜰폰은 새로운 가입자를 유치하는 효과를 본다.

통신사의 한 관계자는 "e심 상용화가 (듀얼 넘버로) 새로운 가입자 유치 기회가 있는 것은 맞지만 알뜰폰까지 가세해 가입자 유치 경쟁을 벌인다는 건 분명 위기"라고 말했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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