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앱결제 수수료 인상…구글은 못 건드리고 음악계는 진통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 2022-08-11 15:05:27
음원플랫폼 사업자 "정산구조만이라도 개편해야"
소비자단체 "정부, 서둘러 구글 갑질 막아야"
구글의 인앱결제 의무 정책에 따른 수수료 인상으로 음악계가 진통을 겪고 있다. 정작 구글은 움직이지 않고 음악플랫폼 사업자들과 저작권자, 소비자들만 정산방식 개선과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시름하는 모양새다.
11일 한국음악콘텐츠협회가 주최한 '안정적인 음원서비스 제공과 음악시장 상생을 위한 공개토론회'에서도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에 대한 해법은 나오지 않았다. 음악저작권 권리자들과 플랫폼 사업자, 소비자단체가 열띤 토론을 벌였지만 구글이 정책을 바꾸지 않는한 근본 문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문제 지적만 반복됐다.
인앱결제란 애플리케이션 유료 콘텐츠 결제 시 구글, 애플과 같은 앱마켓 운영업체가 자체 개발한 시스템을 활용해 결제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이용자들은 결제 금액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내야 한다. 구글은 2020년 7월 모든 앱을 대상으로 인앱결제를 강제한다는 전략 변경을 예고했는데, 이는 한마디로 무조건 구글 결제 솔루션을 쓰라는 얘기다.
구글은 지난 4월부터 인앱결제를 의무화하며 구글플레이에서 외부 결제가 가능한 앱의 업데이트를 금지했다. 6월부터는 아웃링크(외부 링크) 결제가 가능한 앱을 삭제 조치했다.
정부는 공론화를 통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후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음악업계는 지금도 대응이 많이 늦었다며 정부의 조속한 중재와 해법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구글 인앱결제 의무화 파장, 결국엔 소비자 부담으로
구글의 '인앱결제 의무 정책'이 시행되면서 음악 서비스 사업자들이 부담하는 수수료는 5%에서 15~30%까지 치솟았다. 구글의 수수료율은 정기구독 앱이 15%, 1·3·6개월 이용권이나 다운로드 상품은 30%다.
정부가 규정한 수수료 정산 구조도 문제가 됐다. '음원 전송사용료 징수규정'에 따라 음원스트리밍 사업자는 매출의 65%를 창작자에게 저작권료로 지급해야 한다.
매출을 기준으로 저작권료를 매기니 구글의 결제수수료 부담은 사업자 몫으로 남았다. 매출의 30%는 구글에 주고 남은 70% 중 65%를 저작권료로 지급하니 남는 것은 5%.
불똥은 소비자로 향했다. 카카오뮤직의 '멜론'이 6월 29일부터 안드로이드 앱내 이용권 결제 가격을 10% 인상했고 지니뮤직도 7월 26일부터 서비스 가격을 올렸다. 사업자들은 "PC에서 결제하면 인상 전 가격이 적용된다"고 공지하며 소비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음원플랫폼 사업자 "정산구조만이라도 개편해야"
구글의 인앱결제 의무화는 처음 제기된 2020년부터 논란이 됐다. 정부 국회까지 나서 시행을 막았지만 구글은 앱 마켓 운영을 위해 수수료 부담을 지우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이를 강행했다. 수수료로 서버 유지비와 인건비, 플레이스토어 내 다양한 캠페인에 사용한다는 이유였다.
음원플랫폼 사업자들은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화를 못 막는다면 정부가 현행 정산 구조만이라도 개선해 줄 것을 요구한다. 해외 플랫폼 사업자들처럼 국내 사업자들에게도 순매출 기준 정산 방식을 적용해 달라는 주장이다.
정부는 구글, 애플 뮤직 등 해외 플랫폼들에게는 순매출액 기준 정산 방식을 적용한다. 운영관련 비용과 수수료를 제한 나머지 수익을 기준으로 저작권료를 정산하도록 한다. 저작권자들의 수익은 다소 줄어들지만 사업자들의 부담도 줄어든다.
카카오뮤직 신지영 멜론 음악정책그룹장은 "현행 구조로는 음악 저작권자와 앱마켓 사업자에게만 수익이 편중되고 소비자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며 "사업자들의 생존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지니뮤직의 권오현 대외협력팀장도 "인앱 결제 수수료는 전체 매출에서 제외해야 한다"며 "사업자들은 이 부분이 개선되지 않으면 부득이하게 가격인상을 또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문체부 "공론화 후 합의 도출…정부 방침은 나중에"
물론 음악계 일부에서는 정산기준 개편을 반대한다. 음악계는 지난 4월부터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공식자문기구인 음악산업발전위원회를 7차례의 회의를 진행했지만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의 반대에 부딪혀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음저협은 현행 정산기준을 바꾸면 창작자 수익이 떨어져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한다. 음저협은 이날 토론회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현준 문체부 저작권산업과장은 "소비자 부담 경감과 사업자 피해 최소화를 고려하지만 음악 저작권 소유자들의 가치와 분배를 희생하는 것도 문제"라며 "불공정을 최소화하도록 각계의 의견을 듣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음악계에서도 만장일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대화로 합의를 유도하고 이후 적극적인 방침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구체안에 대해서는 "지금 시점에서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해외 사업자와 차등적으로 정산기준을 적용하는 이유로 문체부는 서비스 형태가 다른 점을 든다. 김 과장은 "구글은 영상과 음원서비스를 결합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음악만 제공하는 국내 사업자들과는 형태가 달라 저작권 징수규정도 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구글 갑질 막는 것이 근본 해결책…정부 서둘러야"
소비자단체와 음악권리자들은 정산기준 개편보다 '구글의 갑질을 막는 것'이 근본적인 해법이라며 정부의 조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최광호 한국음악콘텐츠협회 사무총장은 "인앱결제 수수료는 국내 사업자를 불공정한 경쟁으로 내몰고 있다"면서 "지금 구조로는 소비자들이 해외 플랫폼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석현 서울YMCA 시민중개실장도 "소비자들은 대의명분이 타당치 못한 가격 인상에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로 인한 소비자 피해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제는 구글에 있다"면서 "정부가 이같은 사태를 미리 막지도 못했고 지금도 여전히 늦다"며 "방송통신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를 모두 아우르는 범정부적인 노력"을 요구했다.
음악권리자로 참석한 김성록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전송사용료팀장은 "저작권자가 당면한 사업자들의 고통을 분담할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닐 것"이라며 "합리적인 해법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훈 한국음반산업협회 사업국 라이선스팀장도 "긴 호흡으로 문제를 봐야 한다"면서 "인앱결제 강제로 인한 파장과 피해를 고려해 장기적 안목에서 상생방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했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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