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중고차시장 양극화 심화하나…"인증중고차 인기 높을 듯"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2-08-09 16:59:22
업체가 수리 후 인증·침수차 판명 시 100% 보상…"인증중고차는 안전"
폭우 피해가 막대하다. 지난 8일 밤 수도권에 최대 300mm 넘게 쏟아진 폭우가 다가 아니다. 10일까지 폭우가 더 쏟아질 것이란 예보다.
차량 침수 피해도 더 늘 것이다. 중고차 시장을 뒤흔들 중대 변수다.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거란 전망이다. 중고차업계 관계자는 "한동안 인증중고차 인기가 높을 것"이라고 9일 내다봤다.
8일 폭우만으로도 서울, 인천 등 수도권에서 대량의 차량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침수차는 총 4791대로 집계됐다.
차량 침수 피해는 중고차 수요 급증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지금 신차 대기기간이 짧게는 12개월, 길게는 17~18개월에 달한다"며 "당장 차가 필요한 소비자는 중고차를 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대로 중고차 구매 계획을 일시 중단하는 사람들도 생긴다. 대량의 침수차가 중고차시장에 쏟아져 들어올까 염려되기 때문이다.
한 소비자는 "7월 장마에 이번 폭우까지 겹쳐 한동안 중고차시장에 침수차가 대거 유입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겉만 그럴 듯하게 고친 침수차를 멀쩡한 중고차로 버젓이 판매하는 사례가 수두룩하다. 속아서 낭패를 보는 사람들도 여럿"이라고 지적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침수차는 언제 고장 날지 모른다"며 반드시 피할 것을 당부했다.
중고차시장에서 침수차 매수를 피하기 위한 대표적인 방법으로 인증중고차 매수가 꼽힌다. 인증중고차는 중고차업체가 외장뿐 아니라 내부까지 깨끗하게 수리한 후 성능에 이상이 없음을 인증한 중고차를 뜻한다.
중고차업계 관계자는 "SK엔카, 케이카, KB차차차 등 주로 대형 중고차업체에서 인증중고차 제도를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격은 일반적인 중고차보다 다소 비싼 편이지만, 기업 브랜드 이미지를 걸고 하는 만큼 안전성 면에서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침수차는 아예 인증중고차에서 제외한다. 중고차업계 관계자는 "만약 침수차가 인증중고차로 팔린 경우 해당 중고차업체에서 차 가격뿐 아니라 취·등록세까지 100% 보상해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때문에 중고차가 꼭 필요한 소비자들이 인증중고차로 몰리면서 가격이 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증중고차 인기가 오르면서 중고차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대란 등 신차 출고 지연으로 인해 지난해 중고차 가격이 10~12% 가량 올랐는데, 올해는 SUV, 친환경차, 수입차 등 소위 인기 차종의 가격만 상승하고 비인기 차종은 하향안정화되는,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일부 인기 중고차는 신차 가격을 뛰어넘기도 했다. 중고차 판매사이트 케이카에 따르면, '기아 쏘렌토 4세대 하이브리드 가솔린 터보 1.6 4WD 시그니처 그래비티'는 올해 1월에 출고해 1만2469km를 운행한 차량의 가격이 4850만 원을 기록했다. 비슷한 옵션의 신차(4560만 원)보다 290만 원 비싸다. 엔카닷컴에 따르면, '기아 카니발 디젤 2.2 9인승 시그니처' 2022년식 중고차 시세는 4591만 원으로, 역시 신차(4295만 원)보다 296만 원 비쌌다.
중고차 수요가 인증중고차로 쏠리면서 SUV·친환경차·수입차의 인증중고차 가격은 더 상승하고, 그 외의 경우는 가격이 떨어질 거라는 분석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앞으로 6개월은 중고차를 사지 않을 것"이란 말까지 나온다. 중고차시장에 침수차가 대량으로 쏟아져 들어올 것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중고차업계 관계자는 "매수 수요가 줄어들면서 인증중고차가 아닌 중고차의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중고차시장에서 겉만 멀쩡한 침수차를 사서 낭패를 보는 걸 피하는 방법으로는 인증중고차 매수 외에 △자동차 사고이력 조회 △퓨즈박스 확인하기 △트렁크 시트 뜯어보기 △냄새 맡아보기 등이 거론된다.
중고차업계 관계자는 "인증중고차가 비싸서 다른 중고차로 눈길을 돌릴 수는 있다"며 "하지만 가격이 싸다고 선뜻 매수하기보다 철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보험개발원의 '자동차 사고 이력 조회 서비스'에는 최근 수리를 받은 자동차들의 이력이 뜬다. 자동차 번호를 넣어 조회하면 침수로 수리한 차량을 피할 수 있다.
또 침수차는 어디선가 곰팡이 냄새가 나기 쉬우니 냄새를 잘 맡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침수차는 대개 퓨즈박스가 망가지기 쉬워 통째로 교체하는 게 일반적이다. 중고차업계 관계자는 "퓨즈박스가 새 거인 차량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권했다.
트렁크 시트 아래에는 자동차 안으로 새어든 물이 모인다. 중고차업계 관계자는 "트렁크 시트 아래에 흙이 묻어 있는 경우는 모두 침수차로 봐도 틀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페어타이어를 확인하고 싶다고 양해를 구한 뒤 꼭 트렁크 시트를 뜯어보라"고 조언했다.
중고차 매매계약서에 침수 관련 특약을 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중고차업계 관계자는 "계약서에 '판매자가 고지하지 않은 침수 사실이 발견될 경우 배상한다'는 특약이 적혀 있으면, 차후 소송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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