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로 다 보는데"…대중음악계, "뮤비 사전심의 폐지" 재시동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 2022-08-04 16:22:08

10년간 이어진 폐지 요구…"상황 더 절박해졌다"
대중음악계, 업계 사전 자율심의 사후규제 제안

대중음악계가 정부에 뮤직비디오(뮤비)에 대한 사전심의 규제 완화를 다시 촉구하고 나선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와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대한가수협회, 하이브(HYBE), SM엔터테인먼트,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두루두루아티스트컴퍼니 등 대중음악 협단체와 기업들은 5일 문화체육관광부장관과 만나 '뮤직비디오 사전심의제도 폐지'를 공식 건의하기로 했다.

국내 플랫폼 사업자는 사전심의를 완료한 뮤직비디오만 서비스할 수 있는데 반해 구글 유튜브 뮤직 등 글로벌 플랫폼들은 별도의 제재가 없어 음원 홍보와 유통의 역차별이 심각하다는 게 이유다.

▲대중음악계가 정부에 뮤직비디오(뮤비)에 대한 사전심의 규제 완화를 다시 촉구하고 나선다. 국내 대표 음악 플랫폼 멜론의 '최신 뮤직비디오' 페이지 화면.

대중음악계는 "음원 및 영상물의 적기 유통과 홍보, 국내 플랫폼 사업자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사전심의제 폐지가 시급하다"며 "정부에 업계의 절박함을 호소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10년간 이어진 규제 완화 요구…"상황 더 절박해졌다"

지난 2012년 영상물 사전심의제가 도입된 후 대중음악계는 정부와 국회에 뮤직비디오 사전심의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

유통주기가 빠른 음악산업 특성상 음원 발매와 동시에 뮤직비디오 등 영상물 홍보도 진행돼야 하는데 사전심의에 막혀 어려움이 많다는 게 이유였다.

사전심의는 절차도 복잡하고 시간도 최소 1주에서 3주 이상 걸린다. 그나마 영상물이 무리 없이 심의를 통과했을 경우에 그렇고 일부라도 문제가 지적되면 더 많은 시간이 걸리거나 뮤직비디오가 아예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도 규제 완화를 시도했었다.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사전심의제를 민간자율등급분류로 전환하는 방안을 도모했고 2018년에는 국무조정실에서 뮤직비디오 자체심의제 도입을 추진, 20대 국회에서 법안까지 발의됐다.

결과는 실패였다. 청소년보호단체와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반대를 넘지 못한 탓이다.

그럼에도 대중음악계가 사전심의제 폐지를 다시 타진하는 건 상황이 어느 때보다도 심각해졌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유튜브와 애플뮤직 등 글로벌 플랫폼이 활성화하며 시청자들은 해외 플랫폼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상황이다.

대중음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국내 제작자는 뮤직비디오를 만들어도 심의 때문에 음원과 같은 시점에 공개 못해서 문제고 해외 제작자들은 유튜브에는 6천개씩 올리는 영상을 한국 플랫폼에 못 올려서 짜증"이라고 설명했다. 

'멜론'과 '지니' 등 국내 업체들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이들은 "유튜브에선 볼 수 있는 영상을 한국 플랫폼에는 못 올리니 소비자들을 다 뺏길 지경"이라고 호소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유튜브 뮤직은 점유율 급상승 추세다. 다소 이견은 있으나 업계는 유튜브 뮤직의 시장 점유율이 멜론뮤직과 1~2위를 다툰다고 평가한다.

"업계가 먼저 자율심의, 규제는 사후에" 

대중음악계는 "한국에만 존재하는 사전심의제도는 산업계 규제에 불과하므로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들은 "정부가 시대착오적으로 뮤직비디오 영상물을 사전 심의하고 있다"며 "음악 콘텐츠의 해외플랫폼 유출도 심각하고 창작자들의 반발도 여느때보다 거세다"는 입장이다.

음악업계 한 관계자는 "중소 창작자들은 경제적 부담까지 호소한다"며 "다수 창작자들이 복잡하고 까다로운 사전심의를 피해 국내 플랫폼을 아예 포기한 채 해외 플랫폼에만 뮤직비디오를 등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음악계가 제시하는 대안은 업계 자율심의다.

음악제작(배급)자가 스스로 등급을 매겨 음악을 유통시키고 영상물등급위원회 등 규제기관이 사후제재하는 방법으로 질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음악계는 발매 음원을 신속하게 유통하고 홍보하면 음악 산업이 발전할 수 있고 다양한 음악 영상물의 제작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정부의 규제 완화가 케이팝(K-POP)의 경쟁력 강화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대형 음악기업의 한 관계자는 "유튜브로 다 보는 영상을 국내 플랫폼만 막아서 어쩔 것이냐"며 "한국 기업은 죽이고 외국 기업만 살리는 결과를 정부가 방관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