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매료한 '리릭' 돌풍 주역 길보빈·김미소 디자이너
김혜란
khr@kpinews.kr | 2022-08-03 13:43:00
길보빈 디자이너가 말하는 리릭은?…"'조명'이 중요한 차"
"보이지 않는 곳까지"…'디테일'에 빠진 김미소 디자이너
GM 럭셔리 브랜드 캐딜락. 캐딜락의 첫 전기 SUV '리릭'은 디테일에 강한 차다. 외장에만 736개의 LED램프를 썼다. 리릭과의 첫 만남은 황홀했다. 시동을 켠 뒤 차 앞에 다가서니 화려한 조명이 운전자를 맞이했다.
쇼카(show car·양산 전 디자인 소개를 위해 만든 차) 등장과 함께 '디자인 끝판왕'이란 찬사를 받을 만했다. "'할배차'의 대명사 캐딜락이 '젊은 차'로 바뀌었다"는 찬사가 나올 만큼 디자인이 미래적이다. '할배차' 이미지를 벗기 위해 미래적인 디자인에 몰두한 노력이 통한 것이다. 리릭은 사전예약 10분 만에 완판됐다.
영화 '기생충'에 세계를 홀린 '봉테일(봉준호+디테일)'이 있듯, 리릭에는 전기차 애호가들을 매료시킨 두 명의 한국인이 있다. 리릭의 디자인을 이끈 캐딜락의 길보빈, 김미소 씨로 각각 13년차, 5년차 디자이너다.
길 디자이너는 리릭의 외관을 담당했고, 김 디자이너는 리릭의 컬러와 트림 작업에 참여했다. 지난 7월 26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 워런 테크 센터에서 열린 'US 드라이브 프로그램'에서 이들을 만나 리릭 탄생 비화를 들었다.
전기차는 기존의 디자인 문법을 따를 필요가 없다. 엔진의 열을 식히려 공기를 빨아들이던 통로가 필요 없어지면서 '라디에이터그릴'의 역할이 사라진 것. 길 디자이너는 빈 도화지에 거침없이 붓을 들었다. 라디에이터 그릴에 해당하는 전면 패널에 다양한 조명, 레이저로 새긴 빗살 무늬의 질감 표현으로 리릭의 얼굴을 완성했다. 리릭의 화려한 조명쇼에는 길 디자이너의 '터치'가 담겼다.
리릭의 관전 포인트에 대해 묻자 길 디자이너는 "특히 라이팅(lighting)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귀띔했다.
투박한 대형 조명 대신 여러 개의 램프를 박았는데, 실제로 보니 물방울이 흐르는 듯했다. 리릭의 헤드램프는 업계에서 볼 수 없었던 초소형 램프. 기존보다 조도를 키워 밝아진 덕에 몸집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디자이너들의 세밀한 표현이 가능했다.
디자이너의 '혼'이 담긴 쇼카는 실제 양산 단계에서 좌초되는 경우도 많다. 리릭은 달랐다. 리릭은 쇼카를 99% 재현했다. 김 디자이너는 이에 대해 "첫 전기차라 간절했다. 디자이너, 엔지니어 모두가 한마음이었다"고 말했다. 매일 디자인 사무실에 들렸던 로리 하비 캐딜락 부회장은 "쇼카와 구분이 안 가게 하라"고 주문했다고.
리릭은 GM의 여러 전기차중 메리 바라 CEO의 간택을 받은 차다. 메리 바라는 미국 abc와의 택시 인터뷰에서 리릭에 직접 올라 타 '타도 테슬라'를 외친만큼 리릭에 회사 명운을 걸었다.
길 디자이너의 친정은 한국GM이다. 2010년 입사 해 부평에서 쉐보레 스파크 디자인 등을 담당했던 그는 2015년 미국으로 건너가 '캐딜락 스튜디오'에 합류했다. 캐딜락 CT6와 XT6 등이 그의 손을 거쳤다.
이번이 생애 첫 프로젝트였던 김 디자이너. 그의 디자인 철학에서 '고객 경험'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김 다자이너는 "차에 처음 올랐을 때, 앉았을 때, 사용했을 때 등에서 모든 경험에서의 디테일에 초점을 뒀다"며 "깔끔한 인테리어 디자인, 컬러, 앉았을 때 보이는 텍스처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패널, 대시보드, 데크, 스크린 등을 디자인할 때 시야에 바로 잡히지 않은 곳까지의 텍스처와 컬러도 놓치지 않았다. 이러한 부품을 만졌을 때 나는 소리까지 염두에 뒀다고 한다.
리릭 1호차는 지난 3월 미국 테네시주 스프링 힐 공장에서 출고됐다. 북미 고객을 대상으로 올 가을부터 인도가 시작된다. 판매가격은 5만9900달러(한화 약 7300만 원)부터 시작. 국내 출시는 내년 예정이다.
KPI뉴스 / 워런(미국)=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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