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충수·김건희·與 집안싸움에 지지율 까먹는 尹 대통령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08-03 10:16:34
현안 잦은 개입에 역풍…불통·오만→지지율 하락
金여사 의혹, 野 타깃…與선 윤핵관 2선 후퇴론 ↑
"尹, 본인부터 바뀌어야…檢 스타일 벗고 초심으로"
윤석열 대통령은 여름휴가 중이다. 3일로 사흘째다. 대통령실은 "가능하면 일 같은 건 덜 하시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난 2일 윤 대통령이 메시지를 냈다.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낮추는 학제 개편안과 관련해 박순애 교육부 장관에게 "각계 각층의 여론을 들어보라"고 주문한 것이다. 학부모 반발이 거세자 부랴부랴 진화에 나선 모양새다.
취학 연령 하향 조정은 지난달 29일 처음 등장했다. 박 장관이 윤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는 자리에서다. 대선 공약도, 국정과제도 아니었다. 윤 대통령은 "신속히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장관 보고도, 대통령 결정도 '뜬금없다'는 게 대체적 반응이었다.
박 장관은 보고 나흘만에 "국민이 원치 않는데 시행하겠나"라며 물러섰다. 당시 배석했던 대통령실 안상훈 사회수석은 뒤늦게 윤 대통령 지시사항을 브리핑했다. 윤 대통령이 공론화와 숙의를 당부했으나 '신속 강구' 발언만 언론에 전달돼 혼선이 생겼다는 취지였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날 "장관 보고에 이상이 있으면 배석한 사회수석이 그 자리에서 제동을 걸었어야 했는데 방기했다"며 "대통령 메시지 혼선은 위험한 일"이라고 경고했다.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도 논란거리다. 반대하는 국민이 과반이다. 이상민 장관이 소통없이 강행하는 것으로 비쳐 스텝이 꼬였다. 경찰의 집단반발을 '하나회 쿠데타'에 비유해 민심 악화를 자초했다. 윤 대통령도 '국기문란'으로 규정해 반감을 샀다.
윤 대통령이 민감한 정치 현안에 직접 메시지를 내며 참전하는 상황이 꼬리를 물고 있다. 하지만 여러 전선에서 부정적 여론이 앞서면서 역풍이 부는 일이 잦다. 소통 부재, 거친 언행이 원인으로 꼽힌다. '불통·고집·오만' 이미지가 쌓이고 있다.
야당은 윤 대통령을 물고 늘어지며 집중 공세를 퍼붓고 있다. 윤 대통령으로선 거듭 자충수를 두는 격이다. 그 여파는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이 수그러들지 않은 것도 심각한 문제다. '김건희 리스크'는 대선 때부터 지적돼온 것이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났어도 개선된 게 없다.
김 여사가 운영했던 코바나컨텐츠와 관련된 업체가 대통령 관저 공사를 시공했다는 의혹은 지지층 이탈을 부를 수 있는 악재다. 게다가 공교롭게 국민대가 김 여사 논문에 대해 표절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대선 때 논란이 됐던 '건진법사'의 이권 개입 의혹이 불거졌다. 더불어민주당이 김 여사 문제를 쟁점화하는데 좋은 호재들이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김 여사 관련 의혹을 거론하며 "대한민국이 어쩌다 이렇게 후진적인 국가로 전락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개탄했다. 그는 "대통령실의 공적 시스템이 붕괴한 것 아니냐"며 "대통령 주변 인물들이 대형 사고를 치기 전에 특별감찰관 임명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권여당은 지도체제를 둘러싼 집안싸움으로 날을 지새며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특히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2선 후퇴 압박이 커져 윤 대통령에게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홍문표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윤핵관은 이제 한걸음 뒤로 물러서 진짜 윤석열 정부가 잘되기 위한 방법을 새롭게 도모해야 한다"며 "이전투구하고 권력 싸움하는 모습은 맞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윤 대통령 지지율을 까먹는 요인은 복합적이다. 하지만 1차 책임은 윤 대통령에게 있다는 게 중론이다.
친윤계로 꼽히는 국민의힘 의원은 "누구 탓을 하겠냐"며 "제일 큰 문제는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이것 저것 다 못마땅해하며 맨날 소리만 지른다는 내용의 '지라시'가 떠다닐 정도"라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 본인부터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김 여사 문제도 풀린다"며 "대선 때처럼 고개 숙이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국정운영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비윤계 다른 의원도 "검찰총장 시절 스타일에서 확 벗어나야한다"며 "싹 쇄신해야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검찰총장 시절 부리던 부하 검사 출신들을 요직에 앉혀놓으면 소통이 되겠느냐"며 "이런 사람들을 싹 걷어내야 직언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문제는 나에게 있지 외부에 있지 않다"며 "윤 대통령은 남탓하지 말고 검사 스타일을 버리며 고집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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