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내부총질' 문자 하루만에…이준석 "양두구육" 응수

장은현

eh@kpinews.kr | 2022-07-27 15:24:11

李 "앞에선 양 머리 걸어놓고 뒤에선 개고기 팔아"
윤핵관 겨냥 "카메라 켜질 때와 꺼질 때 태도 달라"
대통령실 관계자 "李 오해하지 않으리라 생각해"
李 "명확히 이해" 응수…尹, 관련 질문에 묵묵부답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27일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서 개고기 받아와 판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에게 보낸 "내부총질 당대표" 문자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는 고사성어를 빌어 드러낸 것이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26일 울릉도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이준석 대표 페이스북 캡처]

이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그 섬에서는 카메라가 사라지면 눈 동그랗게 뜨고 윽박지르고 카메라가 들어오면 반달 눈웃음으로 악수하러 온다"고 지적했다. 권 대행 등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과 배현진 최고위원 등 친윤(친윤석열)계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어 양두구육의 뜻을 언급하며 "울릉도는 모든 것이 보이는 대로 솔직해 좋다"고 말했다. 이 글을 올린 이 대표 위치가 울릉도 성인봉이다. 권모술수가 판치는 여의도 정가, 국민의힘 내부를 꼬집으며 작금의 사태를 비판한 것으로 비친다.

그는 전날 오후 5시 50분쯤 윤 대통령 문자 메시지 보도가 나온 뒤 하루 동안 침묵했다. 약 50분 뒤 울릉도 지역 현안을 언급하며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한 게 다였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혀 대응을 예고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실도 저격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특별히 이 대표도 (문자와 윤 대통령 의중에 대해) 오해는 하시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해당 발언이 보도된 뒤 중앙일보와의 문자를 통해 "전혀 오해의 소지가 없이 명확하게 이해했다"며 "못 알아들었다고 대통령실이 오해하지 않기 바란다"라고 응수했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 자신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해석했다는 점을 설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정확히 어떤 의도로, 어떤 마음을 가지고 메시지를 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이런 상황을 겪으며 섭섭하고 힘든 게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통령실과 권 대행은 언급을 최소화하면서 확전을 경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외부 일정을 마친 뒤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복귀하며 '전날 문자와 관련해 입장이 궁금하다'고 묻는 취재진을 한번 쳐다본 뒤 답변 없이 들어갔다.

권 대행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원,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며 전날에 이어 다시 한 번 사과했지만 추가 질문엔 일체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통화에서 "이번 문자 파동으로 대통령의 속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대선 과정에서는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간 갈등이 있었지만 대선이 끝난 뒤에는 없었는데 '내부 총질'이라고 표현했으니 민망한 상황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당 권력 투쟁을 할 때 상대를 공격하며 사용하는 말을 대통령이 쓴 건데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하면 안 된다"며 "권 대행도 예전에 같은 방식으로 논란이 된 적이 있음에도 또 실수를 했으니 '일부러 공개했다'는 등의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대표에 대해선 "속이 쓰리더라도 계속 침묵을 지키는 방향이 본인에게 좋았다. 혼란에 끼어들 이유가 없다"고 조언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모두가 아는 내용이 문자로 확실히 드러난 것 뿐"이라며 "당내에서는 반발이 조금 있을 수 있겠지만 금방 잦아들 일"이라고 내다봤다.

박 평론가는 "권 대행 처신이 너무 가벼운 게 문제지만 어쨌든 이 대표는 징계를 받은 상황이고 이 문자 파동으로 이 대표 측에서 반발을 해도 그건 국민 여론과 다르다"고 말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