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진의 부동산경제] 침몰 위기 주택시장, 타이밍 놓치면 바로 '낭떠러지'
최영진
choibak14@kpinews.kr | 2022-07-24 18:29:01
대출금 상환 위해 집 팔고 싶어도 안 팔릴수도
국토연구원 "다주택자 육성해 구매수요 키워야"
금리인상 파장 방치하면 경제 치명타…처방 빨라야
요즘 주택시장에 대한 각종 미디어들의 시각은 침체를 걱정하는 분위기다. 지난해까지 집값이 너무 뛰고 있다고 아우성치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왜 이렇게 됐을까. 가파르게 오르는 대출이자 때문이다. 근래 들어 시중 은행의 담보 대출 이자가 6%대까지 치솟고 있으며 연말에는 평균 7%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제2금융권은 10%대를 넘어설지 모른다.
물론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더 올릴 경우 그렇다는 얘기다. 지금의 기준 금리는 2.25%다. 2021년 7월 0.5% 수준과 비교하면 1년 만에 3.5배 증가했다. 한은은 지난 13일 한꺼번에 0.5% 포인트 인상한데 이어 앞으로 미국 금리 인상폭을 봐가면서 더 올릴 계획이라고 한다.
대출이자 미납자 속출하면 금융권 부실 커져
기준 금리가 인상되면 시중 은행들의 대출 이자도 덩달아 오른다.
지금은 정부가 이자를 많이 올리지 못하도록 금융기관을 압박하고 있어 기준 금리만큼 인상폭이 높지 않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입김도 한계가 있어 조만간 시중금리는 더 올라갈 공산이 크다.
대출 금리가 7~8%대로 치솟으면 은행 돈 빌려 집을 산 사람은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된다. 높은 대출금리를 감당 못해 이자를 못내는 현상이 벌어지게 되고 이는 금융 부실을 키워 경제 전반을 침체 국면으로 몰아넣을지 모른다.
경제가 이런 식으로 흘러가면 주택시장도 온전할 리 만무하다. 순식간에 붕괴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언론들의 주택시장 침체 우려 시각도 이런 연유 때문이지 싶다.
사실 윤석열 정부는 집권 초기 집값 문제가 화두가 되고 있는데도 문재인 정권이 무분별하게 쳐놓은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여유를 보였다. 큰 폭의 금리 인상이 단행되기 전이어서 집값을 부추길 수 있다는 비판을 받기 딱 좋은데도 말이다.
아마 윤 정부는 과도한 부동산 세금으로 힘들어 하는 국민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
이와 함께 전 정권이 투기자로 치부한 다주택자에 대한 인식도 순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경매 주택 급증하면 처방책 약발 없어
하지만 지금은 그런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니다. 자칫했다간 국가 경제가 벼랑 끝으로 내 몰릴 위기에 처해 있어서다.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그냥 낭떠러지로 떨어질 판이다.
집값이 문제가 아니라 당장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 파산을 어떻게 막을지가 우선 과제다. 가파른 금리 인상의 파장이 엄청나다는 소리다. 하루 빨리 위기에서 벗어나는 탈출구를 찾아야 할 때이다.
대출금과 이자를 갚지 못해 집이 경매로 넘어가는 사례가 곳곳에서 벌어진다는 소리가 들리면 그땐 이미 늦었다고 봐야 한다. 그렇게 되면 어떤 처방책도 먹히지 않는다. 집을 팔아 대출금을 갚으려 해도 집을 사려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금리가 더 올라가기 전에 구매 수요를 늘려 놓아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금도 늦었지만 일정 기간 안에 집을 매입하여 다주택자가 되더라도 불이익을 주지 않는 방안 같은 특별한 대책을 찾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때를 놓치면 백약이 무효가 되므로 서둘지 않으면 안 된다.
3주택까지 1주택 기준 적용해 구매자 늘려야
그렇다면 위기 극복책은 뭘까.
얼마 전에 국책 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이 부동산 시장 안정화 방안을 내놓았다. 그중에서 다주택 규정을 바꿔야 한다는 내용이 관심을 끈다. 3주택까지는 1주택 기준을 적용해 구매 수요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현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완화 기조와 맥이 좀 다르지만 복잡한 시장 구조를 풀어내는 데는 좋은 방안이 아닌가 싶다.
적용 대상도 중소도시부터 시행하면서 점차 대도시로 확대하자는 의견이어서 규제 완화로 인한 부작용도 방지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계약 갱신 청구권과 전월세 상한 제도도 손볼 것을 제안했다.
임대차 3법은 임차인 보호라는 순기능보다 시장 혼란만 키우는 역기능이 강하다는 진단이다. 임대기간이 끝나면 한꺼번에 임대료를 잔뜩 올리는 구조여서 전월세 가격 안정 효과는 별반 크지 않다는 얘기다.
그래서 다주택자 육성을 통해 구매수요를 늘리는 대신 거주 주택 외 다른 주택은 모두 임대사업자 등록을 의무화해 임대료 상승폭을 제한하고 집주인에게 세금 감면 등의 인센티브를 주자는 게 연구원의 해법이다.
이 같은 제안들을 잘 다듬으면 보석이 될 것 같다. 지금의 임대차 제도로는 좋은 효과를 못 내니 깊은 침체의 위기에 놓인 주택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빨리 추진할 필요가 있다.
수도권 2029년부터 주택 공급 과잉 현실화
다음은 주택 공급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이다.
국토연은 2026년부터 전국 기준으로 주택 공급 과잉 현상이 현실화하고 주택 수요가 많다는 수도권도 앞으로 7년 후인 2029년 이후 집이 남아도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감안해 미분양 주택과 재고 주택을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활용하자는 안을 내놓았다. 자금 확보는 가칭 '매입리츠', '희망임대주택리츠'와 같은 펀드 방식을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미래를 생각할 때 지금 같은 주택 공급 정책은 분명 문제가 있어 보인다.
머지않아 인구도 줄고 가구 수도 감소한다. 특히 가구 수 증감 문제는 주택구매 수요 향방을 좌우하기 때문에 예의 주시해야 하는 사안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서울은 10년 후인 2032년 가구 수가 정점을 찍고 그다음 해부터는 감소하는 것으로 나온다. 매년 평균 2700여 가구 증가하다가 감소 기에는 매년 평균 1만2600여 가구(2047년까지 산정)가 줄어든다.
경기도는 2042년까지 매년 평균 4만8600가구씩 늘어난 후 감소세로 접어드는 것으로 추정됐다.
위기 극복책 빨리 시행 안 하면 때 놓쳐
이런 내용을 뒤집어 보면 수요를 잘 예측해 이에 맞게 공급량을 정해야 뒤탈이 적다는 의미다.
정책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좋은 대안이라도 시기를 놓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침몰 위기에 몰린 주택시장을 어떤 처방으로 살려낼지 빠른 진단이 필요하다. 더욱이 그에 맞는 대책 마련과 시행은 더 급한 일이다.
KPI뉴스 / 최영진 대기자 choibak1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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