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노동정책 시험대…대우조선 파업에 "불법" "국민 용납 안해"

장은현

eh@kpinews.kr | 2022-07-19 14:51:54

尹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공권력 투입 가능성도
엄정 대응 방침 천명…노동계와 기싸움 결과 주목
與 "법과 원칙에 따라 불법에 엄정 대응" 지원사격
野 "정부와 산업은행이 적극으로 협상에 나서야"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들의 파업과 관련해 "불법적이고 위협적인 방식을 동원하는 것은 더 이상 국민들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통해 "대우조선해양 사내하청노조의 불법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어렵게 회복 중인 조선업과 우리 경제에 미치는 피해가 막대하고 지역사회, 시민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사를 불문하고 산업현장에서 법치주의는 엄정하게 확립돼야 한다"며 "지금 경제가 매우 어렵다. 모두가 함께 힘을 합쳐 이 위기 극복에 매진해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대우조선 파업과 관련해 공권력 투입까지 생각하고 있나, 시기는 어느 정도로 보는가'란 질문에 "산업현장 노사관계에 있어 노든 사든 불법은 방치되거나 용인돼선 안 된다"고 답했다. "국민이나 정부나 다 많이 기다릴 만큼 기다리지 않았나 생각한다"고도 했다. 공권력 투입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조선하청지회는 2014년 조선업 불황으로 삭감된 임금과 열악해진 처우를 개선하라는 취지로 도크를 점거해 배 진수(공정을 마친 선박을 안벽으로 옮기는 작업)를 막고 있다. 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임금 30% 인상 △노조 전임자 활동 보장 △단체교섭 인정 등이다. 파업은 이날로 49일째다.

원청인 대우조선은 임금 인상 등과 관련해 하청 노사가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원하청 노사는 지난 15일부터 4자 협의를 시작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정부는 사태 해결을 위한 움직임에 돌입한 상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날 윤 대통령 지시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5개 부처 장관과 긴급 관계 장관 회의를 가졌다.

이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는 이날 헬기로 경남 거제를 찾아 현장 상황을 살필 예정이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도 현장 방문을 검토 중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이 공권력 투입을 결단할 시기가 임박한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와 달리 윤석열 정부는 노동계 파업에 대한 엄정 대응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전 정부에서 목소리를 높였던 노동계도 임기초반 윤 정부와 힘겨루기에서 밀릴 수 없다는 강경한 분위기다. 그런 만큼 이번 파업 사태로 윤 정부 '노동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의 승부수가 통하면 노조의 벼랑끝 투쟁 방식에 정부와 기업이 끌려다니는 분위기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

▲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들이 지난 13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도크를 점거한 채 농성을 벌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제공]

여당은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의 파업을 규탄하며 정부를 지원사격했다.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불법 파업으로 6600억 원 영업손실이 발생했다"며 "120명이 10만 명 생계를 볼모로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 대행은 "하청업체 임금 처우 문제에 원청인 대우조선이 개입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하청 노조가 떼쓰고 우긴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다수 국민은 불법 폭력을 서슴지 않는 민주노총의 강경 투쟁 방식에 많은 거부감을 느낀다"며 "정부는 주저하지 말고 법과 원칙에 따라 불법에 엄정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제2의 용산참사가 예견된다"며 정부여당 대응을 성토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 파업 문제가 대우조선의 누적된 적자, 현대중공업과의 합병 등 여러 가지가 복합된 문제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 정부가 이렇게 대처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당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했다. 

정의당 이동영 대변인은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노동자들의 요구는 임금을 30% 인상해 달라는 게 아니라 지난 5년 간 조선업이 어려우니 임금을 못 올려준다고 해 누적된 삭감 금액을 원상복귀하라는 것"이라며 "5년이 지났는데도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정부와 산업은행이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조선업이 불황기일 때 대우조선에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공적 자금이 투입됐다"는 이유에서다. 대우조선의 재정 권한을 쥐고 있는 건 사실상 산업은행이라는 얘기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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