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사퇴 거부 vs 권성동 "내가 직무대행"…與 내분 최악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07-08 09:43:49

李 "당대표 물러날 생각없다…가처분 등 모든 조치"
"내주 최고위 주재, 주말에 판단"…총력 대응 의지
권성동 "李 권한 즉시 정지…원내대표가 직무대행"
尹 대통령 "안타깝다… 힘 합쳐 어려움 극복 기대"
김용태 "반란군 토벌해야"…2030당원 탈당 예고

국민의힘이 극도의 혼돈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준석 대표가 8일 당 윤리위로부터 '당원권 6개월 정지' 처분을 받은 것 자체가 큰 충격이다. 집권여당 대표 중징계는 초유의 일이다.

여기에 이 대표가 윤리위 결정에 불복하며 총력 대응 의지를 밝히면서 당은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당장 '당대표 직무대행' 여부를 놓고 이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가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이 대표측과 친윤(친윤석열)계가 권력투쟁에 '올인'하는 것으로 비친다. 여당 내분이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왼쪽)와 이준석 대표. [뉴시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KBS 라디오에서 '당 대표에서 물러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저는 그럴 생각 없다"고 못박았다. 이어 "윤리위 징계 결과 징계 처분권이라고 하는 것이 당 대표에게 있다"며 "납득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면 징계 처분을 보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가처분이라든지 재심이라든지 이런 상황들을 판단해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징계 확정 시까지 최고위 주재 등 대표직을 수행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어차피 최고위라는 것은 다음 주 월요일에 열게 돼 있다. 주말에 판단해 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의 이같은 주장은 윤리위 규정 제30조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해당 규정엔 당 대표가 최고위 의결을 거쳐 징계 처분을 취소·정지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이 규정대로라면 이 대표는 최고위를 소집해 자신에 대한 징계 처분을 무효화 할 수 있다는 게 이 대표 측 주장이다. 징계 결정 후 주어진 열흘 내 소명 기간 중 최고위를 열어 징계 처분 자체를 무력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권 원내대표는 자신이 당대표 직무대행이 된다는 점에서 이 대표 '실각'을 기정사실화했다.

권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징계 의결 즉시 효력이 발생해 당 대표 권한이 정지되고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업무가 6개월 정지되는 것이라 '사고'로 해석돼 직무대행 체제로 보는 게 옳다는 것이 다수의 의견"이라는 것이다.

그는 "'사고'로 봤을 때는 '직무대행체제'이고 '궐위'로 봤을 때에는 '권한대행체제'가 된다고 실무자로부터 보고받았다"고 전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불복 의사를 밝혔는데도 직무대행체제가 되느냐'는 질문에 "네. 그렇게 해석한다"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의 이런 주장은 당헌 29조에 따른 것이다. 해당 규정에선 "당 대표가 궐위된 경우, 당 대표가 선출되기 전까지는 원내대표, 선출직 최고위원 중 최고위원 선거 득표순으로 그 권한을 대행한다"고 나와 있다.

권 원내대표가 당 대표 직무대행으로 권한을 행사한다면 당장 11일 최고위원회 주재 권한도 갖게 된다. 최고위를 통해 윤리위 징계 처분을 보류할 수 있는 권한도 권 원내대표에게 있는 셈이다. 권 원내대표가 이 대표 징계 처분을 최고위 안건으로 올리지 않는다면 이 대표 징계는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가 내주 최고위를 주재하려 나서면 권 원내대표와의 대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권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당이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며 "난국을 타개할 준비를 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저도 국민의힘 당원 한 사람으로서 참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당 내분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당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거리를 뒀다.

윤 대통령은 "당의 의원과 당원들이 힘을 합쳐 어려움을 조속히 잘 극복해 나가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대표 측 인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2030세대 당원들이 탈당하는 등 후폭풍이 예사롭지 않다. 당 홈페이지 당원 게시판에는 윤리위 결과에 항의하며 탈당하겠다는 취지의 글들이 잇달았다. "노인의힘" "틀딱당 회귀" "도로 꼰대당" 등이라는 비난이 주를 이뤘다. 이 대표 지지층인 2030 당원이 쓴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이 대표 중징계를 찬성하는 글도 이어졌다. 양분된 당심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용태 최고위원은 MBC라디오에서 "윤리위가 당권에 대해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본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반란군은 토벌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적의를 표했다.

김웅 의원은 페이스북에 "남이가 진 앞에 출몰하면서 사력을 다하여 싸우니 향하는 곳마다 적이 마구 쓰러졌고 몸에 4, 5개의 화살을 맞았으나 용색이 태연자약하였더라"라는 세조실록 구절을 인용했다. 젊은 나이에 당 대표에 올라 선거 승리에 기여했지만 위기에 처한 이 대표를 남이 장군에 빗댄 것으로 풀이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 내분 사태를 중재하는 중진의원이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참 안타깝다"며 "중진들이 나서서 수습하라"고 쓴소리를 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