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서도 굳건…'배터리 소부장' 상장 흥행 기대되는 이유
김혜란
khr@kpinews.kr | 2022-06-29 12:51:13
2019년부터 이어진 '배터리 소부장' IPO 열기
상장 기업들 증시 훈풍에 대형 인수전도 주목
배터리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의 상장 추진이 이어지고 있다. 증시하락으로 IT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일정이 줄줄이 취소되는 가운데 배터리 소부장 기업들만 이례적인 모습이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전략이 가속화하면서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는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전체 원가에서 소재·부품 재료비 비중은 50%를 넘는다. 핵심 4대 소재(양극·음극·분리막·전해액) 비중은 전체의 75%에 달한다. 배터리 소재와 부품, 장비는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을 결정하는 데도 주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배터리 소재 기업 성일하이텍, 공모 절차 돌입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소재 기업인 성일하이텍은 다음 달 11~12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하며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들어간다.
성일하이텍은 하반기 'IPO 최대어'로 꼽힌다. 성일하이텍은 폐배터리에서 니켈, 코발트, 리튬 등 핵심 원료를 추출하는 회사로 국내 1위 점유율을 자랑한다. 공모 절차를 앞둔 성일하이텍은 '표정 관리'에 들어간 모습이다.
최근 소부장 기업들이 IPO에서 공모 흥행에 성공함에 따라 성일하이텍을 향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뜨겁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000대1 이상 경쟁률을 기록한 15곳 중 9곳이 소부장 기업이었다.
이강명 성일하이텍 대표는 "증시 불안 등 상황이 어려워 상장 기대감에 대해 쉽게 입을 뗄 수 있는 상황이 못된다"면서도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해외 공장을 증설하는 데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진국의 ESG 규제 강화로 성일하이텍의 성장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30년에 제조되는 배터리에 코발트 12%, 니켈 4%, 리튬 4% 이상을 반드시 재활용하도록 의무화했다. 이 때문에 성일하이텍은 일찌감치 중국, 인도, 헝가리, 말레이시아 등 해외에 거점을 뒀다.
배터리 분리막 기업 더블유씨피, 코스닥 상장 준비
배터리 분리막 전문 기업 더블유씨피(WCP)는 지난 23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코스닥 상장 예심 승인을 받고 본격 상장 준비 단계에 진입했다.
WCP의 주요 고객사는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이다. 삼성SDI와 헝가리 동반 진출을 검토 중이다. 삼성SDI는 헝가리 배터리 공장 인근에 분리막 공장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소부장 기업들의 주가는 상승 중
배터리 소부장 기업의 상장은 2019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2019년 천보, 에코프로비엠, 아이티엠 등이 코스닥에 진출했다. 2020년에는 하나기술, 에이프로에 이어 지난해 엔켐, 유일에너테크, 엔시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이 상장했다.
이 중 에코프로비엠은 한때 시총 1위에 오르는 등 코스닥 대장주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하락장 속에서도 유상증자 청약에 성공, 올해 4월 당초 목표치를 상회하는 금액을 손에 쥐었다. 주가가 상승한 덕이다.
양극재 업체인 코스모신소재와 엘앤에프는 올초와 비교해 주가가 각각 25%, 17%씩 올랐다.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생산하는 나소신소재의 경우 주가가 같은 기간 26%나 뛰어올랐다.
실적 잘 내는 소부장으로 투자금도 쏠려
IB업계는 하락장일수록 실적을 잘 내는 기업에 돈이 쏠려 '호실적'을 낸 배터리 소부장 업체가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엘앤에프에 대해 "엘앤에프의 2분기 영업이익은 696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11% 늘었다"며 "최전방 고객사인 테슬라향 판매 호조 흐름이 지속되는 반면 하이니켈 양극재 수급상황은 여전히 타이트해 1분기에 이어 높은 수준의 가동률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에 대한 벤처캐피탈의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다. 배터리 소재 기업인 일진머티리얼즈는 매각을 추진 중인데 SK, 롯데 등 거물 기업들이 유력 인수후보로 꼽힌다.
정부도 '반도체 소부장'뿐 아니라 '배터리 소부장'에도 힘을 주는 상황에서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산업연구원의 한 전문 연구원은 "우리나라 배터리는 생산은 1위인 반면 (소재 등) 조달 부문은 열세"라며 "공용 원료소재에 대한 공공 비축 등 을 경제·안보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