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법사위 다툼'에 원구성 난항…기약없는 인사청문회
조채원
ccw@kpinews.kr | 2022-06-10 17:00:23
野 "與, 국회공백 문제 뒤집어씌우나…의장선출이 먼저"
원구성 지연돼 장관 후보자 등 '청문회 패싱' 가능성도
김승희·박순애 자질 논란…尹 "음주운전 상황 따져봐야"
여야가 10일에도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국회의장 선출과 법제사법위원장 인선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서다. 원구성이 지연되면서 인사청문회 등 국정 현안 논의는 방치된 상태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21대 전반기처럼 법사위원장을 독식하자니 민심 이반이 두렵고 국민의힘에 돌려주자니 원죄가 있어 빈껍데기만 주겠다는 것"이라며 "이런 후안무치가 어디에 있느냐"고 성토했다.
권 원내대표는 12일째 지연되는 원구성 지연의 책임을 민주당으로 돌리며 "국회 공백이 장기화되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경고했다. "국세청장, 교육부 장관, 보건복지부 장관, 합참의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개최를 못 하고 있다"면서다.
권 원내대표의 '빈 껍데기' 발언은 민주당이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 권한을 제한하자고 요구한 데 따른 비판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7월 합의에서) 법사위의 체계·자구 권한의 남용·월권에 대해 확실한 장치를 만들자고 했고 당시 국민의힘이 법사위를 맡는 것과 연동돼 있었다"고 말했다. 월권적 기능문제가 바로잡히지 않은 데다 법사위원장은 통상 야당이 맡는 것이기에 여당에 내줄 수 없다는 논리다.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권이란 각 상임위에서 의결한 법안이 관련 법과 충돌하지는 않는지(체계)와 법안에 적힌 문구가 적정한지(자구)를 심사하는 기능을 말한다. 법사위가 법안이 본회의로 넘어가기 전 넘어야 할 마지막 관문인 셈이다. 법사위원장은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낼 수도, 체계·자구 심사를 핑계로 지연하고 본회의에 올리지 못하게 할 수도 있는 막강한 권한을 지녀 '국회 내 상원'처럼 군림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민주당은 국회 공백 책임을 야당에게 뒤집어씌우고 있다고 반발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국회 공백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국회의장을 먼저 선출해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 주요 의회 현안을 처리하며 원 구성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정도"라며 "양보 운운하며 원 구성 협상과 연계하는 권 원내대표의 태도야말로 후안무치"라고 반격했다.
두 장관 후보자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기약이 없는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김승희 보건복지부 후보자를 지명했다.
두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은 지난 3일 국회에 제출됐다. 국회법에 따르면 임명동의안 등이 제출된 날부터 20일 내 심사 또는 인사청문을 마쳐야 한다. 당장 원구성 협상이 이뤄진다고 해도 일정을 맞추기 빠듯해 '인사청문회 패싱' 가능성도 점쳐진다.
그러나 '패싱'을 강행하기에 두 후보자 관련 의혹이 끊이지 않는 것도 정부와 여당에 부담이다. 민주당 신현영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인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김 후보자와 관련한 국회의 자료요구에 축소된 허위 자료를 제출하거나 고의로 제출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직권남용 및 업무방해에 해당하는 중대범죄"라고 몰아세웠다.
민주당은 '만취 음주운전' 전력이 확인된 데다 '논문에 이름 얹기', '논문 중복게재', '겸직 이해충돌' 의혹에 휩싸인 박 후보자에 대해 이미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윤 대통령은 출근길에 박 후보자 음주운전 이력과 관련해 "음주운전 자체만 가지고 얘기할 것은 아니다"라며 "음주운전도 언제한거며 여러가지 상황이라든가, 가벌성이라든가, 도덕성 같은 걸 다 따져봐야 되지 않겠느냐"고 감쌌다.
오 원내대변인은 윤 대통령에게 "교사의 음주운전은 곧바로 해임될 수 있는 중징계 요건"이라며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만취 음주운전을 했는데 당시 상황을 따지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후보자가 국정과제를 이행하는 데 있어 적합한 역량을 갖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국민들이 기회를 줄 수 있는 상황들을 고려해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의미"라며 "음주운전 자체를 상황에 따라 판단한다는 얘기가 아니라는 뜻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해명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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