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핀란드까지 수입 닭 공세에 국산은 '품질'로 승부
김지우
kimzu@kpinews.kr | 2022-06-03 16:55:45
미국산 닭 관세 철폐 등에 가격 경쟁력 밀려
국내 도계업계 "우리 농가 지키려면 가격 못 낮춰"
한·미 FTA로 미국산 닭고기 관세가 내년이면 완전 철폐되는 상황에서 핀란드산 친환경 닭고기도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
수입산 닭과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국산 닭 업체들은 품질 강화를 자구책으로 삼는 모습이다. 국내 농가의 도산을 막기 위해 원가를 낮출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핀란드산 친환경 닭고기 브랜드 '노포(NOPO)'가 한국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 브랜드는 "동물 복지, 환경을 모두 고려한 친환경 프리미엄 닭고기"라며 대규모 프로모션까지 준비 중이다. 그동안 브라질, 태국, 미국산 등 수입산 닭들이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며 시장의 파이를 키워온 가운데 품질까지 더해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닭고기 수입량은 3만8000톤으로 평년(2017~2021년) 1분기 3만3900톤에 비해 13.3% 증가했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별 닭고기 수입량은 브라질(11억28톤)이 가장 많고, 태국(1억1046톤), 미국(2320톤)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올 1분기 국내산 닭고기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올 1~3월 국내 육계 도계 마릿수는 1억8569만 마리로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산 닭고기(육계) 가격은 ㎏당 1894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5% 상승했다.
국산닭 아직은 공고한 시장 점유율
"농가 도산 막으려면 가격 못 낮춰"
물론 이같은 상황에서도 국내 닭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공고하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토종닭 신선육 판매량을 기준으로 하림, 참프레, 올품, 사조원, 농협목우촌, 체리부로, 마니커 등 7개사의 시장점유율은 80% 이상이다.
문제는 공정위가 국내 닭 업체들의 신선육 가격 및 출고량 담합을 징계하기로 하면서 국산 닭의 이미지가 약화된 데 있다. 관세 철폐 등으로 수입산보다 가격이 비싼 상황에서 담합 징계까지 겹치니 가격을 유지하는 것조차 힘겨워졌다. 국산 닭의 가격 경쟁력은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냉동닭날개·냉동닭가슴살 등 미국산 닭고기 관세는 오는 2023년부터 철폐된다. 미국산 냉동닭다리는 지난해에 이미 관세가 사라졌다.국내 업체들은 닭고기 수입량은 늘고 관세가 사라지며 가격 경쟁력이 더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국내 도계업체들은 이에 맞서 품질로 승부한다는 전략이다. 가격은 낮추지 못하겠고 품질만이 살 길이라는 이유에서다.
국내 도계업체들은 수입산에 맞춰 국산 닭의 가격을 낮추면 국내 계약사육 농가의 원가를 줄일 수밖에 없어 연쇄 도산이 우려된다고 입을 모은다.
한 도계업체 관계자는 "국내 도계업체들은 수입산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데, 그렇다고 제품 값을 낮춰버릴 수도 없다"며 "국내 계약사육농가와 상생을 위해 노력 중인데 수입닭과의 가격 경쟁력을 위해 농가 원가를 낮출 수는 없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지우 기자 kimzu@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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