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감찰관 폐지 논란…"대통령실 각성" 얘기 나오는 이유는

장은현

eh@kpinews.kr | 2022-05-31 15:07:28

대통령실 "여야, 특감후보 추천시 尹 대통령이 지명"
30일 특감 폐지 전제로 발언했다 황급히 진화 나서
윤핵관 장제원 "尹, 법 무력화할 분 아냐…각성해야"
권성동 "선거후 野와 협의해 후보 3명 추천할 것"

대통령실은 31일 "여야가 특별감찰관 후보 3명을 추천하면 윤석열 대통령이 법에 따라 1명을 지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별감찰관제 폐지 논란이 불거지자 황급히 진화에 나선 것이다.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 의중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과 관련해 "각성해야 한다"는 질타가 권력 핵심부에서 나왔다. 

▲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크루즈 부두에서 열린 제27회 바다의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마친 후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뉴시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대통령의 특별감찰관 지명은) 임의 규정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별감찰관제가 아니라 다른 제도를 만들려면 당연히 입법부와 협의해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전날 브리핑에서 "이전 정권과 여건이 달라졌다. 특별감찰관제를 포함해 권력형 비리를 발본색원할 수 있는 효과적인 시스템을 구상 중"이라고 말해 혼란을 자초했다. 특별감찰관이 폐지될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의 친인척 등 대통령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사람의 비리 행위를 감찰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대통령 비서실의 수석비서관 이상 공무원도 대상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답변 과정에서 마치 특별감찰관제 폐지를 전제로 논의를 진행하는 것처럼 비쳐 혼선을 드렸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어쨌든 혼선은 저희 실책이다. 분발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그는 "더 나은 제도가 있는지 구상하는 것은 늘 행정부나 대통령실 몫"이라며 "입법부인 국회 입장에서는 제도와 절차대로 가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국민의힘에서 대통령실을 향한 비판이 나온 점에 대해 "지적을 달게 받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특별감찰관 제도를 회의적으로 본다는 말이 있다'는 질문이 나오자 "회의적이라기보다 달라진 제도 속에서 가장 효율적인 제도인지 고민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관련 보도를 접하고 특별감찰관 폐지는 사실이 아니라며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의 빠른 사과에는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의 직언도 영향을 끼쳤다. 인수위 시절 당선인 비서실장으로 활동한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특별감찰관 폐지 관련 보도가 대통령실 관계자에 의해 나온 얘기라면 대통령실은 크게 각성해야 한다"고 쓴소리했다. "대통령 참모는 대통령 의중과 뜻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면서다.

장 의원은 "윤 대통령은 국회가 법을 개정하거나 폐지하지 않았는데 법을 무력화할 분이 결코 아니다"라며 당선인 시절 윤 대통령의 관련 발언을 언급했다. "특별감찰관 제도는 엄연히 현행 법에 규정돼 있는 것이다", "국회에서 3명을 추천하면 그 중 1명을 지명하는 것" 등이다.

장 의원은 "대통령의 참모는 24시간 내내 대통령에게 안테나를 세우고 있어야 한다"며 "자칫 방심하는 순간 대통령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고 결국 대통령에게 큰 누를 끼치게 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곳이 대통령실"이라고도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경기 성남 야탑역 유세 전 기자들과 만나 "특별감찰관제 법이 폐지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방선거 이후 더불어민주당과 협의해 특별감찰관 후보 3명을 추천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국회가 특별감찰관 후보 3명을 추천하고 윤 대통령이 1명을 지명한다. 지명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면 윤 대통령이 임명한다. 임기는 3년이다. 직무 수행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1명의 특별감찰관보와 10명 이내의 감찰담당관을 둘 수 있다. 

특별감찰관은 감찰 대상의 범죄 혐의가 명백해 형사 처벌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도주 또는 증거인멸을 방지해야 한다고 판단할 때 검찰총장에게 고발하거나 수사를 의뢰한다. 다만 최근 법 개정으로 검찰 수사권이 경제와 부패로 한정돼 해당 절차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하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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