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D-6 '박지현 사과' 여진…민주, '86 용퇴' 갑론을박

조채원

ccw@kpinews.kr | 2022-05-26 13:38:30

성비위· 팬덤정치 타파 등 쇄신안과 '86 용퇴' 내홍
朴 "86 다 물러나라는 건 아냐…내용에 집중해달라"
朴 응원 목소리도…박용진 "새겨들을 말 확인한 것"
'시점' 측면서는 아쉽다는 평가도…수습 여부 주목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띄운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용퇴론' 등 당 쇄신을 둘러싼 내홍이 26일에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6·1 지방선거운동이 종반에 다다랐음에도 민주당은 뭉치기보다는 흩어지는 모양새다.

▲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왼쪽)이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균형과 민생안정을 위한 선대위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박 위원장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86세대가 다 은퇴해야 한다고 말씀드린 적은 없다"면서도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민주주의를 이룬 성과를 존경하지만 모두가 다 그렇진 않다. 당의 변화를 어렵게 만들고 시대와 발맞춰 나가는 것이 어려운 분들도 있지 않느냐"고 주장하면서다. 이어 "86 용퇴론은 사과 기자회견에는 없던 내용이니 혁신안 내용에 좀 더 집중해주시면 어떨까 한다"며 "자극적 포인트로 삼는 건 지양해주셨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박 위원장은 성희롱성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최강욱 의원에 대한 '선거 전 징계'도 거듭 압박했다. 그는 "조속히 처리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를 지방선거 이후로 넘기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자세"라며 "필요하다면 '비상징계 권한'도 활용해야 한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사과로는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는 김용민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는 "전 반대로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거듭 사과드리고 민주당을 바꾸겠다고 말씀드리면 많은 국민이 민주당을 쳐다봐주시는 것 같다고 느낀다"며 "이것이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당 지지율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확신한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전날 선대위 회의에서 팬덤정치와 내로남불, 성비위에 대한 반성 등 당 차원 쇄신안 논의와 '86 용퇴'를 촉구했다.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과 중진들은 박 위원장을 비판했고 강성 지지층은 "내부 총질"이라며 사퇴를 압박 중이다.

메시지 내용을 놓고 찬반이 갈리지만 이와 별개로 아쉬움을 표출하는 의견이 나온다. 한 광역자치단체장 선대위 관계자는 이날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에서 3000명에 가까운 후보가 지방선거에 출마했다"며 "4년동안 이 선거를 바라보고 준비해왔는데 막판에 언론 주목도가 당내 갈등으로만 향하게 된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단체장들이 준비한 공약이나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논란 등 정권견제론의 필요성을 부각할 수 있는 기회들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30 여성층으로 외연을 넓힐 목적으로 20대 활동가를 '서열 1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한 건 민주당이다. 박 위원장에게 정무적 판단이 아닌 국민 눈높이에서 당의 체질 개선, 긍정적 변화를 이끄는 역할을 기대하면서다. 그러나 대선 패배와 지지율 급락 등 작금의 위기를 맞게 된 근본 원인에 대한 박 위원장의 진단은 정작 민주당이 외면하는 분위기다. 박 위원장은 '내부 총질'에 대해 "당내 민주주의를 하지 말자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민주당의 개혁, 쇄신에 저항하고 있는 것이라고 규정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평가했다.

박 위원장을 응원하는 목소리도 있다. 소신파 박용진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사과 때문에 선거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박 위원장이 사과하게 만든 당의 현실 때문에 선거가 힘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박 위원장의 '86용퇴'나 성 비위 관련 문제 관련 지적은 틀린 말이 아니라 새겨들을 말을 다시 확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시점이 부적절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잘못된 행동을 한 분들이 문제지 그 문제를 해결하자고 주장한 사람의 잘못은 아니고 미룬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고 옹호했다. 그는 "2030 젊은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뭘로 보겠느냐"고 우려했다.

'쓴소리꾼' 조응천 비대위원은 MBC라디오에서 "비록 설익었지만 그래도 대의에 맞았기 때문에 결국 박 위원장 편을 들었을 것"이라며 힘을 보탰다. 그는 "내용은 대부분 공감한다'면서도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대화 장소, 형식, 절차 이런 것이 맞았나 싶은 생각이 든다"고 했다. "충분히 공감대를 이루는 노력을 미리 좀 해야 하는데 그런 게 좀 부족하지 않았나"라고도 했다.

민주당이 남은 선거 기간 내홍을 어떻게 수습해 '원팀'을 이룰 지 주목된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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