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IPEF 출범 정상회의 참석…'中과 갈등' 해결은 과제
장은현
eh@kpinews.kr | 2022-05-23 18:03:21
"급변하는 환경 속 역내 국가 연대 보이는 첫걸음"
IPEF 참여, 바이든 방한때 공식화…균형외교 포기?
박진 "한 면만 보는 듯…인태지역 미래 위한 협의체"
한미 성명, 北 비핵화 방안 빠진 것도 '한계'로 꼽혀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 정상회의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공동번영 시대를 열어 나가기 위해 함께 힘을 모으자"며 "한국도 굳건한 연대를 바탕으로 책임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화상회의 형식으로 열린 IPEF 출범 정상회의에 참석해 연설을 통해 "IPEF 출범은 급변하는 경제 환경 속에서 역내 국가 간 연대와 협력의 의지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첫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IPEF가 개방성, 포용성, 투명성의 원칙하에 추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빠른 성장과 발전을 이뤄냈다"며 "한국은 IPEF가 포괄하는 모든 분야에서 이러한 경험을 나누고 협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공급망 강화, 디지털 전환, 청정에너지·탈탄소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공급망 문제와 관련해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국제 공조 체계가 매우 중요하다"며 "반도체·배터리·미래차 등 첨단 산업의 핵심 역량을 보유한 한국은 역내국과 호혜적 공급망을 구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디지털 전환 부분에선 한국의 통신기술을 들며 "AI(인공지능), 데이터, 6G 등 새로운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디지털 인프라 구축과 디지털 격차 해소에 기여하겠다"고 약속했다. 청정에너지·탈탄소 분야를 두곤 한국이 원자력, 수소, 재생에너지 분야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해 "IPEF가 출범하기까지 훌륭한 리더십을 보여준 바이든 대통령께 감사드린다"며 "지난 사흘 동안 한국에서 일정을 함께 한 바이든 대통령을 다시 뵈어 기쁘다"고 인사했다.
미국이 주최한 이번 회의에는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무하마드 루트피 인도네시아 무역부 장관 대리 참석), 베트남, 태국, 브루나 13개국이 참여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의 포괄적인 경제 협력체로서 상징성을 갖는다. IPEF는 공급망, 청정 에너지 등 신통상 이슈와 관련한 새로운 규범을 설정하고 역내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통령실은 "민관 TF(태스크포스) 등을 통해 업계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미국을 포함한 역내 국가와도 긴밀한 협의를 진행했다"며 "대외 경제안보전략회의·통상추진위 등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IPEF 출범 멤버로 초기부터 논의에 적극 참여해 우리 이익을 최대한 반영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IPEF 참여는 바이든 대통령 방한 당시 공식화했다. 지난 21일 한미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서다. 윤 대통령은 "한미 양국은 규범에 기반한 인태 지역 질서를 함께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그 첫걸음은 인태경제 프레임워크 참여"라고 말했다.
IPEF 참여는 '한미동맹 강화'의 핵심이다. 인도·태평양은 한미정상회담후 발표된 '한미 정상 공동 성명'에서 9차례 언급됐다. 지난해 열린 정상회담 때 5차례 언급된 것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대통령실은 "올해 중 적절한 계기"에 한국만의 인도·태평양 구상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이 계획에 따라 한미간 '포괄적 전략동맹' 성격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경제·안보 동맹'이다. 북한 핵 위협에 대응하는 안보 동맹을 넘어 공급망과 첨단 기술을 공유하는 경제·안보 동맹으로 한미 관계가 '격상'된 것이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전에 없던 한미간 최고위급 경제안보 소통 창구도 마련됐다.
윤 대통령에게 주어진 최대 과제는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이다. IPEF의 지향점도 결국 '중국 견제'로 향할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야당 측에서는 '균형 외교'를 포기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 관영 매체에서도 "한국이 중국 억제의 길로 들어섰다"는 등의 보도가 나왔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견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새롭게 펼쳐지는 인도·태평양 질서 하에 어떻게 하면 미래 성장을 담보하고 먹거리를 찾을 것인가 하는 원천적 고민을 하고자 협의체를 만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관련 비판은) 너무 한 면만 보는 것 같다"며 "한중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해 후속 협상을 하고 있고 동아시아 역내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의 같은 회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IPEF 회원국 전부가 중국과 어떤 형태로든 경제 무역 관계를 가지고 있다"며 "중국이 인태 지역 규범, 질서에 참여해 갈 수 있도록 한국이 유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정리했다.
윤 대통령도 중국과의 관계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 듯 회담 후 성명에서 중국이 반발하는 인권 문제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대만해협 문제도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중시되지 않았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IPEF는 인도·태평양 역내에서 경제·통상과 관련한 광범위한 룰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라며 참여 경위를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그래서 우리가 당연히 참여해야 하고 룰을 만드는 과정에서 빠진다면 국익에 피해가 많이 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구체적인 해법이 성명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성명에는 한미간 군사 동맹을 강화하는 내용 정도가 담겼다. 유사시 미국이 제공할 확장억제 전력과 관련해 한미 정상급에서는 처음으로 "핵, 재래식, 미사일 방어"가 포함됐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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