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LNG 발전소 건립…"RE100 역행? 현실적 타협"
김혜란
khr@kpinews.kr | 2022-05-11 15:08:47
"탄소배출 여전" 지적…설비 바꾸면 수소만 배출할 수 있어
현대자동차가 대규모 LNG(액화천연가스) 자가 발전소 건설에 나섰다. LNG를 완전한 재생에너지로 보기는 어려워 '시대에 역행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입을 모은다.
11일 울산시와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계획 중인 LNG 열병합발전소는 184메가와트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울산 공장 안에 올해 착공을 시작해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는 한국전력 등으로부터 공급받던 전력량의 72%를 이 곳에서 자체 생산한다는 목표다. 스팀(steam, 증기)양의 59%가량을 자체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전력공급난 예상…자가 발전소는 '생존 문제'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자가 발전소를 짓는 이유로 '불안정한 전력 수급'을 꼽는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울산은 이미 공장 등이 포화된 상태"이고 "현대차가 전기차 라인 증설을 하게 되면 추가적인 전기 공급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전력공사 등으로부터 전력을 공급 받기 위해서 송전, 선로 등을 깔아야 하는데 자체 조달을 하게 되면 이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 주변 기업들과 불필요한 마찰도 피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허은녕 서울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LNG열병합 발전소의 효용 가치나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이전에 현재 에너지 정책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허 교수는 "전력 공급 이슈가 클 거라 예상하므로 기업도 살아 남기 위해 발전소 건설 계획을 세우는 것"이라며 "다른 공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탄소 중립을 맞추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매년 늘어나는 전력수요에 전기료는 계속 오르고 있다. 지난달 한전은 석탄, LNG 등 원자잿값 급등과 RPS(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확대에 따라 전기료를 kWh당 6.9원 인상했다. 한전은 10월에도 4.9원 인상을 계획 중이다.
친환경 전략 '불가능한 이상'보다 '현실적 타협' 선호
LNG는 석유에 비해 약 30%, 석탄에 비해 45% 탄소배출량이 적다고 알려져 있다. 여전히 탄소 제로는 아니라는 점에서 'RE100(재생에너지 100%) 운동'과 멀어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학계는 '불가능한 이상'보다 '현실적인 타협'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유승훈 교수는 "RE100을 위해 태양광을 얻으려면 국토의 10%에 패널을 깔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재생에너지 100% 사용은 상당히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수입하거나,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사례도 있는데 이는 국가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RE100 달성을 위해 베트남이나 중국에 공장을 증설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문제로 국내외 친환경 정책에도 변화 기류가 생성되고 있다.재생에너지보다 광의인 'ZC100(무탄소·저탄소 에너지/Zero-Carbon Energy 100%)' 개념이 도입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는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원자력, 그린수소, 블루수소, 암모니아 등이 모두 포함된다.
유 교수는 "현재는 LNG열병합을 통해 천연가스가 배출되지만 일부 장치만 바꾸면 수소로 완전히 태울 수 있어 궁극적으로는 탄소 제로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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