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개특위 힘겨루기…與 "참여해라" vs 野 "법개정 전제해야"
장은현
eh@kpinews.kr | 2022-05-04 13:54:26
국민의힘 압박 "그만 몽니 멈추고 명단 제출하라"
국민의힘, 특위 참여=검수완박 인정…"불참" 고수
김형동 "검수완박, 임대차3법 길 밟을 것…국민 심판"
특위 구성 후 중수청 세부 사항·독소조항 보완할 듯
여야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후속 조치를 위한 사법개혁특위 구성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국무회의 공포로 검수완박 입법은 완료됐지만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에 따른 공백을 메꾸기 위한 후속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4일 "특위 명단을 곧 제출하겠다"며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특위 참여를 '검수완박 인정'이라고 규정하며 검찰청법, 형사소송법을 재개정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이번 검찰개혁 입법 완성으로 검찰의 기능 정상화라는 큰 틀이 마련됐다"며 "앞으로 한국형 FBI인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남은 직접 수사권 폐지까지 후속 절차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여야 합의안에 따른 사법개혁특위 구성 결의안이 의결된 만큼 국회법에 따라 5일 이내 위원을 선임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곧 특위 명단을 제출하겠다"고 예고했다.
박 원내대표가 언급한 합의안은 지난달 22일 여야가 서명한 박병석 국회의장 중재안을 뜻한다. 합의안 5항에는 '법률안 심사권을 부여하는 사개특위를 구성한다. 이 특위는 가칭 '중수청' 등 사법 체계 전반에 대해 밀도 있게 논의한다'고 적혀 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도 그만 몽니를 멈추고 조속히 위원 명단을 제출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여야 합의안이 '원천무효'이기 때문에 사개특위에도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형동 수석대변인은 이날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주춧돌, 즉 검수완박을 위한 검찰청법,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잘못 놓였기 때문에 사개특위에 들어간다는 것은 검수완박을 인정하는 꼴"이라고 강조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검수완박법은 약자들한테 악법"이라며 "시간이 갈수록 피해가 많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심판 해주시면 저희가 개정안을 만드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작년에 임대차 3법이 통과된 뒤 지난해 서울, 부산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이겼다"며 "국민의 지지라는 동력을 가지고 정부 입법을 만들든 당에서 하든 재개정안을 만드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을 다시 개정한다는 전제하에서 사개특위를 구성한다면 (참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본회의 의결 5일 이내'라는 국회법 규정에 따르면 오는 7일까지 각당의 특위 위원 명단이 제출돼야 한다.
특위는 13명(민주당 7명, 국민의힘 5명, 비교섭단체 1명)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불참을 선언한 상황에서 국회법에 규정된 기한 내 특위가 출범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면 사개특위에서 법률을 만들더라도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도 국민의힘은 고려하고 있다. 대통령이 재의를 요구하면 국회는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동의로 법안을 확정한다. 300명 중 200명이 동의해야 하기 때문에 민주당 전원에 범여권 의원을 끌어모아도 의결정족수가 모자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윤 당선인 취임 후 국정 운영을 고려했을 때 마냥 불참 입장을 유지할 수만은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거대 야당'이 될 민주당의 협조 없으면 국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다.
민주당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UPI뉴스와 만나 "특위 구성 기한을 넘기면 의장이 선임하는 방법이 국회법에 규정돼 있지만 그런 상황까지는 안 가지 않을까 싶다"며 "반대를 위한 반대여도 특위에 들어오리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사개특위가 출범하면 속도전으로 완성된 검수완박의 입법 공백을 메우는 부분이 주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수청 설치와 관련한 논의를 비롯해 '고발인 이의신청권 신설' 등 시민 사회에서 우려가 큰 점을 보완하는 작업 등이다.
박 의장, 여야 원내대표 합의문에는 '사개특위 구성 후 6개월 내 중수청 입법 조치를 완료하고 이후 1년 이내 중수청 출범과 동시에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폐지한다'고 돼 있을 뿐 자세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중수청을 어느 정부 부처 산하에 둘지, 중수청장 임명은 어떻게 할지 등 논의할 사안이 산더미다. 새로운 수사기관 설립으로 인한 기관 간 권한 조정, 중립성 보장 방안 등도 다뤄져야 한다.
민주당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중수청장을) 누가 임명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어떻게 민주적으로 통제할 건가가 문제"라며 "법무부 산하에 둘지, 행정안전부 산하에 둘지, 제3의 독립기구로 둘지는 논의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독소조항이라고 불리는 부분에 대한 보충도 필요하다. 대표적인 것이 '고발인 이의신청권 배제' 문제다. 개정된 형사소송법에서는 고소인이 아닌 고발인이 검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권한을 인정하지 않는다.
경찰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주체가 '내'가 아닌 제3이거나 피해자가 없는 범죄일 때 검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여러 시민단체들은 아동,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게 피해가 발생하고 공직자, 기업 비리 등에서 공익 목적의 고발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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