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검수완박 중재안' 단독처리 착수…"원안대로" 주장도
조채원
ccw@kpinews.kr | 2022-04-25 15:43:25
28일 본회의 열어 처리 시사…법사위 소위 회의 공지
여야 중재안 수용 두고 잘못함 42.5% vs 잘함 34%
'처럼회' 소속 강경파, 회견서 "원안대로 입법 진행"
더불어민주당은 25일 국민의힘이 박병석 국회의장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에 대한 여야 합의를 파기하면 즉시 법안 처리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당내 강경파 의원 중심으로 중재안이 아닌 원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 의장 중재안은 검찰의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수사권 중 '부패·경제'는 한시적으로 남기고 나머지는 경찰로 이관하는 것이 골자다. 양당은 지난 22일 박 의장 주재로 원내대표 회동을 갖고 중재안에 합의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재논의 결론을 내면서 사흘만에 검수완박 갈등이 다시 불거졌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박 의장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여야가 의원총회를 통해 추인한 합의 사안대로 국회에서 차질없이 관련 의사절차를 밟는게 옳다는 의견을 의장께 전달했다"며 "의장도 공감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의장께서는 필요하다면 여야 원내대표가 더 상의를 해보라고 요청했지만 사실 더 상의한다고 달라질 것은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국민의힘이 공직자·선거 범죄를 재논의 대상에 올렸다는 점에서 합의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민주당은 기존 합의 대로 이번주 국회 법사위에 검수완박을 위한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조문 작업을 끝내고 28일 또는 29일에 본회의를 열어 처리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7시 30분 '검수완박' 중재안을 심사할 법사위 법안심사1소위를 열기로 했다. 강행 처리 수순에 들어간 셈이다.
1소위 위원장인 박주민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오후 7시 30분 소위 소집을 공지하라고 했다"며 "의장 중재안 중심으로 논의될 것 같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입장 선회 배후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있다"며 여론전에 나섰다. 합의를 깬 쪽은 국민의힘이라는 명분으로 법안 처리 과정에서 박 의장 협조를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박 의장은 중재안을 수용하는 정당의 입장을 반영해 국회 운영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민주당이 박 의장 협조 하에 '회기 쪼개기'에 나선다면 국민의힘이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진행하더라도 법안 통과가 가능하다.
민주당은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윤석열 인수위와 국민의힘의 '오락가락 말 바꾸기'는 국회 합의를 모독하고 여야 협치를 부정하는 도발"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민주당이라고 국회의장 중재안이 만족스러워 수용한 게 아니다"라며 "인수위와 국민의힘은 의회 민주주의의 합의를 존중하고 성실히 이행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박 의장의 검찰 수사권 분리 중재안 수용에 대한 여론은 부정적이다.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KSOI)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TBS 의뢰로 지난 22, 23일 서울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 대상 실시) 결과 중재안 수용에 '잘못했다'는 의견은 42.5%, '잘했다'는 의견은 34%였다. 격차는 8.5%포인트(p)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3.1%p)밖이다. '잘 모름'은 23.5%였다.
이강윤 KSOI 소장은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검찰 수사권을 손대려고 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입장과 왜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분리하지 못하고 일부에 그쳤냐는 민주당 강경파 입장 모두가 '잘못됐다'에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지지정당별로 보면 민주당 지지층은 '잘못했다' 38.3%, '잘했다' 41.6%로 팽팽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잘못했다'는 의견이 과반(52.3%)으로 '잘했다'(24.4%)보다 훨씬 높았다. 중재안 수용은 여야 타협의 결과물이라는 점을 비쳐볼 때 '입법독주'를 우려하는 민주당 내 목소리가 적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중재안 반대'를 고수할 경우 6대 범죄 수사권을 모두 경찰로 이관하는 '원안 통과' 추진까지 언급되는 상황이다. 민주당 일부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이 먼저 합의를 깬 만큼, 의장 중재안을 수용했던 민주당의 원안대로 입법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견문에는 3선 정청래, 재선 박주민 이재정 의원과 초선 김용민 강민정 김남국 김승원 문정복 민병덕 양이원영 유정주 윤영덕 이수진(동작을) 이용빈 장경태 전용기 정필모 최강욱 최혜영 황운하 의원(가나다순)과 무소속 민형배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상당수가 초선 강경파 모임인 '처럼회' 소속이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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