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배 탈당에 역풍 확산…검수완박 반란표 다수 가능성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04-21 13:58:47
이소영 "편법…이런 법안처리 방식에 동의 어렵다"
친명계 김병욱 "민주주의 능멸…민주당 모습 답답"
이상민·조응천·양향자·조정훈도 반기…벌써 7명
검수완박 반대 50% 찬성 39%…4월 처리 반대 65%
민형배 의원의 더불어민주당 탈당에 대한 역풍이 확산되고 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위한 '위장·기획 탈당'이라는 이유에서다. "전례가 없는 꼼수"라는 게 중론이다. 민주당에선 21일에도 의원들의 공개 반발이 이어졌다.
민주당은 지난 20일 탈당한 민 의원을 국회 법사위에 배치했고 안건조정위 구성시 무소속 몫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여야 이견시 90일 숙려기간을 둔 안건조정위를 무력화하기 위한 편법이다. 그런 만큼 법안 처리가 강행되면 단일대오가 깨질 수 있다. '반란표' 규모가 크면 검수완박 입법도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소장파 박용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 공감대 없는 소탐대실은 자승자박. 5년만에 정권을 잃고 얻은 교훈 아닌가"라고 물었다.
박 의원은 "지금 우리의 검수완박을 향한 조급함은 너무나 우려스럽다"며 "민 의원을 탈당시켜 안건조정위를 통과하려 한다. 묘수가 아니라 꼼수다"라고 일갈했다.
그는 "검수완박을 찬성하시는 국민들조차 이건 아니라고 말씀하신다"라고 전했다. "국민들께서는 민주당이 지금 선을 넘고 있다고 보고 있다"라고도 했다.
이어 "자제의 규범을 저버리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승리하려는 유혹에 굴복하는 순간 우리의 민주주의는 무너지기 시작한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급할수록 돌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비상대책위원인 이소영(경기 의왕시과천시) 의원은 당 소속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민 의원 탈당에 대해 "너무나 명백한 편법"이라고 못박았다.
이 의원은 "안건조정위는 날치기나 물리적 충돌이 횡행하던 후진적 모습을 청산하고자 여야 이견을 숙려·조정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입법자인 우리가 스스로 편법적 수단까지 정당화하며 용인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지금의 상황은 2년 전 위성정당 창당 때와 다르지 않다"며 "스스로 떳떳하지 않은 선택을 할 때 국민은 우리에게 실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같은 잘못을 반복해선 안 된다"고 했다.
김병욱 의원도 페이스북 글에서 "지금의 민주당의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하다"며 검수완박 강행 움직임을 정면 비판했다.
김 의원은 민 의원 탈당을 언급하며 "우리 당이 비판받아 온 내로남불 정치, 기득권 정치, 꼼수 정치 등 모든 비판을 함축하는 부적절한 행위"라고 질타했다. 그는 "이런 식으론 결코 검찰개혁을 이룰 수 없으며 우리 당이 지금까지 추구해온 숭고한 민주주의 가치를 능멸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친이재명계 핵심 의원 모임인 '7인회' 소속이다.
조응천 의원은 전날에 이어 검수완박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조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사실은 조금 두렵다. 국민들의 시선이"라고 토로했다.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은 전날 "이렇게 정치를 하면 안된다"며 "헛된 망상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소속 의원 172명 전원 공동 발의로 검수완박 법안을 지난 15일 제출했다. 검수완박 입법이 당론이고 의원 모두가 발의자로 이름을 올려 반대표를 던지는 건 힘든 선택이다. 그러나 꼼수 탈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커지면서 이탈 명분을 제공했다는 평가가 적잖다. 민주당 연대에 균열이 생긴 셈이다.
친여 의원들도 검수완박 반대 대열에 동참했다. '검수완박 반대 입장문'을 쓴 무소속 양향자 의원은 "지금도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민주화를 이룬 선배들을 우상처럼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 우상들이 괴물이 되어 가는 게 아닌지 생각한다"라고 꼬집었다. 민 의원 탈당에 대해선 "분노한다"고 했다.
검수완박 반대를 공개 표명한 민주당·친여 의원만 해도 벌써 6명에 달한다. 검찰 출신 의원들도 비판적 시각이어서 반란표에 가담할 수 있다.
반란표 규모는 여론의 향배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사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반대 의견이 50%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찬성은 39%였다.
특히 '4월 내 법안 통과'에 대해선 반대가 65%에 달했다. 찬성(27%)보다 2배 이상 많다.
이번 조사는 지난 18~20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7명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검수완박 속도전에 대한 반대 여론이 더 커지면 민주당 의원들은 큰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된다 하더라도 민주당·친여 의원들의 반란표가 다수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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