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이 문제'…게임사들, 비인가 프로그램에 '몸살'

김해욱

hwk1990@kpinews.kr | 2022-04-20 16:34:11

24시간 감시·소송 제기에도 '핵' 근절 안돼 골머리

게임업체들이 일명 '핵'(비인가 프로그램) 사용자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비인가 프로그램 이용자에 대한 각종 제재부터 개발 및 판매 단체에 대한 고소 진행 등 게임사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소하려 하지만 핵 사용이 좀처럼 줄지 않아 고민만 깊어지고 있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이용자들이 모여있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비인가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영상이 올라오며 이용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던파 모바일, 출시 한달도 못돼 '핵 몸살'

넥슨이 지난달 24일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출시 한달도 못 돼 비인가 프로그램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7일 '핵'을 사용해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플레이하는 영상이 온라인으로 공개되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영상에서는 정상적인 방식으로는 2분 이상 걸리는 몬스터 사냥이 비인가 프로그램으로 단 10초 만에 이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비인가 프로그램 사용자들은 비정상적으로 얻은 아이템을 게임 내 경매장에 되파는 방식으로 이득을 취하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넥슨은 18일 핵 이용자로 확인된 약 500여 명의 계정을 영구정지시켰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여전히 핵 사용자들이 쉽게 발견된다"는 불만을 제기하며 회사에 "서둘러 재발 방지에 나서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넥슨은 "회사 내 인텔리전스 랩스(Intelligence Labs)와 공조해 비인가 프로그램 사용자로 보이는 계정을 최대한 빠르게 잡아내 제재하고 있다"며 "계속 모니터링 중이고 비인가 프로그램을 무력화시키고자 회사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텔리전스 랩스는 넥슨 내 500명 규모로 이루어진 AI(인공지능) 조직으로 비인가 프로그램 탐지 외에 AI 연구와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 크래프톤의 FPS게임 '배틀그라운드'의 대표 이미지. [크래프톤 제공]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는 비인가 프로그램 최대 피해 사례

크래프톤의 FPS게임(First-person shooter, 1인칭 슈팅 게임)인 '배틀그라운드'는 비인가 프로그램으로 피해를 입은 대표 사례다.

배틀그라운드는 2017년 정식 출시 후 동시 접속자 수가 한때 300만 명에 달하며 이용자 수가 수직 상승했다. 문제는 그 다음 해부터 벌어졌다. 비인가 프로그램 사용자 수가 급속도로 늘어나며 이용자 불만이 커졌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2018년 5월에만 125만 개의 계정을 정지시키고 무력화를 위한 업데이트까지 진행해야 했다.

올해 1월에는 크래프톤 측이 비인가 프로그램을 판매한 해킹 집단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까지 냈다. 재판부는 해킹 집단에게 120억 원을 크래프톤에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이 같은 조치에도 결과는 참담했다. 비인가 프로그램 사용자 근절에 실패했고 올해 3월 기준 배틀그라운드의 동시 접속자 수는 30만 명대로 떨어졌다. 전성기 대비 10분의1로 급감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틀그라운드의 이용자 수 감소는 같은 장르 게임들이 출시된 영향도 있지만 비인가 프로그램에 대한 대처가 성공적이지 못했던 탓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 엔씨소프트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리니지W'의 대표 이미지. [엔씨소프트 제공]

엔씨소프트, 매주 비인가 프로그램 사용자 제재

엔씨소프트도 2021년 11월에 출시한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리니지W'에 다수의 비인가 프로그램들이 출현해 여러 계정으로 비정상적 플레이를 하는 바람에 머리가 아프다.
 
엔씨소프트는 3월 26일 공지를 통해 비인가 프로그램을 사용한 4만437개 계정에 대한 제재도 발표했다. 게임 출시 후 22번째로 이뤄진 제재 공지였다. 매월 평균 4번의 공지를 했으니 사실상 매주 비인가 프로그램 사용자들을 제재한 셈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비인가 프로그램 사용자가 완전히 없어지기는 힘들 것"이나 "중요한 것은 이들을 최대한 빨리 잡아 부당한 이득을 취하지 못하도록 조치하는 것"이라며 "실시간 모니터링으로 계속해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라인게임즈 '언디셈버'도 5일만에 핵 출현

라인게임즈에서 올해 1월에 출시한 신작 '언디셈버'도 5일만에 비인가 프로그램 사용 영상이 온라인상에 유포되며 유저들의 불만을 샀다. 프로그램을 이용해 캐릭터의 스킬을 무제한으로 난사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인데, 이를 이용해 레벨이 낮은 유저가 상위 랭커에 올랐다는 내용이 퍼진 것이다.

라인게임즈 관계자는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고, 비인가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계정이 발견되면 즉시 조치 중"이라 밝혔다.

KPI뉴스 / 김해욱 기자 hwk199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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