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조각 '부실 검증' 비판 확산…'능력주의'가 덫?

장은현

eh@kpinews.kr | 2022-04-20 16:03:16

총리·장관 후보자들 자녀 입시 특혜 등 잇단 의혹
실력 중시 탓에 도덕성 경시…검증 미진 비판 많아
尹측 "완벽하진 않다"…민정수석실 폐지, 자가당착?
전문가 "검증기간·인력 한계…지나친 능력위주 탓"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구성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무총리, 장관 후보자와 관련한 각종 의혹이 자고 나면 쏟아진다. '부실 검증' 비판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인수위 안팎에선 '실력·능력' 위주의 인사 기준 탓에 도덕성 부분에 대한 검증이 미진한 게 아니었냐는 지적이 나온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오전 호남으로 향하는 전용기 공군 2호기에서 새만금 일대를 내려다보며 현황 보고를 받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 대변인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조각 인선에 대한 검증은 인수위 외부에 꾸려진 별도팀을 거친다. 별도 검증팀은 인수위가 있는 서울 종로구 통의동, 삼청동이 아닌 강북구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팀장은 주진우 변호사다. 윤 당선인 측근이자 '서초동 캠프' 구성원으로 꼽히던 법조계 참모다. 이원모 전 검사 등도 주축이 돼 움직이고 있다. 검증팀에는 국세청, 검찰, 경찰 등에서 관계자들이 파견돼 전문 분야별 세부 검증을 돕고 있다. 총 인원은 10여 명으로 전해졌다. 주 변호사, 이 전 검사를 제외하곤 팀원들이 철저히 베일에 싸인 채 검증 작업을 하고 있다.

이들은 윤 당선인에게 최종 보고하기 위한 후보별 '검증보고서'를 만든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고위공직 예비후보자 사전질문지'를 최신화해 후보자들에게 작성을 요청한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 사전질문지 분량은 A4 34매 분량 정도이고 7대 검증 기준(병역기피, 세금탈루, 불법적 재산증식, 위장전입, 연구 부정행위, 음주운전, 성 관련 범죄)별 질문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준하거나 그 이상의 내용을 통해 검증이 이뤄진 것으로 예상된다.

검증팀은 청와대 도움은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증 인원이 많아질수록 보완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당선인 시절 자체 검증팀을 꾸려 운영했지만 부실 검증 논란으로 뒤늦게 정부 인력을 추가했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 등 당선인 측은 부실 검증 논란과 관련해 "저희 검증팀이 100% 완벽하진 않지만 역대 인사를 통틀어 가장 세밀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한덕수 총리 후보자도 20일 기자들과 만나 "검증팀 모두가 정말 최선을 다했다는 점을 분명히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자는 "이제는 검증 결과를 바탕으로 언론과 인사청문회가 검증해야 하는 단계"라며 "각 후보자가 적극적으로 본인이 왜 그런 언론의 지적과 감시를 받는지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8일엔 "(의혹) 대상이 되는 자녀 문제, 평판 조회를 해 봤을 때 그렇게 심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거론되는 의혹을 사전에 어느 정도 인지했음에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자체 판단했다는 뜻이다.

현재 도덕성 의심을 받는 장관 후보자는 다수다. 한 후보자 관련 이해충돌 의혹,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자녀 의대 편입 특혜 의혹, 김인철 교육부장관 후보자 자녀 풀브라이트 장학금 지원 의혹 등이다.

일각에서는 '일 잘하는 유능한 정부'를 표방하는 윤 당선인 인선 기조에 맞추다 보니 도덕성 검증을 소홀하게 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실력주의' 우선이 부작용을 불렀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검증의 한계, 윤 당선인과 후보자간 관계 등이 부실 검증을 만들었다고 진단한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의혹이 있다고 거론되는 후보자가 5, 6명 정도는 된다"며 "안배는 없고 실력 위주로 인선을 하겠다고 윤 당선인이 공언했는데 너무 그렇게 하다 보니 도덕성 검증이 안 이뤄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검증도 잘 안 됐고 의혹들이 있으니 낙마도 발생할 수 있고 여성이나 지역 등 안배도 없다"며 "결과적으로 윤 당선인과 학연 등 인연을 가진 사람들로 채워졌기 때문에 인재풀이 좁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검사 출신 인물에게 검증팀을 맡겼다는데 결론적으로 '팔이 안으로 굽는' 정도의 검증이지 철저한 검증이 됐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대표는 이어 "역대 당선인들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인사 검증 도움을 받는 식으로 했는데 윤 당선인은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고 했으니 자가당착이기도 하다"라며 "기간이 짧은 것도 부족한 검증의 원인"이라고 짚었다.

김 대표에 따르면 미국은 청문회 준비를 대선 과정을 포함해 6개월 정도 한다고 한다. 대선 캠프 외 조직을 꾸려 도덕성, 실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그는 "윤 당선인은 이 상황을 끝까지 밀고 나가 돌파하려는 것 같다"며 "다만 국무총리 인준이 되지 않으면 장관 전체의 추천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번 만큼은 자신의 고집대로만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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