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해제되자 제약·바이오 신약 임상 '봇물'

박일경

ek.park@kpinews.kr | 2022-04-19 16:13:18

코로나 팬데믹으로 미뤘던 임상시험 속속 개시
식약처, 올 4월 들어서만 66건 임상 승인 완료
"非감염 임상 참여자·연구자 모집 수월해진 탓"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으로 지연됐던 신약 임상시험이 속속 시작되고 있다. 방역당국의 엔데믹(풍토병 전환) 선언 기대감이 커지면서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임상 착수는 물론 정부의 승인 건수도 크게 늘었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선 이달 25일부터 코로나19가 1급 감염병에서 2급 감염병으로 하향 조정되면 비감염 임상 참여자와 임상 연구자 모집이 한층 수월해져 보건당국에 대한 임상 신청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 신약 후보물질 개발 연구원들이 혁신신약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전면 해제된 18일부터 19일 이틀 동안 8건의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했다. 방역 해제 첫날인 18일 6건, 19일에는 2건이다. 임상 승인을 받은 8건 중 6건은 국내 개발 의약품이다.

임상 승인 속도가 빨라지면서 제약 바이오 기업들의 움직임까지 빨라졌다. 종근당·영진약품·대원제약·닥터노아바이오텍·포스백스 등 5개사는 자체 개발 중인 혁신신약의 임상 1상 시험을 위해 참가자 모집에 들어간다.

임상 2상을 승인받은 헬릭스미스는 유전자 치료제 '엔젠시스'에 대해 안전성 평가를 진행한다. 엔젠시스는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 이른바 '루게릭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 중인데 미국에 이어 한국에서도 투약 후 6개월간 이상반응을 추적 관찰한다. ALS는 근육이 위축되고 굳는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아직까지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임상 참여자를 모집하기 어려워 2년 넘게 신약 임상시험을 못했다"며 "의료진 대부분이 코로나19 확진자 치료나 기저질환자 진료에 투입됐고 그나마 가능했던 임상시험도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신속 개발에 집중돼 연구자를 구하기 힘들었다"고 전했다. 엔데믹이 다가오면서 미뤄뒀던 혁신신약 임상 시험들이 개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올해 4월에만 총 66건의 임상시험이 식약처 승인을 받았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였던 2020년 4월 1일부터 19일까지 46건이 승인된 점과 비교하면 20건(43.5%)이나 늘어난 셈이다.

▲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전면 해제된 18일부터 19일 이틀 동안 8건의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했다. [박일경 기자]

글로벌 임상연구도 활발…美암학회, 3년 만에 대면 행사로

글로벌 임상연구 역시 정상화되고 있다.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이달 8일부터 13일까지(현지시간) 엿새간 열린 미국암연구학회(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AACR)는 3년 만에 대면 행사로 진행됐다. AACR은 세계 최고 권위의 암 학회 가운데 하나로 매년 학술회의를 통해 암 치료와 항암제 개발 동향, 임상결과, 혁신의료기술 등 연구정보를 발표하고 논의한다.

유한양행은 2018년 미(美) 스파인바이오파마로 기술 수출한 퇴행성디스크 치료제 'YH14618'에 대해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미국 임상 3상 시험을 승인받았다. 오는 6월 첫 환자 투여를 시작으로 YH14618의 본격적인 미국 임상 연구에 들어간다.

LG화학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신약 후보물질 'LG203003'의 임상 1상에 관해 FDA 승인을 받았다. 또 다른 NASH 신약물질인 'LG303174'은 현재 1상 마무리 단계로 연내 미국 임상 2상 진입이 예상된다. NASH는 알코올 섭취와 무관하게 간에 쌓인 지방 등으로 간 조직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간경변증 나아가 간암으로 악화된다. 신약 개발 난이도가 높은데 아직 상용화된 치료제가 없다.

유유제약이 차세대 블록버스터로 개발 중인 안구건조증 치료제 'YP-P10'의 임상 2상 또한 FDA 승인을 받았다. 메디포스트는 FDA로부터 주사형 무릎골관절염 치료제 'SMUP-IA-01'의 1상을 면제받고 바로 2상으로 직행한다.

메디포스트 관계자는 "일본에서도 O자형 다리교정술 병행 무릎골관절염 치료제 '카티스템'의 임상 2상을 재개하고 카티스템을 단독 시술하는 임상 3상도 시작했다"고 말했다.

KPI뉴스 / 박일경 기자 ek.park@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