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만 만들란 법 있나…유통사들 건강기능식품 시장 속속 진출

박일경

ek.park@kpinews.kr | 2022-04-12 17:26:20

국내 헬스케어 시장규모, 2030년엔 450조 원 전망
롯데중앙硏, 건기식 소재개발 전문기업 데이젠과 공동연구
GS샵, '심플바이오' 첫 론칭…CJ는 이너뷰티 시장 본격공략

제약·바이오업체들이 주도해 온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시장에 유통 강자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고령사회 진입에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까지 겹치며 건강 관련 제품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유통사들은 혁신신약 보다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건기식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신약보다는 건기식이 단기성과를 내기 좋다는 전략적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유통사들이 이처럼 건기식 사업에 공들이는 이유는 단연 시장성이 밝기 때문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2020년 약 237조 원이던 국내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30년 450조 원으로 연평균 6.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 이경훤(오른쪽) 롯데중앙연구소 소장이 지난 8일 건강 기능성 소재 회사 데이젠의 이강희 대표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롯데지주 제공]

건기식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롯데와 지에스(GS)다. 롯데지주는 그룹 차원에서 '롯데헬스케어'란 별도 법인을 설립하고 건기식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지난해 말 메디컬 에스테틱 전문기업 '휴젤'을 인수하며 바이오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투자 중인 GS그룹도 유통계열사를 통해 첫 건기식 브랜드를 론칭했다.

회사 분할·법인 신설·자체브랜드 출시…건기식 경쟁

롯데중앙연구소는 기능성식품 소재 개발 전문기업인 데이젠과 공동연구 및 제품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롯데중앙연구소 관계자는 "바이오산업 등 미래 신사업 및 먹거리 사업을 강화하고자 그룹사 뿐만 아니라 기술력을 보유한 외부 기업과의 공동연구를 지속 발굴·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데이젠은 국산 천연물로부터 기능성 소재를 연구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작년 4월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주관 '지초복합물을 활용한 건강기능식품 개발'로 국책과제(3년간 8억 원)에 선정됐고 같은 해 12월에는 농촌진흥청 주관 '국산 쌀귀리의 건강식품 소재화를 위한 실용화 모델 개발' 국책과제(3년간 12억3000만 원)에 선정돼 소재 개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앞서 롯데지주는 지난달 10일 700억 원을 출자해 '롯데헬스케어'를 설립했다. 롯데헬스케어는 헬스케어 플랫폼 사업을 기반으로 국내 웰니스(Wellness·건강) 시장을 선점한 후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건기식과 건강지향식 제품 개발과 관련해 식품 사업군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

▲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샵의 첫 번째 건강기능식품 자체 브랜드(PB) '심플바이오' 로고. [GS샵 제공]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샵은 건강식품 자체 브랜드(PB) '심플바이오'를 9일 론칭했다. '심플바이오'는 GS샵이 건기식 업체인 씨스팡과 손잡고 개발한 첫 건강식품 PB(자체브랜드 상품)다.

심플바이오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상품은 '관절에 집중'이다. 이 제품은 관절 기능성 개별인정원료인 '초록입홍합추출오일복합물'이 들어간 상품이다. 다른 성분이 섞이지 않은 100% 초록입홍합추출오일복합물로 이뤄져 있고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정을 받은 관절 개선 건강기능식품이다.

심플바이오를 기획한 GS샵 HLB사업부문 최진욱 매니저는 "GS샵 고객들을 대상으로 심층 조사한 결과 여러 성분이 복합적으로 들어간 건강식품보다 한 가지 기능 개선에 집중한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면서 "GS샵의 심플바이오는 고객들이 원하는 건강기능식품을 꾸준히 개발해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 이마트가 이달 14일부터 '건강·친환경 페스타'를 개최한다. 이마트 건강기능식품 자체 브랜드인 '바이오퍼블릭'을 포함한 건기식은 최대 50%, 친환경 브랜드 '자연주의' 80여 가지 과일·채소 전(全) 품목을 20% 각각 할인 판매한다. 국악신동 출신 아티스트 겸 방송인 송소희 씨가 '바이오퍼블릭' 모델로 선정돼 홍보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마트 제공]

CJ그룹 역시 식품·유통 계열사를 통해 건기식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CJ제일제당에서 올해 1월 분할한 건기식 전문기업 CJ 웰케어는 최근 이너뷰티 신제품을 선보였다. 국내 이너뷰티 시장은 약 6000억 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CJ온스타일의 건기식 브랜드 '시크릿'은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주는 '율핏 시크릿'을 출시했다.

'옴니 채널' 전략에 편집샵까지 오픈…마케팅도 치열

이마트는 이달 14일부터 27일까지 2주간 이마트 건기식 자체 브랜드인 '바이오퍼블릭' 프리미엄 2종(식물성 rTG오메가3 60캡슐, 루테인아스타잔틴+ 30캡슐)을 50% 할인 판매한다. SSG닷컴과 함께 온·오프라인에서 동시 진행하는 '옴니 채널' 마케팅 전략까지 채택했다.

최훈학 이마트 마케팅담당은 "작년 6월 출시된 '바이오퍼블릭'은 국내 건강기능식품 제조자개발생산(ODM) 1위 기업인 콜마비앤에이치가 엄선한 성분으로 만들어졌다"며 "이마트와 콜마비앤에이치의 직접 거래를 통한 유통구조 단순화로 유사상품 대비 20~30%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도 자체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그리팅'의 오프라인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다.

그리팅 스토어는 건강식단, 건강반찬 등 공식 온라인몰인 '그리팅몰'에서 판매 중인 케어푸드 제품과 비건·비타민 등 건강과 관련된 식품을 모두 취급하는 헬스케어푸드 특화 편집매장이다. 그리팅 제품 220여 종을 비롯해 총 380여 종의 건강과 관련된 식품을 판매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는 면역 등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을 높이며 헬스케어 시장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면서 "건강 요소가 경제 발전 원동력이 되는 '건강 기반 경제(Health-based Economy)'로 변화하면서 금융, 정보통신(IT), 관광 등 관련성이 낮은 산업군에서도 시장 진출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PI뉴스 / 박일경 기자 ek.par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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