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반대 여론 확산…'언론중재법' 역풍 재판?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04-12 14:47:03
변협 "빈대 미워 불 놓는 격"…민변 "국민 피해"
민주, 언론법 처리 강행하다 본회의 부의후 스톱
장성철 "부의후 여론·靑 눈치 살펴 결정할 것"
더불어민주당이 추진중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한 반대 여론이 번지고 있다. 민주당 안에서 신중론이 커지고 우려를 표하는 시민사회단체도 꼬리를 물고 있다.
역풍이 거세면 검수완박 입법은 큰 부담이다. 특히 6·1 지방선거가 목전이다. 민심이 관건이다. '문심(문재인 대통령 마음)'도 중요하다. 민주당이 여론과 청와대 눈치를 동시에 봐야한다는 얘기다.
민주당이 지난해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를 거침없이 밀어붙이다 막판에 스톱한 이유다. 당시 국회 본회의에 개정안을 부의해놓고도 결행을 미루다 결국 '회군'했다.
언론사의 허위·조작 보도에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하는 개정안 내용이 국민적 공감대를 사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라 안팎으로 비난 여론이 폭발했고 문 대통령도 신중한 처리를 주문했다. 결국 여야는 작년 9월 개정안 수정을 논의할 '8인 협의체' 구성에 합의해 정면충돌을 피했다.
당시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한병도 의원은 "본회의에 부의된 법률안이 곧바로 상정되지 않고 여야 교섭단체 합의로 구성된 협의체에서 한차례 더 논의하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대구가톨릭대 장성철 특임 교수는 12일 YTN 방송에 출연해 "민주당이 검수완박 법안을 국회 상임위에서 단독 처리해 본회의에 부의하는 단계까지는 갈 것"이라며 "그래놓고 여론과 문 대통령의 눈치를 살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장 교수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그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지난해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 과정이 재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신경민 전 의원도 같은 방송에서 "민주당이 여론과 언론을 보고 나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검찰 개혁을 주장해 온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는 이날 오후 '검찰개혁 관점에서 본 검수완박, 무엇이 문제인가?' 긴급좌담회 개최를 예고하며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검경수사권 조정에서 드러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형사사법체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민주당의 검수완박 입법 추진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성명에서 "충분한 검토와 국민적 합의 없이 정권 교체기에 서둘러 추진돼선 안된다"며 "극단적 검수완박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변협은 "법률전문가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과 국민적 공감대 없이 반세기 이상 형사사법의 기본 축을 맡아오던 검찰을 일체의 범죄수사에서 배제하는 것은 빈대 미워 집에 불을 놓는 격이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민변도 성명을 내고 "방향이 옳고 명분이 있다고 해도 충분한 검토와 대안의 마련 없이 진행되면 국민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캐스팅 보터'인 정의당이 거듭 반대 입장을 천명하는 것도 민주당으로선 부담이다.
여영국 대표는 KBS 라디오에서 "시기와 절차, 내용 면에서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검찰개혁의 당위성은 있어도 검수완박을 밀어붙일 정도로 국민적 명분과 공감이 있느냐는 의문"이라는 이유에서다.
민주당은 지도부에서도 이견이 드러나 당론으로 법안 처리를 결정해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의원총회에서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되기도 힘들지만 통과된다고 해도 지방선거에 지고 실리를 잃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은 분명히 해야 하지만 방법과 시기는 충분히 더 논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행 처리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표출한 것이다.
앞서 조응천 비대위원도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에서 박탈한 수사권이 어떻게 될 것인가 우리가 이사를 가더라도 짐을 어디로 들어갈 건지 정해놓고 이사를 가지 않나, (그런데) 지금 그게 정해져 있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8월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국회 상임위에서 잇따라 단독으로 강행처리하며 본회의에 부의했다. 법사위는 지난해 8월 25일 새벽 4시쯤 처리했다.
청와대는 여야가 대립할 때 "국회서 논의할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여당이 강행 처리 움직임을 보이자 문 대통령은 "언론이나 시민단체, 국제사회에서 문제제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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