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인 줄 몰랐다"…KT 구현모 대표는 '재판중'
조성아
jsa@kpinews.kr | 2022-04-06 17:47:38
구현모 KT 대표가 6일 법정에 섰다.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혐의 첫 재판이었다. 구 대표는 "불법인 줄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지난달말 사내이사를 '자진사퇴'한 박종욱 사장도 같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중이다.
공룡기업 KT를 이끄는 양 CEO가 송사에 휘말린 상황이다. KT는 지난달 31일 주총에서 배당 정책 강화, 지주사 전환 등 야심찬 사업 목표를 밝혔으나 대표가 송사에 발목잡혀 리더십이 흔들리는 모양새다. KT는 지난 1월 27일 구현모 단독 대표 체제에서 구현모·박종욱 대표 체제로 변경했는데, 박 사장은 주총에서 자진사퇴했다. KT 측은 일신상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범죄 혐의는 이른바 '쪼개기 후원'이다. KT는 2014년5월부터 2017년10월까지 속칭 '상품권 깡'방식으로 비자금 11억5000만 원을 조성해 국회의원 99명에게 불법 후원했다. 구 대표의 경우 국회의원 13명에게 1400만 원을 불법 후원해 업무상 횡령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구 대표를 비롯한 임원 10명은 가담 정도가 약하다고 판단해 약식기소했는데, 구 대표는 법정에서 판단을 받겠다며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구 대표는 6일 첫 재판에서 "불법이라고 전혀 생각 못했다. 회사 대관 부문에서 정치자금을 후원할 명의를 빌려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다른 부문에서 하는 일을 도와준 것뿐, 불법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다음 재판은 5월4일이다.
같은 혐의로 재판중인 박 사장은 노조 및 국민연금의 거센 반발로 대표직에서 '자진사퇴'했다. 지난 1월부터 맡아 온 KT의 안전보건업무 총괄(CSO) 역할에서도 물러났다. 박 전 대표의 CSO 선임이 '중대재해법'에 대비하기 위한 대응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KT가 공석을 어떻게 채울 지도 관심사다. KT가 CSO를 새로 지명하려면 이사회를 새로 열어야 한다.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윤경림 사장에게 이 업무를 맡길 수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현재로선 뚜렷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KT 관계자는 "박 대표 후임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선 여러 후보군을 포함해 내부 검토 중"이라며 "박 대표는 정상적으로 업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KT "지주사 전환과 계열사 IPO 추진은 계획대로"
리더십이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KT는 지주사 전환과 계열사인 밀리의서재, 케이뱅크의 IPO(기업공개)를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증권가에선 KT의 다음 달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MSCI 지수는 미국 모건스탠리가 발표하는 주가지수로 국제금융 펀드의 투자 기준이 되는 대표 지표다.
KT 관계자는 "주총을 통해 주주친화적 배당 계획을 밝힌 것과 MSCI 편입 가능성 등이 주주들에게 믿음을 준 것 같다"며 "지주형 회사 전환 계획으로 각 사업부서가 더 돋보이게 된 것도 긍정 요인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KPI뉴스 / 조성아 기자 js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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