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당선인 "검찰개혁 실패 자평인가"…文정부와 또 충돌
장은현
eh@kpinews.kr | 2022-03-24 11:15:25
박범계 겨냥 "檢중립 위해 5년간 개혁안됐다는 건가"
"檢에 독립권 주는게 중립…수사지휘권 필요 없어"
인수위 "朴, 당선인 공약 반대 처사 무례…분노"
수사지휘권 폐지·檢 예산 편성권 부여 등 갈등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끝없이 충돌하고 있다. 윤 당선인 인수위원회는 24일 법무부 업무보고를 유예한다고 밝혔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윤 당선인 사법개혁 공약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행동을 문제삼아 제동을 건 것이다.
윤 당선인은 박 장관을 겨냥해 "이 정부에서 검찰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5년 동안 검찰개혁을 해놓고 안 됐다는 자평인가"라고 비판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통의동 인수위 앞에 마련된 야외 기자실(프레스 다방)에서 즉석 차담회를 열고 "저는 (검찰에) 독립적 권한을 주는 게 더 중립에 기여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법무부 장관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라는 게 실제로 해보면 별 필요가 없다. 왜냐면 자율적으로 의견 조율을 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보안 사항이 아니면 웬만한 건 법무부 장관이 알아야 될 사안이라고 해 법무부에 다 보고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뭐든지 공정과 상식에 따라 일하는데 의견이 서로 다를 경우가 있겠나. 맞춰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수위 정무사법행정 분과가 법무부 업무보고를 받지 않기로 결정한데 대해선 "통상 법무부와 대검이 같이 보고하는데 (두 기관의) 입장이 다르면 법무부가 대검 의견을 무시하고 자기들 입장 위주로 보고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 당선인은 "아마 유상범 위원(정무사법행정분과 인수위원)이 그런 걸 많이 경험했기 때문에 따로 받겠다고 하지 않았겠나"라며 "(법무부 업무보고를) 안받겠다는 게 아니다. 대검과 법무부 얘기를 따로 들어봐야 각자 입장을 알 수 있다는 취지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정무사법행정 분과 위원들은 삼청동 인수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법무부 업무보고는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며 "서로 냉각기를 갖고 숙려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법무부에 일정 유예를 통지했다"고 알렸다.
이들은 "박 장관이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윤 당선인의 사법개혁 공약인 수사지휘권 폐지와 검찰의 독자적 예산 편성, 직접 수사 확대 등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며 "국민이 선출한 당선인의 공약을 놓고 40여 일 후에 정권교체로 퇴임할 장관이 부처 업무보고를 하루 앞두고 반대하는 처사는 무례하고 이해할 수가 없다"고 성토했다.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도 했다.
박 장관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수사지휘권이 필요하다는 입장은 여전하다"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위원들은 "청와대와 여당이 법무부 장관을 매개로 검찰 수사에 개입하는 통로를 차단함으로써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도 성역 없이 수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수사지휘권 폐지 공약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유상범 위원은 브리핑 후 "수사지휘권을 놓고 법무부와 대검이 입장이 달라 같이 보고를 받는 건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법무부와 대검이 따로 업무보고를 한 전례는 이제까지 없었다. 대검은 수사지휘권 폐지 찬성 의견을 법무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대검은 업무보고를 그대로 진행한다"며 "법무부와는 내주 화요일 재논의할 계획이다. 박 장관 입장대로 올지 안 올지는 우리가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 측은 박 장관을 비난하며 협조해야 한다는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무사법행정 분과 이용호 간사는 "박 장관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반대한 건 법무부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고 주장했다. "곧 물러날 장관이고 법무부는 윤석열 정부와 함께할 분들이기 때문에 박 장관 처신은 부처에 매우 부담을 주는 처신이 아닐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안철수 인수위원장도 '프레스 다방'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 정부 주무장관이 새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건 적절하지 못하다"고 질타했다.
쟁점은 수사지휘권 폐지, 검찰에 독자적 예산 편성권 부여, 검찰 직접 수사 범위 확대 등이다.
1949년 검찰청법이 만들어졌을 때부터 도입된 수사지휘권은 장관이 특정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을 지휘 감독할 수 있는 권한이다. 역대 4차례 행사됐는데 현 정부에서만 3차례다. 박 장관이 1번, 추미애 전 장관이 2번 행사했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법무부 장관은 정치인이고 구체적 수사지휘는 악용이 더 많아 차단하려는 것"이라며 수사지휘권 폐지 공약 취지를 설명했다.
검찰의 예산 독립 관련해선 현재 법무부가 검찰 의견을 반영해 예산을 편성한다. 윤 당선인 공약이 실현되면 검찰총장이 법무부를 거치지 않고 기획재정부에 필요한 예산을 직접 요구할 수 있다. 현 정부가 축소해 온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는 검경 수사권 조정을 통해 공직자 범죄 등 6대 범죄에 한정돼 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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